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언제까지 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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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반 동안 비워뒀던 방에 들어가 보았더니 마스크가 여러 장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쓰던 마스크들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때 쓰던 마스크를 써 보았다. 지금처럼 완벽한 마스크가 아니었고 조금은 엉성한

느낌이 드는 마스크였다.

실은 미세먼지도 바이러스처럼 아주 미세했을 텐데도 예전 마스크는 엉성해서 지금 쓰라면

쓰나 마나 한 마스크 같다.

그때는 마스크를 안 썼다고 해서 죽는 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코로나는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니 마스크도 탄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요일이라서 전철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쓰고 있는 마스크가 완벽에 가까우리만치 탄탄하고 공기 한 점 샐 틈 없이 타잇하게

얼굴 절반에 부착되어 있다. 누가 만들었는지 잘 만든 마스크이다.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면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었다.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서 길게 줄을 서기도 했고 배급제처럼 판매가 제한되기도 했었다.

지금은 마스크가 흔해서 여기저기서 거저 주는 천덕꾸러기가 되고 말았다.

심지어 패션 마스크까지 등장했으니까.

지금은 검정 마스크가 보편화돼서 많은 사람이 즐겨 쓰고 다닌다.

하지만 검은 마스크를 한 사람을 볼라치면 어딘가 섬뜩한 기분이 드는 것이 나만의 느낌일까?

 

밖에 나가보면 과히 마스크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모든 국민이, 아니 전 세계인이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까.

마스크를 써 보면 알겠지만, 마스크가 얼굴 절반을 가린다.

가게를 찾아다닐 때 간판을 보고 찾는 건데 사람으로 치면 얼굴이 간판인데

마스크가 얼굴 절반을 가리고 있으니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다.

얼굴 모양은 코와 입, 턱과 뺌이 전체를 결정지어주는 건데 마스크를 쓰고 나면 눈과 눈썹,

이마만 보이기 때문에 잘 생긴 얼굴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 된다.

예쁜 여자는 얼굴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을 터인데 그렇지 못하니 속이 상할 수도 있다.

콧수염을 잘 길러 마라 올린 카이저수염의 노인은 수염이 곧 자랑거리인데 마스크로 가려야 하니

억울할 것이다.

 

작년, 코로나 사태가 시작하면서 며느리가 KN95 마스크 5장을 보내왔다.

마스크를 쓸 일도 없거니와 어쩌다가 써야 할 때는 KN95 마스크를 잠시 썼다가 곧 벗었다.

KN95 마스크를 쓰면 조금이나마 숨쉬기가 답답한 느낌이다.

후일 아내가 준 수술용 마스크는 좀 덜 타잇해서 숨쉬기가 편해서 애용한다.

마스크를 쓰고 운동길에 나서면 두 종류의 마스크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운동할 때는 좀 엉성해도 수술용 마스크를 써야 숨을 편히 쉴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해를 넘기고도 끝날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오래 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제나저제나 끝나겠지 하면서 기다렸다. 그러나 낌 세로 보아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미국식품의약국 발표에 의하면 8~9월부터 코로나 백신을 3차를 맞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것은 독감 백신 맞듯 매년 맞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코로나 19는 독감과 달라서 1년 내내 백신 효과를 유지해야 하고 마스크도 써야 한다.

다시 말해서 마스크를 1년 내내 써야 하고 다음 해에도 그다음 해에도 써야 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된다면 죽으나 사나 팬츠는 입어야 하는 것처럼 마스크도 써야 한다.

영영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상상이 상상으로 끝났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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