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숲 기억의 벽

기억의 숲

누군가 썼다.
피상성은 천박함이라고
거품이 시작될 때는 예의 주시하나 꺼져버리고 나면 그 뿐 다시 원점이다.
결국 역사가 시작되지 않는 지점에 사는 사람들은 천박한 족속이라는 이야기다.,
그들에게서는 역사가 시작될 리 없고

역사속의 가장 근원적인 키워드는 기억이 아닐까,
기억이 없는 사람은 천박한사람이라는 가설도 성립할 수 있겠다.
자신에 대한 오만가지 기억을 얼기설기 엮어가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러니까 실제 기억과 피상성..혹은 천박함에 대한 시점은
타자, 혹은 사회적 문제에 관한 것이다.
자신의 기억에 대해서는 시시콜콜 당위성을 부여하며 의미를 찾으며
선반 위로 물건 얹듯이 슬쩍 가치까지 덤으로 얹으면서.
타자 혹은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
내가 아니라는 이유 하나로 쉬 잊어버리는 것,
기억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피상적인 사람이며
천박한 족속이라는 이야기
그리고 그 대표적 사람이 바로 나라는 것,

이상하게 이번 선거결과를 보면서
세월호 생각이 났다.
아주 이른 새벽이었다.
난데없는 여소야대라니….
선거방송을 보다가 잠이 들었고 세시 반에 깨서 핸드폰을 열었더니
어느 누구도 생각지 않았던 결과가 벌어져 있었다.
언젠가 글에 썼던가,.
새벽은 하루 중 가장 울한 시간이라고….
니힐리즘의 정수
종말이 끝이 죽음이 ….가장 잘 느껴지는 예민한 감각의 시간,
문득 그 새벽에
세월호 그 젊음..어림 그 안타까움 들이 빚어낸 결과물 아닌가…
나는 예수 믿는 사람이라…
이런 추론은 믿음의 신학에 전혀 맞지 않지만….
그런 생각이 서늘하게 찾아오더라는 것이다.
그 아픔이 그 원망이 사람들 속으로 파고들었다가
저런 모습으로 나타난 것 아닌가.

선거전 양태는 참으로 치졸하기 그지없었다.
대명천지 밝은 세상에 북풍이라니…
너무 오래되어 냄새나는 역한 바람을 국민 앞에 당당히 내걸던…
그 진부함이라니 그 구태의연함이라니…
선거로 심판하라던/..선거 여신의 주문대로
국민 하나하나가 모여 차갑고 서늘하면서도 그래서 더욱 청결한 바람으로
북풍을 몰아내고 맑고 선명한 하늘을 보게 했다.

그리고 아침 신문에서
지난 9일 있었던 진도 임미회면 백동리 무궁화 동산의 준공식 기사를 보았다.
304명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
300여그루의 은행나무가 심어졌고
션 헵번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니….
그들을 위한 노래도 있다고 해서
아침 내내 찾아서 듣고 있다.
누군가는 이미 잊어가고 있던 일을
자기일처럼 자기 기억화해서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이 세상 한 귀퉁이에서는 존재하고 잇는 것이다.
마치 들풀처럼…
이른 봄 아무도 모르게 혼자 솟아나 아무도 모르게 살다가 마무도 모르게 져가는 풀처럼
그렇게 살아가는….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기억이 부재한 사람에게 존재를 물을 수는 없지 않을까,
얼마나 생은 부끄러운 일로 이루어져 가는가…

사실 기억이란….얼마나 허약한 존재인지, .
손에 잡히지도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아
즉물적인 사람에게는 더할 수 없이 미미한….것임을….

그러나 그 기억이 또 얼마나 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지….
기억 속에 존재하는 …어쩌면 살아있을 때 보다
더 확연한 자세로 거기 그곳에 존재하는 존재를
슬픔으로 기억하리.
아름다움으로 기억하리
존재로 기억하리
겨우 기억이라는 그 작은 공간속으로 들어앉은 너희들을
잊지 않으리
설령 기억을 좀먹어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잊더라도
기억의 숲…기억의 벽은 너희들을 품고 있으리.
누군가에게 너희들에 대한 기억을 나눌 수 있으리
우리의 약함을 대신하여
나무여 자라거라
무성히 자라거라
너희의 슬픔을 뿌리로 삼아
너희들이 아름다움을 가지로 삼아….
나무여 나무여
사람에게 생명을 가르치라.

기억의 숲은 양수인 건축가가 추모공간인 ‘기억의 벽’을 설치.
스테인리스스틸 재질로 꼭지점 높이가 세월호 총 탑승객수를 의미하는 476㎝,
평면높이는 총 생존자를 의미하는 172㎝로 만들었다.
기억의 숲 조성은 할리우드 여배우 오드리 헵번의 큰아들 션햅번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신문기사펌)

가슴아픈 일들을 빨랫줄에 널어돌아오지 않는 마음을 말려라
비겁했던 맘들을 빨랫줄에 널어소용없는 마지막 눈물도 말려라
모두 잊겠지만 몸이 기억하여이맘 때면 잠깐의 감기라도 나눠 앓아서
사랑했고 잊혀졌던정말 사랑했고 이내 잊혀졌던 것에
노래를 무너지는 맘들을 도화지에 뉘어 채색되지 않는 마음을 입혀라
비겁했던 맘들을 도화지에 뉘어소용없는 눈물을 덫칠하여라 //이천십사년사월//권나무 //다시, 봄

4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4월 14일 at 6:29 오후

    오드리 헵번의 아들이 기억의숲 조성을 제안
    했다니 놀랍습니다.
    그 어머니의 아들답군요.
    고마운 일이네요.

    선거도 끝났으니 당선자도 낙선자도 다 겸허한
    마음으로 우리 시민의 마음을 헤아려 주었으면
    합니다.

    사촌동생 당선, 축하해요.

  2. 푸나무

    2016년 4월 14일 at 6:46 오후

    하하 네 정치야 다 버려두고
    동생이 나오니 무조건 되었으면 싶더군요. 이모가 전화하셔서
    축하합니다. 이젠 국회의원 딸두셨네…하니까,
    니도 국회의원 동생 뒀잖아 하시더군요.
    부클 멤버분께서 밥 한번 쏘라고 하셔서
    노노노 덕볼일 업승게 못삽니다. 했답니다.

  3. 최 수니

    2016년 4월 14일 at 7:12 오후

    국회의원 동생을 두셔서 축하합니다.
    이름도 예쁘고 똑똑하게 생겼어요.
    북클멤버에겐 밥을 못 사셔도
    이웃에 사는 아줌마에겐 밥 한번 사셔요. ^^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4. 푸나무

    2016년 4월 14일 at 8:47 오후

    하하 그러죠 뭐 아무 영양가 없는 일이긴 하지만서도
    기쁘니까… 28일 시간 비어두세요.마티네 음악회 하고 점심드시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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