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혼기 넘은 싱글에게 알려주는 사랑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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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되다 보니 혼기 넘은 젊은이들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엊그제는 친구 딸이 결혼했다. 친구는 사십 넘은 딸이 결혼한다니까

좋아서 싱글벙글 입이 딱 벌어졌다.

신이 나서 만날 때마다 웃으면서 다가와 손을 내미는 게 정말 좋기는 좋은 모양이다.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사십 넘도록 혼인 못 한 손주뻘들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이 많다.

당장 미국 내 집 밑으로 다섯 번째 집 오 씨네 딸도 사십 넘은 지 한참 됐다.

제 오빠는 변호사였는데 장가가서 애 둘 낳고 몬터레이 바닷가에 전복 잡으러 갔다가

잠수 후에 나오지 못하고 물에 빠져 죽었다.

1,5세인 딸은 집에서 직장에만 다녔지 문밖에 나오지도 않는다.

사십이 넘도록 싱글로 살다 보면 친구도 다 떨어져 나가기 마련이다.

 

친구 아들도 사십이 넘었는데 새클라멘도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큰 집도 있는데

제 아비야 뭐라던 말던 고집스럽게 혼자서 산다.

사십 넘은 싱글들이 내 주변에도 부지기수다.

결혼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안 했는지 분명하지는 않으나 아직 싱글로 산다.

준비는 다 돼 있다고 한다. 사람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젊었을 때는 혼자 사는 게 편하고 좋다고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가르치고

사랑해 주는 재미는 더 좋다는 걸 모르고 하는 말이다.

 

인생은 사랑인데, 사랑 중에서 가장 고귀한 사랑은 이성과 자식 사랑인데……

사랑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고 마음이 울렁이는 건데……

독신으로 사는 사람은 그런 몸의 징조를 어떻게 감내하나?

 

내가 사십, 오십, 육십까지만 해도 노인들은 어떻게 사는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관심도 없었고 짐작도 되지 않았다.

늙고 나서야 알았는데 노인들은 외롭고 매사 섭섭하다.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외로워지고 나의 존재를 알아주거나 인정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섭섭하다.

외롭고 섭섭한 인생이 되지 않으려거든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야 한다.

 

과년한 싱글들은 부모와 함께 살거나 설혹 독립해서 혼자 산다고 해도 하루에 몇 번씩

엄마와 통화하면서 결혼 상대를 찾고 있으니 상대가 될 사람은 한 사람도 아닌

여러 사람 눈에 들어야 한다는 곱절 어려운 입장에 서 있다.

결국, 이 사람은 이래서 안 되고, 저 사람은 저래서 안 되는 결과만 초래한다.

 

우리 부부가 알고 지내는 에밀리라고 하는 미국인 처녀가 있었다.

한국식으로 보면 잘사는 집안에서 교육도 제대로 받았고, 얼굴도 예쁘장하게 생겼고

반반한 직장도 갖고 있다. 얼마 전에 사귀던 남친과 헤어졌다며 시무룩하게 지내더니

새 보이 프랜드가 생겼다고 좋아했다.

자세히 알아봤더니 이혼한 남자에다가 아이가 둘이나 딸린 홀아비다.

그렇다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인물이 출중한 것도 아닌 주제에 나이도 열 살이나

더 많다고 했다.

우리가 보기에 에밀리가 아깝다.

여러 번 이렇게 저렇게 말해 줘도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이해할 수가 없다는 식이다.

한술 더 떠서 이번에는 보이 프랜드의 엄마가 뇌졸중에 걸려 있어서 돌봐 줘야 한단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병원에 모시고 갔다 오곤 했다.

옛날 영화 제목에 사랑은 기적을 낳는다라는 게 있었는데 정말 그렇다.

우리가 보기에 좀 답답한 것 같아서 너의 어머니는 두 사람의 관계를 뭐라고 하더냐고

물어보았다. 대답은 간단했다.

나의 어머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현실을 매우 행복해한다.”

 

결혼이라는 걸 심각하게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다. 심각하게 생각했다고 해서 문제없이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단순하게 생각했다고 해서 못 사는 것도 아니다.

결혼은 두 사람이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지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부모 체면 살려주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살림을 보태 주는 것도

아니고 부모가 죽을 때까지 먹여 주는 것도 아니다.

모든 문제는 두 사람이 풀어나가야 하는 과제일 뿐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알려주겠는데 사랑은 거저가 아니다.

아무런 노력이나 치르는 대가 없이 누가 나를 사랑해 주기만 바란다면 그건 하늘에서

돈다발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마음이 끌리는 상대가 있다면 한 번 대시해 보는 거다.

여자라고 해서 머뭇거리면서 기다릴 이유가 없다. 여자 마음 같은 남자도 많으니까.

열 뻔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 있느냐는 속담이 괜히 생겼겠는가.

한 세상 사는 동안 사랑은 한 번 아니면 두 번 올까 말까 하는 기회인데 그 고귀한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 아깝지 않은가?

멋지게 보이고 싶은 상대가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아는가?

 

사랑이나 혼인이나 모든 성공의 비밀은 한가지 뿐인데

그것은 절실해야 하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잘 참아내면 성공을 이룰 수 있다.

그것이 유일한 비밀이다. 다른 비결은 없다.

강렬한 바람이 모든 성취의 시작이다.

성공은 무엇인가 이루려는 의욕에서 시작된다.

작은 불이 큰 열을 낼 수 없는 것처럼 미약한 의욕은 큰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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