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파티를 드라이빙스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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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로 접어들면서 집 정문을 치장하기 시작했다.

흰색 파란색 풍선을 묶어 아치형 게이트를 만드느라고 부산을 떨었다.

후리오 부인과 아이들이 모두 나와 함께 힘을 보탰다.

보나 마나 아이 생일이겠지 했다. 후리오네 딸 열한 살 생일이란다. 딸 이름이 후리아나다.

누구에게나 생일은 있기 마련이고 개인적으로 생일만큼 고귀한 날이 어디 있겠는가?

마음껏 축하하고 즐기고 행복해해도 부족할 게 없는 날이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모이면 안 되는데 어떻게 파티를 하지?

후리오 부인이 저녁에 차들이 경적을 울릴 것이니 시끄러워도 이해해 달라면서 양해를

구한다.

아마 차들이 왔다가 가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드디어 저녁 6시가 됐다.

갑자기 밖이 요란하다. 정말 경적에 놀랐다

이 층에서 내다보았더니 차가 열댓 대는 온 것 같다.

모두 차에다가 ‘Happy Birthday’’를 써 붙이고 형형색색으로 치장한 차량이

후리오네 집 헐리우드 드라이브 웨이를 돌아 나와 옆 골목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돌려

내려온다.

운전하는 내내 경적을 울리면서 소란을 피웠다.

열한 살 딸의 생일이니까 딸 친구들이 부모와 함께 온 차도 있다.

모든 차에는 부부와 아이들이 타고 있었고 선루프를 열고 아이들이 몸 상체를 내밀었다.

좋아서, 행복해서 지르는 고함도 요란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에서 친지들을 모아놓고 생일파티를 열 수 없으니까 아예 대문 밖에서

축하 카 퍼레이드를 벌리는 거다. 드라이빙스루 생일 파티다.

 

골목을 돌아 나온 차량은 다시 후리오네 드라이브 웨이로 들어가 후리오나에게 축하 카드를

전하고 선물도 건네준다.

온종일 부산을 떨며 준비한 생일 테이블에서 답례품을 하나씩 집어 건네준다.

후리오와 부인은 답례 선물 건네주랴 마실 것 챙겨주랴 바쁘다.

열댓 대 차량이 드라이브스루로 일일이 후리오 딸에게 선물을 전하는 과정이 길게 이어졌다.

코로나 팬데믹은 별난 풍속도를 다 만들어 낸다.

생일 파티에 초대받은 사람들도 행복해하고 생일을 맞은 딸은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후리아나가 살아가면서 평생 잊지 못할 생일 파티일 것이다.

우리야 늘 보는 아이지만 아내가 직접 걸어가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행복해하는 아이를 보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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