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39 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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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날씨치고는 더없이 해맑고 따스하다.

모처럼 동생네가 방문해서 같이 샌프란시스코 39 부두에 나가보았다.

예전처럼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는 여전한데 관광객은 별로 없다. 텅텅 비었다.

관광객 없는 관광지는 초라하고 쓸쓸해 보였다.

지난 2년 동안은 아예 문을 닫았었으니까 그나마 지금은 낳은 편이다.

희망이 보이는 시점이다.

39 부두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으나 신나게 영업하는 가게는 없고 두 집 건너 한 집은

문을 닫았다. 거리의 마술사도 없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음악도 흐르지 않았다.

관광객만 쳐다보는 상업 지역은 그저 적막하고 한산한 풍경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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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부두가 생활 터전이었던 ‘바다사자

(sea lion)’ 집단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부두에 20여 우드 데크에 바다사자가 꽉 차서 기성을 지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다들 어디로 갔는지?

마치 “관광객 없는 39 부두는 우리가 존재할 가치가 없다”라는 식으로 모두 떠나고 말았다.

그냥 눈으로 보아도 2~30여 마리에 불과하다.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현상이다.

바다사자의 생활 터전과 관광객이 무슨 상관이 있나?

관광객이 코로나19 때문에 오지 못하니까 바다사자도 코로나19를 피해서 떠났나?

관객 없는 공연은 하고 싶지 않다?

대신 철망 울타리에 예전에 없던 사랑의 자물통들이 걸려 있다.

서울 남산의 자물통처럼 그렇게 많지는 않아도 곧 많이 달린 거로 봐서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았다.

관광객 없는 관광지는 더는 관광지가 아니다.

그냥 39 부두에 불과하다.

다만 희망과 기대가 있어서 사람들이 들락거렸다.

마치 20대를 대하면 희망이 있어 보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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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대야 할 길은 한산하고 관광버스도 비어있다.

문 닫은 가게가 연 가게보다 더 많은 것처럼 보인다.

그나마 더러 걸어 다니는 관광객은 국내에서 온 즉 미국인 관광객이다.

미국인들이라고 모두 샌프란시스코에 다녀간 것은 아니다.

어떤 노인은 80이 다 되도록 바다를 보지 못했다는 노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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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으면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었을 해산물 먹거리 길도 한산하기는 매한가지이다.

삶은 게와 생굴이 먹음직스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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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10.89짜리 크램차우더(clam chowder)를 먹었다.

오래간만이었지만 맛은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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