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와 이별 준비

시드니는 저희 강아지 이름입니다.

12살이며 8년 저희 가족이랑 살아오고 있습니다.

저희 딸이 유치원 때부터 가정예배드릴 때마다

강아지 갖는 것을 기도 제목으로 내놓았습니다.

그때 저희는 이민을 막 온 때여서 마음을 쉽게 열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하나님께서 낯선 땅에서도 씩씩하게 소망 가운데 살게 하시려고

40이 다 된 나이지만 희망둥이 넷째를 선물로 안겨 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아이 넷을 키우면서 희망둥이가 6개월 때

저희 부부는 생전 처음 해 보는 가게를 시작했습니다.

딸내미의 강아지 갖고 싶은 기도 제목은 알면서도

달리 도와줄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어린 딸이 혼자 강아지를 챙길 정도가 아니기에 엄마 손이 필요할 텐데

도저히 저가 감당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딸내미는 “하나님! 강아지 갖게 도와주세요”라는 기도 제목을 가지고

몇 년 동안 계속 같은 기도를 했습니다.

그러던 8년 전 저희 딸이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었습니다.

“엄마!,앤네가 강아지를 판대요. 우리가 사면 좋겠어요.”

“어머, 그렇다니? 왜 판대?”

“네, 엄마! 앤이 강아지 알레르기가 있어서 의사 선생님이 더 이상 강아지 키우지 말라고 했대요.”

그 말에 저도 마음이 많이 열렸습니다.

딸이 6학년 졸업 반이기에 충분히 강아지를 잘 키울 수 있겠기예요.

진현이는 이미 강아지 키우는 관련 책을 많이 읽었기에 이론적으로도 박사급이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잘 키울 자신 있다고 간절히 바랐습니다.

오랜 딸의 기도 제목이었기에 저도 사 주고 싶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딸의 간절한 마음을 아시고 엔네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좋은 강아지를 살 수 있게 해 주셨다 싶어 저도 참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시드니!”

이름이 시드니입니다.

동네서 늘 봐 오던 시드니를 저희 가족 모두 너무도 예뻐했기 때문에

더욱 좋았습니다.

하얀 털을 가진 예쁜 강아지 시드니는 종류가 비죤 프리제(Bichon Frise)입니다.

얼마나 착하고 이쁜지요. 4살에 저희 집에 오면서

저희 딸의 초등학교 졸업 선물이 되었습니다.

막내 남동생과 함께 강아지로 인해서 너무도 행복해하고 잘 돌보았습니다.

시드니는 언니를 너무도 좋아하고 늘 곁에서 잠도 잤습니다.

시드니는 정말 착하고 예쁘고 또 충성심이 큰 좋은 강아지였습니다.

처음 저희 집에 올 때 자기를 제일 아껴주고 사랑한 사람을

끝까지 제일 따르고 좋아합니다.

고등학생이 되고부터는 딸이 많이 바빠져서 저가 더 많이 돌봐 주는데도

여전히 딸한테 충성합니다.

딸이 대학생이 되고 집을 떠나 기숙사에 있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저의 곁에서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종종 막내 곁에서도요.

모든 것을 저가 다 돌봐 주는데도

딸이 오면 너무도 좋아하고 딸 방에 가서 사랑하는 주인 곁에서 단잠을 잡니다.

쉬는 날 딸이 늦잠을 자서 깨우느라 평소보다 좀 높은 음성으로 저가 말하면

혹시라도 언니를 혼내는 줄 오해하고는 달려와서 막 짖습니다.

마치 보디가드처럼 딸을 보호하듯이 그러지 말라는 표정으로요.

그러면 저랑 딸은 함께 웃으면서 시드니를 달래 줍니다.

“언니 혼내는 것 아니야, 시드니야!, 밥 먹으라고 말하고 있는 거야.”라고 말해 주면 알아들은 듯 가만히 있습니다.

저희 딸한테 이렇게 충성하고 따르며 좋아하는 강아지를 보면

참 고맙고 더욱 사랑스럽습니다.

저희 딸은 대학교 다니면서 시험이 있을 때는 주말이어도 집에 못 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꼭 시드니 안부를 묻고 전화기를 시드니 귀에 대어 달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시드니한테 이런저런 이야기도 해 주면서 잘 지내라고 말하는데

그 모습 또한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

그런데 그 시드니가 요즘 설사를 계속했습니다.

몇 주 동안이나요.

며칠 괜찮다가 또 그러고 합니다.

병원에 데려가려고 하면 또 괜찮고 해서 그동안 병원을 가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저께 2015년 마지막 날인 31일 아침에는 약간의 피도 섞인 변을 보아서 바로 병원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동네에 4개의 동물 병원이 있습니다. 제일 가까운 곳에 갔습니다.

