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바른 길

IMG_002-01 (2)

양지바른 길

김형석 교수의 유튜브를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친구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생에도 겨란 노른자 같은 소중한 세월이 있었을 텐데 그때가 언제였느냐?”

하고 물었더니 50이다 60이다 하는 말이 나왔지만 결국은 60에서 75세까지라는 결론을

얻었다. 60에서 75세까지가 인생의 황금기라고 했다.

자식들 다 자랐고, 사회에서 물러나 나의 길을 가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은퇴 후에 이제 인생 끝났다 하고 멋대로 살면 정말 그것으로 끝나고 만다.

은퇴 후에는 그동안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위하여 공부해야 한다.

공부로부터 제2의 인생이 시작 된다.

 

나는 젊었을 때 친구들과 인생의 황금기 같은 이야기는 해 본적이 없으나

얼마나 더 살 것 같으냐 하는 이야기는 나눠봤다.

그것도 30여 년 전, 그러니까 40-50대 때 친구들과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리가 언제쯤 죽을 것 같으냐 하는 이야기를 나눈 일이다.

나는 76세를 전후해서 죽지 않겠나 하고 말했다. 그때는 76세도 많이 사는 거로 생각했었다.

친구들은 80세까지는 살 것 같다고 말했다.

30년이 흐른 지금 나는 77세다. 앞으로 10년은 더 살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왜 생각이 바뀌었나 하면 그동안 세상이 너무 빨리 변했다.

변했다는 것은 모든 면에서 발달했다는 것이고 특히 의학부분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나는 아래 위 어금니에 부릿지를 3개나 끼고 있다. 거기에다가 임프란트도 하나 있다.

예로부터 이빨이 좋아야 장수한다고 했는데 크라운을 꼈건 부릿지를 꼈건 이가 멀쩡하다.

옛날 같았으면 이빨이 다 빠져 없어서 죽이나 겨우 먹었을 것을 의술의 발달로 내 이 같은

이를 만들어 넣었으니 마음껏 씹을 수 있어서 좋다.

건강의 기초인 섭식에 지장이 없다는 것은 큰 혜택이다.

 

나의 장인어른은 67세에 미국에 이민 오셨다.

아내가 여렸을 때 아버지가 술을 마시면 “내 사주팔자에 76세까지 장수 한다더라”하며

큰소리 치셨단다. 그러나 미국에 오셔서 84세까지 사셨다.

그렇다고 사주팔자가 틀렸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다만 주역을 써내려가던 시절에는 미처

지금과 같은 디지털 시대가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수백 년 동안 믿어왔던 인간의 수명이 지난 몇 십 년 사이에 획기적으로 바뀔 것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까운 일본을 보면 100세 인구가 80,450명인데 여자가 88%이다.

대한민국에 100세 넘은 노인 인구는 2014년에 1만 명이던 것이 2020년에는 2만2천명으로

증가했다. 그것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아젠 100세 산다는 걸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도 처음에는 100세 시대가 열렸다는 걸 믿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100세 시대라고

말하는 바람에 나도 은근히 기대해 보고 믿게도 되었다.

100세를 넘겨 사는 사람이 하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 내가 100세를 산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십년 더 살다보면 그때는 확실히 믿을지도 모른다.

 

100세까지 살려면 건강이 좋아야 한다. 살을 빼는 게 건강에 좋다고 해서 열심히 뺏다.

살이 빠지니까 보기에는 좋은데 힘도 같이 빠져나가 매사 힘이 없다.

운동을 해야 힘이 생긴다고 해서 기초 운동인 걷기를 했다.

운동 중의 기본인 걷기를 시작한 게 60세에 접어들면서다.

100세 시대 노인 삶의 질은 체력에 달렸다고도 하고, 체력이 좋으면 젊음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도

한다.

운동이 전부라고 하니 어찌 운동을 거부하겠는가.

하루도 빼지 않고 걷는다. 걸으면서 생각해 본다.

이렇게 열심히 걸어서 오래 살면 무엇 하나?

잘은 모르겠으나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체력이 유지되어야 하겠고,

그러려면 걸어야 한다.

기왕이면 햇볕 많이 쪼이는 양지바른 길을 걷겠다. 둘이서.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