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나라, 낯 뜨거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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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경제 중에서 어느 것이 우선이냐 묻는다면 정치가 우선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 세계 우방 국가들은 일제히 러시아의 비인도적 전쟁행위를

규탄한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는 중립도 아닌 어정쩡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어설프게 보인다.

미숙한 정치인들이 늘 미숙한 어정쩡한 표정으로 넘어가는데 우리의 현실이 딱 그렇다.

러시아에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무려면 미국이나 일본처럼 많은 기업이 러시아에 진출해 있겠는가?

 

역사적으로 러시아가 한 번이라도 우리의 편이었던 때가 있었는가?

구한말부터 지금까지 러시아는 전적으로 한국을 무시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해 왔다.

구한말 때도 미국은 선교사를 보내 한국의 현대화를 도왔지만, 러시아나 중국 그리고 일본은

어떻게 하면 한반도를 자기들 손아귀에 넣을까에만 눈독을 들였던 나라이다.

스탈린이 연해주 한국인을 열차 곡간에 실어 허허벌판에다가 내팽개치지를 않았나.

소련이 깊숙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6.25 전쟁에도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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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최근에 와서도 그렇다.

한국이 약소국이었을 때, 1978년 대한항공 ‘KE902편’은 파리에서 김포 국제공항으로

가고 있었다. 중간에 미국의 알래스카 앵커리지 국제공항을 경유한 후 서울로 향했다.

승객 97명과 승무원 12명이 타고 있었다.

대한항공 KE902편 격추 사건은 러시아 무르만스크 상공에서 일어났다.

곧이어 ‘수호이 Su-15 전투기가 대응 비행을 시작했다. 소련 측의 기록에 의하면, 대한항공

여객기가 전투기의 유도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하지만, 당시 Su-15 조종사는 이 비행기가

군사용이 아니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상부에서는 그냥 요격해버리라는 명령을 내렸다.

결국 수호이 Su-15 전투기는 ‘몰니야 R-60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1발은 빗나갔지만, 다른 한 발이 왼쪽 날개를 강타하면서 비극이 시작되었다.

날개가 부서지면서 파편이 날아갔고, 한국인 1명과 일본인 1명이 죽었다.

 

1983년 9월 1일, 구소련(러시아)의 전투기가 대한민국의 민간인 항공기를 격추시키면서

탑승자 269명 모두를 죽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격 항공기는 대한항공 007편이었고,

공격한 소련 전투기는 수호이 15였다.

이 비행기는 뉴욕의 존 F.케네디 국제공항을 이륙한 후 알래스카의 앵커리지 국제공항을

경유하여 일본 상공을 지나 서울 김포 국제공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할린섬 근처에서 미사일을 맞았다.

전투기가 민간 항공기를 미사일로 격추했다는 것 자체가 큰 충격이었다.

왜 하필 KAL기가 정해진 항로로 가지 않고 공산국 상공으로 날아가야 했는지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지만, 그것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전투기가 민간 여객기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소련은 약소국인 한국을 우습게 본 것이 진실이다.

러시아라는 국가는 인권도 도덕도 없는 무지막지한 나라임이 증명되고도 남았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우리 국민 중의 일부는 러시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러시아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모습을 취한다.

미국 소에 광우병이 돌았을 때 광화문에 앞에 촛불을 들고 시위하던 그 많은 청년이

지금의 정치인들이다. 동두천에서 미군 훈련 중에 사고로 죽은 효선 양 때문에 얼마나

오랜 세월 시위를 벌였는가?

이 젊은이들 왜 러시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 하는지?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이 국회도서관 대강당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으로 마주한 한국 국회의원은 50여 명 남짓했다.

전쟁 중인 나라의 현직 대통령이 직접 참상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자리에 300명 의원

중 5분의 1도 참석하지 않아 좌석이 텅텅 비었다.

박병석 국회의장 등 국회의장단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영국, 일본 등 23국 의회에서 연설했을 때는 어김없이

기립 박수가 나왔다. 미국에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의원들이 의회 강당을

가득 메웠다. 영국 의회는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하원 회의장을

내줘 연설하도록 했고, 이 자리에 보리스 존슨 총리도 참석했다.

“한국은 1950년대 전쟁을 겪었습니다.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지만, 이겨냈습니다.

그때 국제사회가 많은 도움을 주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는 한국과 국제사회가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특히 “러시아의 탱크, 배,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여러 군사 장비가 한국에 있습니다.

저희가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에서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며 무기 지원을

요청하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처절하게 부탁했다.

이날 국회 연설에 앞서 국방부는 최근 우크라이나 측의 대공 무기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

부끄러운 나라가 나의 조국이라는 사실이 낯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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