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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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김치 종주국임을 명시한 김치의 날(1122)’ 제정 결의안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 통과됐다.

김치의 날1122일로 정해진 까닭은 배추와 무 등 주재료에 다양한 양념 재료

하나하나(11)가 어우러져 22(22)가지 효능을 나타낸다는 뜻이 있다는 숭고한 의미이다.

김치의 날결의안은 한국 음식을 주제로 한 기념일로는 최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109일은 한글날, 94일은태권도의 날로 지정됐지만

음식을 기념한 날은 없었다. 한류와 K, 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미국 내 한국 문화의

입지는 자연스럽게 넓혀지고 확산되어 간다.

한국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김치가 이제는 대표적인 한국 문화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게 됐다.

김치는 세계인이 찾는 건강식품이다. 가주 의회도 이를 인정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상원 역시 전체회의에서 매년 1122일을 김치의 날로 지정하는 안건을

출석의원 47명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앞으로 하원 표결과 대통령 서명을 거치면 김치의 날이 공식 기념일이 된다.

아르헨티나 김치의 날 제정을 주도하는 여당 소속 마그달레나 솔라리 킨타나 상원의원은

표결을 앞두고 한 연설에서 김치가 한국 문화나 국가 정체성과도 관련이 있는

보물과 같은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 의회가 김치의 날을 제정한 이면에는 한국과의 우호를 강화하기 위한

제스쳐인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에만 갇혀 있던 전 세계인들이 한국의 드라마를 통해서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즐기며 좋아하게 되면서 한국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가 유튜브를 통해서 전 세계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뒤 한국의 아이돌 그룹이 부르는 한국 노래들이 점점 인기를 얻더니,

마침내 BTS아이돌 그룹의 노래들이 전 세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의 K드라마와 K Pop이 전 세계인들의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넷플릭스와 유튜브라는 온라인 매체가 한국문화를 전 세계에 보급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온라인 매체 덕분이다.

드디어 한국음식 문화까지도 한 몫을 차지하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사실 미국에서 살면서 종종 느끼는 일이지만 미국인들은 김치하면 한국인, 한국인하면

김치를 떠올린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에 불고기, 고추장도 있지만, 김치가 으뜸이다.

김치를 한번 맛본 외국인들은 그 강렬한 맛 때문에 기억 속에 각인되고 말기 때문이다.

우리야 늘 상 먹는 게 김치이니까 새롭게 느낄 것도 없지만 생전 처음 김치를 맛보는 사람은

그 매운맛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만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의 경험담을 말해 주곤 한다.

 

70년대 초에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한국인이 별로 없었다.

한국 식품점도 없어서 주로 일본식품점을 이용하던 시절이라 식품점에 김치는 당연히 없었다.

한국인들은 배추를 사다가 집에서 직접 김치를 담가야 했다.

김장하듯이 한꺼번에 여러 병 담가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었다.

김치를 처음 담갔을 때는 냄새가 나는 줄 모르다가 점점 숙성해가면 가스를 발산하기

시작하면서 냄새도 같이 뿜어댄다. 김치가 시어가면서 풍기는 냄새는 가히 지독하다.

신 김치 병뚜껑을 열 때면 아무리 내가 한국인이라고 해도 고약한 냄새에 코를 막아야 할

지경이다.

70년대에는 미국인들은 물론이고 일본인들도 김치 냄새라고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도망가곤 했다.

한국인을 흉볼 때에는 마늘 냄새하고 김치 냄새를 번갈아 풍긴다고 놀려대곤 했었다.

김치 냄새를 싫어하는 미국인들은 대놓고 썩는 냄새 같다느니, X 냄새 같다느니 하는 사람도

있었다. 썩은 음식을 먹고도 배탈이 나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다.

한국인들은 김치 먹는 게 뭐 죄를 짓는 일 인양 숨겨가지고 다니면서 먹어야 했다.

김치를 먹고 나면 껌을 씹든가 양치질을 해서 냄새를 제거하는 수고를 해야만 했다.

 

김치가 무슨 죄가 있겠는가?

한국이 못살다 보니 사람들도 주눅이 들어 기를 못 펴고 살아야만 했으니 김치도 덩달아

기가 죽어 있었다.

88 올림픽을 치르면서 한국의 위상이 한 단계 올라갔고, 한국인이 받는 대우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국이 잘사는 나라가 되고 선진국 대열로 들어가다 보니 김치도 같이 격상되었다.

드디어 김치의 날이 선포되고 세계 여러 곳에서 김치의 날을 따라 하게 되다니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김치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무것도 바뀐 게 없는데 받는 대우는 달라졌다.

머슴도 양반집 머슴 하랬다고 기왕이면 김치도 부자 나라 음식이 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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