대한민국 때문에 내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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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며느리, 손주 둘이 사는 산타클라라 카운티에서 12주 내에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자가 2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산호세 시의회 부매니저가 말했다고 멀큐리지가 보도했다.
그러면서 의료용품이나 장비가 부족할 경우 사망자 수는 3배 많은 6,000명,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할 경우 1만 6,000명까지 불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듣기만 해도 끔찍한 이야기다.

뉴욕 쿠모스 주지사가 연방정부에 인공호흡기 지원을 요청했는데 연방 재해 관리국에서
인공호흡기 400개를 보내겠다고 회신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뉴욕시에 위급환자가 2만 9천 명인데 뉴욕에 위치한 병원 전체에 호흡기는 7천 개에
불과해서 지원을 요청했는데 겨우 400개를 보내겠다니?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의 까칠한 질문에 3만 개까지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부랴부랴 GM과 포드에 인공호흡기 십만 개를 빨리 만들라고 전시 비상권까지 발동하여
명령했단다.

환자는 넘쳐나고 병상 부족에 의료 장비까지 부족한 현실 속에 ‘누구를 죽이고 누구를
살릴 것‘ 인가 하는 결정의 순간이 다가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살릴 사람과 죽일 사람을 가르는 지침서는 아직 없다.
비상사태에서 적용되어온 치료 우선순위의 기준은 선착순이 아니다.
중환자나 노약자 우선도 아니다. 회복 가능성, 높은 생존 확률 순이다.
이러한 지침이 하달된 이탈리아 COVID-19 일선에서는 의사들이 인공호흡기 치료를
젊고 건강한 환자들 우선으로 치료해 왔다. 고령자들은 외면당하는 실정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도 ‘누가 살고 누가 죽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리고 누가 이 문제의 신속한 판단을 내릴 것이냐? 하는 문제가
대두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령자들의 앞날이 두렵고 어둡다.
고령이라고 해서 살고 싶은 마음이 젊은이보다 덜한 것도 아니다.
실리적 계산으로 젊은이는 고령자보다 더 오래 살 것이니 사회에 이바지하는 역할도 더
오래일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합리적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석연치 않다.
양보와 배려를 요구하겠으나 양보도 양보 나름이지 생명을 양보하라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노인이나 젊은이 차별 없이 살려내는 한국이 그립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나는 미국에서 오래 살면서 터득한 게 하나 있는데 그것은 대한민국 때문에 내가 행복하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이 빛날 때마다 나는 더욱 행복을 느껴왔다.
나도 대한민국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찾아보기 위해서라도 삶의 기회를 잃고 싶지 않다.
글을 다 써놓고 뉴스를 들어보니 자택 격리를 4월 30일까지 연장하겠다는 발표와 동시에
자택 격리를 하지 않는다면 12만 명이 COVID-19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말을 하는데,
이게 겁을 주는 건지, 정말 그런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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