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자뷔

데자뷔라는기억의착오현상

유년시절을두메산골에서보내서인지

가끔그계절특유의시골풍경이섬광처럼스칠때가있다.

잠깐그순간의청량감은도시에살면서스트레스가쌓일때

많은위안이되기도했다.

이를테면이런추운날연상이되는건,

시골의긴긴겨울밤,

자다가깨어창호문으로밖을내다보면

마당에하얬던눈위로만월(滿月)의달빛이내려

낮도아니고밤도아닌그런은빛의밤이너무신비한데,

왜그런마음이었는지조차모른채,

혼곤히다시잠에빠져들기도했었다.

겨울뿐만아니라봄,여름,가을,겨울의특유한풍경이꼭

계절이바뀔때마다연상이되었다.

2~3월이면버들강아지가비스듬히누워있고,양지쪽에뽀얀쑥이내밀며

그아래론시냇물이흐르는풍경이,

곧이어산엔진달래가피기시작하고,6.25전쟁으로헐벗었던산엔

무리지어핀뒷산저녁나절의등성이에진달래무리들에비친역광의햇빛!!

참으로신비했었다.

5월이면보리밭은초록바다가되고…

뭐이런연상들이1월부터12월까지순간순간떠올랐다.

결혼을하고아이들이어릴때,

남편의근무지를따라미국에처음갔을때,

한겨울인데도차안은따뜻해서인지마트엘가면서밖을내다보니양지바른

언덕이꼭봄이온풍경같아서,어릴때버들강아지가비스듬히누운고향의

언덕을생각했었다.

우리시골의고향두메산골이미국일리가없었다.

양지바른그곳엔영락없이쑥이올라올것같았고…

‘나혼자만이런생각이들까?나는특별한사람일까?다른사람도이런

생각이들까?’

그런궁금함과감정을도저히어떤글로도말로도표현할수가없었다.

그런데얼마전,

어떤글을읽으며이궁금증이풀렸다.

프랑스어로’데자뷔’라는’기억의착오현상’이란다.

이런현상을’기시감’이라고했다.

미국에서마트에가면서본양지쪽같은현상.

분명히처음보는장면이꼭어릴때본양지바른고향의언덕같은

이런엉뚱한생각…

처음겪는장면,일,처음나누는대화인데,일찍이경험했던

것처럼느끼는때였다.

경우에따라선’이런일이있을줄이미알고있었다’는확신이

들기도한다는것이다.

현대의학에서는이’데자뷔’를’지각장애’의일종이라한다고했다.

어떤찰나가현실에겹쳐지는’기억의착오현상’이라는설명이다.

실제로경험했으나까맣게잊고있었던것이재생되는수도있으나

현재벌어지고있는상황과완벽하게같지는않다고한다.

기시감은정상인이나비정상인모두에게있을수있으나정상인의기시감은

몸이피곤하거나술을마셔정신통제능력이떨어졌을경우처럼신체

조절기능이저하됐을때나타난다고한다.

정상인은착각임을금방깨닫고,빈도도잦지않으며창의력이뛰어난

사람은여기서영감이나아이디어를얻기도한다고하니혹시시인이나

화가들은이런데서영감도얻었을까?

병적인경우는좀더자주나타나고,다른사고장애나환청,망상을

동반한다고도하는데주로신경증,정신분열,간질환자들이잘겪는다고한다.

그러나기시감은감기가걸리면콧물과기침이나오듯

하나의증상일뿐그자체를질환으로다루진않는다고한다.

지금도궁금한건,

이런궁금했던생각들을다른이에게한번도들어본적이없어

‘다른사람도이런걸경험해보았을까’하는점이다.

기시감과반대로잘알고있는장소를

처음보는장소로여기는현상은’미시감’이라고하였다.

이건조금다른이야기인데

또이런적도있었다.

가끔,

내팔과다리를가만히내려다보고있으면

‘나는어디서왔을까,

나는누구지?나는왜이런생각이들까?’하다가곧나로돌아오곤했다.

그래그런지온대소가의오빠들은가끔나를’양물’이라고했다.

양물이뭔지뜻도모르고늘그소릴듣고자랐는데,

중고등학교다닐때그양물이란뜻이뭔지궁금해사전을찾아보고

깜짝놀랐다.

사전에서양물의뜻은’남자의거시기’로나와있었다.

설마,오빠들은그런뜻으로말하진않았을것이다.

나외에도양물은대소가에큰언니두명이더있었다.

‘데자뷔’를얘기하다가조금옆길로샜다.

‘데자뷔’건’옆길의이야기’이건모두가인간으로내성장의

과정이라는점이다.

평생우물안에서사는개구리도,우물밖의개구리도

잘도살아나간다.우물안인지밖인지도모르면서.

신체의구조도전혀모르면서아기를잘도만드는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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