전에 몰랐는데 더 가까운 곳에 동물 병원이 있어 갔는데

전에 다니던 병원에 연락을 해서 시드니의 기록을 점검해 줘서 감사했습니다.

강아지도 생년월일을 비롯한 기록이 있어서 병원을 갈 때 그 파일을 가지고 갑니다.

최근에 힘 없이 많이 누워 있고 설사를 많이 한다는 이야기와 아침에 피가 좀 섞여서 나온 변 이야기를 했습니다.

막내랑 함께 갔는데 일반 사람 병원과 똑같은 절차로 순서가 진행됩니다.

기다려서 접수대에 접수를 하고 또 기다렸습니다.

강아지 환자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간호사가 먼저 강아지를 데리고 온 이유를 자세히 컴퓨터에 기록한 후

수의사(Vet)가 왔습니다.

시드니를 보더니 많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피검사를 해야 자세한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는데 안락사(Euthanasia)를 시키는 방안까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12살이라서 강아지 나이로는 할머니 이긴 하지만 저희 가족은 늘 아가 강아지처럼 느껴졌는데 안락사라는 말까지 들으니 갑자기 눈물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요.

강아지 1살이 사람 나이 7살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시드니는 84살인 할머니인 셈입니다.

시드니 컨디션이 예전 같지 않아서

저희 딸이 이미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드니 힘들지 않게 그런 방법도 좋겠다고요.

많이 아픈 강아지들을 그렇게 한다고 들었다면서, 이웃 언니네는 4살인 코코가

많이 아파서 안락사를 시켰는데 우리 시드니도 더 힘들지 않게 그런 방법도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저가 용납이 안되었습니다.

그런데 수의사 선생님이 그 이야기를 하니까 정말 우리 시드니가 많이 힘든 상태라는 것이 더 확실히 확인돼서 많이 슬프고 정말 눈물이 어찌나 나던지요.

이 땅에 사는 우리들은 항상 이별 준비를 하고 살아야 됩니다.

사람들하고도 또 이렇게 집에서 기르는 애완 동물들하고도요.

어릴 때 시골집에서 기르던 누렁이는 집 밖에서 키웠고 저가 어렸기에

그 이후의 일에 대해선 별로 생각 못 했는데

자녀들을 키우면서

마치 저의 자녀들처럼 함께 사랑하며 키운 강아지는 또 다른 아픔이 크게 전해옵니다.

그냥 강아지가 아니라 가족이었으니요.

시드니를 키우면서부터 저희 가족은 밖에 나가도 항상 시드니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속히 집에 들어오게 되고

여행도 강아지를 두고 가기가 어려워서 자제했습니다.

시드니 덕분에 저희 가족 모두 더 많은 이야기 소재들이 생겼고

더 많이 행복했습니다.

똥과 오줌을 최근에 잘 조절을 못해서 아무 곳이나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아도

그 누구 하나 짜증 내거나 화내지 않고 먼저 보는 사람이 잘도 잘 처리해 내었습니다.

짧은 겨울 방학을 맞아 잠시 집에 와 있는

큰 아들은 항상 새벽 일찍 깨기에 제일 먼저 발견을 하곤 했습니다.

그것을 일일이 다 치우고는 하는 말이

“어머니!,우리 시드니를 보면서 정말 하나님 마음을 많이 느껴서 감사해요.

우리도 이렇게 실수하고 또 실수해도 저가 이렇게 시드니를 예뻐하면서

다 치워 줄 수 있는 것처럼 끝까지 우리들을 사랑해 주신다는 것이 많이 느껴져요.”

라면서요.

저는 아들의 그 말에 더욱 감동이 되곤 합니다.

참으로 좋으신 하나님 아버지께서

저에게 이렇게도 성품 좋은 아들을 주셨다는 것에 대한 감사입니다.

병원에서 안락사를 권했지만 저는 그렇게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냥 2가지 약만 받아 왔습니다.

가족들과 더 의논해 보고 또 시드니와 더 좋은 기억들을 남겨 놓고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안락사를 권한 수의사 선생님 말에 가족 모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수의사가 시드니 잠시 봐주고 설사약이랑 아프지 않게 더 해 준 2가지 약을 받았는데

145불이었습니다.

사람은 병원 가면 공짜로 진료받는데 강아지는 돈 내고 나오는 곳이 또 캐나다입니다.

물론 사람도 약은 따로 돈 내고 사긴 하지만요.

병원 다녀온 이후부터 저희 가족들은 시드니가 더 애틋하고 안쓰러워서 더 많이 불러

주고 안아주고 사랑을 표현해 줍니다.

