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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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공원 박태기나무에 꽃이 폈다.

박태기나무 꽃은 부활주일 전에 핀다. 나는 꽃을 볼 때마다 유다가 생각난다.

유다가 죄의식에 괴로워하다가 박태기나무에 목을 맸다는 사실 때문이다.

바로 이렇게 꽃이 만발한 나무에 목을 매다니?

스승을 팔아먹는 일이나, 꽃나무에 목을 매는 일이나 무엇이 다른가?

 

크래식 음악을 즐기는 사람은 크래식 음악을 들어야 마음에 와 닿는다.

가요를 좋아하는 사람은 가요를 들어야 공감을 느낀다.

두 사람이 사는데 다를 게 없다. 똑 같은 사람인데 취향이 다를 뿐이다.

 

문학 서적을 읽어본 사람은 문학이 주는 심오한 맛과 의미를 안다.

연속극만 보아온 사람은 연속극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안다.

연속극이 재미있는데 구태여 따분하고 지루한 책을 읽다니?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는데 구태여 눈과 머리노동을 해야 하는 책 읽기는 하기 싫다.

책이 재미있는 사람은 연속극을 지루하고 다분해 한다.

연속극은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냥 재미만 쫒아가는 강아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사는데 다른 것은 없다.

 

부자로 살아본 사람은 돈의 위력을 안다. 아는 만큼 돈을 벌려고 무진 애를 쓴다.

가난하게 살아도 보았고 부자로도 살아본 경험이 있어서 부자로 살려고 노력한다.

가난하게만 살아본 사람은 돈 안 쓰고도 재미있는 방법을 터득해 낸다.

가난 속에서 행복을 누릴 줄 안다. 구태여 되지도 않을, 힘든 돈벌이에 매달리고 싶지 않다.

가난하게 살아도 행복한데 구태여 돈 벌려고 추접하게 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부자로 살거나 가난하게 살거나 사는데 다른 건 없다.

 

걷기 운동을 한 사람은 운동이 주는 혜택을 안다.

폐활량이 늘어나고 근육이 건강을 지탱해 준다.

운동 효과를 알기에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운동을 위하여 시간과 에너지를 아낌없이 소비한다.

운동을 안 하는 사람은 운동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운동을 안 한다고 해서 살아가는 데 어떤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남과 다름을 느끼지 못한다.

때로는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기도 하지만 구태여 하기 싫은 운동을 시간 없애가면서

해야 하나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누가 더 오래 살고 누가 먼저 죽느냐하는 것은 운동을 하고 안 하고와는 크게 상관없다.

 

어느 날 독감에 걸렸을 때 운동을 한 사람은 폐활량이 좋아서 독감을 이겨내지만

운동은 안 한 사람은 독감 균이 폐에 침범해서 폐렴으로 진전된다.

하고 안 하고는 늘 결정적인 한 가지에서 나뉜다.

음악도 그렇고 문학도, 돈도, 운동도 마지막 결정을 내릴 때 다르게 내린다.

하고 안 하고는 끝에서 다른 결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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