어쩌면 이제 떠나보내야 되는 날이 머잖았다는 슬픔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감사하게도 처방해 준 약 덕분인지 밥도 잘 먹었습니다.

오늘 변이 조금 나아졌기에 너무도 감사합니다.

속히 전에 건강할 때의 좋은 컨디션이 되어서 안락사를 시키란 권유를 수의사가 하지 않아도 되길 기대해 봅니다.

시드니의 조절 기능이 약해진 것은 분명합니다.

대, 소변을 밖에 나가기 전에 실수해 버리는 햇수가 많이지는 것을 보니요.

저희 가족 모두 그 뒤처리 하는 것은 전혀 괜찮은데

시드니가 아픈 것을 견디기가 힘들까 봐 염려가 됩니다.

우리는 괜찮다 쳐도 정말 시드니가 몸이 아파서 힘들어한다면

수의사 말대로 떠나보내는 방법도 이젠 저도 깊이 생각해 볼 결심을 합니다.

새해가 되어서 기도하면서 기대하면서 기다릴 수 있는 제목들이 많음이 감사합니다.

그 가운데 시드니가 아프지 않고 더 몇 년 간

우리랑 함께 잘 지내길 간절히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15살까지 사는 강아지도 많이 보았기에 최소한 1년이라도 더,

그리고 더 좋아져서 15살까지 몇 년 더 오래 저희와 함께 살면 좋겠습니다.

저의 다섯째로 여길 정도로 아끼며 사랑한 사랑스러운 강아지 시드니!

얼마나 착하고 예쁜지 늘 우리 가족 모두에게 기쁨과 행복을 더해 주었습니다.

이웃들이 저희 집에 방문하면

“이 집은 식구들이 다 착해서 강아지와 고양이까지 다 착하다.”라고 하십니다.

정말 저희 집의 강아지 시드니와 고양이 리나는 너무도 예쁘고 착합니다.

시드니와 이별을 조금씩 저도 준비해 가려고 합니다.

식구들 중에 저가 아직 제일 준비가 덜 되었습니다.

제일 힘들 것 같던 딸내미는 시드니를 사랑하기에

오히려 담담히 힘들지 않게 잘 떠날 수 있게 바라는 마음으로

미리 잘 다짐하고 있으니 오히려 안심이 됩니다.

이제 저만 결정을 하면 될 상황입니다.

최대한 돌볼 수 있는 데까지 함께 할 수 있길 힘쓰려고 합니다.

키우던 강아지도 이렇게 슬퍼지고 마음 가득 밟히는데…

정말 몸이 아파서 어쩔 수 없이 미리 떠나간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 마음은 어떠실지?

너무도 가까이 깊게 전해옵니다.

시드니와 이별 준비를 슬프지만 제대로 잘할 수 있게 되길 기도하며

아픈 내색 없이 새근새근 잘 자는 강아지를 어루만져 보면서

정말 지금 이렇게 잘 자는 모습처럼 다 나아서

더 오랫동안 함께 지낼 수 있어지길 간절히 기대합니다.

시드니!

8년 동안 우리 가족에게 더해준 아름다운 추억들!

더 많이 연장되길 정말 간절히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시드니야!,그 약 먹고 어서 잘 낫거라, 그래서 건강히 더 오래 우리랑 같이 살아야 돼……”

(2016,1,2,사랑스런 시드니를 아끼며 사랑하며)​

2 Comments

  1. benaus

    2016년 1월 2일 at 11:20 오후

    안녕하세요

    제가 시드니에 사는데 시드니와 이별이라고 하셔
    깜짝 놀랬습니다 ㅎㅎ
    하긴 시드니도 사람 이름이지요
    당시 영국 내무상 이름을 따온게 오늘날 시드니니까요

    근데 개 이름이 시드니는 첨 듣어 봅니다^^
    설사도 한다니 빨리 회복되길 바랍니다
    안락사를 권유 하는 건 사람과 달리 보험 카바도 안되고
    차후가 더 힘들어 질 수도 있으니 하는 소리겠지만
    그간 정에 힘들겠지요 전 개를 안 키워봐서 잘은 모르겠지만요^^

    통신원 클럽도 있었군요
    첨 듣어 봅니다

    방갑습니다
    앞으로 즐거운 불로그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벤자민

    • soonamsky

      2016년 1월 5일 at 12:05 오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호주 시드니! 참 좋은 곳에 사시네요.
      감사합니다.저희가 4살인 시드니를 살 때부터 이름이어서 저희도
      그대로 사용합니다.너무 사랑스럽고 예쁜 시드니인데 조금씩 이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뵙게 되어서 참 반갑고 감사합니다.계시는 곳에서 늘 건강하시며 주님 은혜가 올 한해도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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