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그리울 때면 추어탕이 먹고 싶다.

어머님이 많이 그리울 때면 추어탕이 먹고 싶어집니다.

새벽 기온이 영하 0.5도로 겨울 날씨 치고는 많이 포근한

오늘도 어머니가 많이 그리워졌습니다.

남편이랑 새벽 일찍 깨어서 돈벨리를 달리면서 함께 하루를 맞으며

어머님을 생각하며 이야기 할 수 있었음을 감사합니다.

어머님께서 한국에서 매일 새벽에 늘 즐겨 찾던 그 자리를

캐나다에 와서 살지만 아들 내외가 그 자리를 이어감을 어머님도 기뻐하실거라

생각하며 새벽을 달릴 때마다 어머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

남편도 추어탕을 참 많이 좋아합니다.

그런데 어머님 곁에서 늘 보았으면서도 저는 추어탕을 어머님처럼 만들지는 못합니다.

그 꼬물꼬물 움직이는 미꾸라지를 만날 용기가 쉽게 나질 않았습니다.

그래도 감사하게 어머님의 사랑과 정성 덕분에 맛을 알게 되었고

너무도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유난히 어머님이 많이 그리워졌습니다.

남편이랑 어머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머님 해 주시던 추어탕도 먹고 싶어집니다.

시집 오기 전에 저는 추어탕을 한번도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경북 안동에서 나고 자랐는데 친정 어머니께서 요리 솜씨가 좋으셨는데도

추어탕은 해 주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고장에 따라 음식도 다른 이유도 있겠지요.

그런데 시어머님은 영천 분이시고 결혼 후에 잠시 대구에서 사시다가

저의 남편이 아가 일 때 서울로 이사 오신, 경상도 분이신데도 추어탕을 잘 하셨습니다.

시아버님 생신 때도,가족의 특별한 모임 때도 어머님은 항상 추어탕을 맛있게 준비하셨습니다.

경동시장까지 일부러 나가셔야되는 그 수고를 즐겁게 또 감당하시면서요.

저는 처음엔 정말 징그러워서 그걸 어떻게 먹나? 싶었습니다.

살아 있는 미꾸라지들이 꼼지락 거리는 모습이 징그럽기도하고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어머님은 미꾸라지를 사 오시면 우선 들통 안에 소금을 뿌려서 뚜껑을 덮으십니다.

그 잠시 후 고무 장갑을 끼시고 휘휘 주물러 빨래 빨듯이 주물르셨습니다.

그리고 깨끗이 씻으시고 끓이셔서 채 반에 곱게 미꾸라지 살을 내리셨습니다.

물을 더해 가면서 계속 채 반을 받쳐서 일일이 미꾸라지 살을 곱게 채로 내리셨습니다.

그리고 배추를 삶으시고  숙주와 부추도 늘 잘 챙기셨습니다.

고추도 송송송 붉은 고추 초록 고추를 함께 잘 준비하시고요.

어머님의 손 맛은 사랑과 정성이셨습니다.

정말 저가 따라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덜했기에 제대로 아직 해 볼 마음도 못내었던 것 같습니다.

어릴 때 시골 도랑에서 친구들과 미꾸라지를 잡던 추억도 있지만 미끄러워서 잘 잡히지도 않던

재빠르기 이를데없는  그  미꾸라지들이 어떻게 이렇게 잡혀왔나? 싶어 불쌍하기도 했습니다.

양식으로 요즘은 다 길러낸다고 듣기는 했지만 왠지 잡혀 온 그 미꾸라지들이

너무 불쌍했기에 시집와서 처음엔 입 맛이 당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댁의 온 일가 친척들이 모일 때마다 추어탕을 드시는 것이 참 신기했습니다.

시집와서 친정과 다른 풍습 중의 하나였습니다.

식구들 특히 남편이 맛있다고 하도 권해서 먹어보게 되었습니다.

보는 것과 생각한 것과는 천지차이로 단번에 저의 입 맛을 끌어 당겨버렸습니다.

저도 시집 입 맛에 맞춰져야겠다는 다짐은 했지만, 더 이상 그런 생각 할  필요없이 저의 입이 금방 적응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맛! 정말 온 식구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금방 느껴졌습니다.

들깨도 정성스레 갈아 넣으시고 ,시골에 자랄 때 뒷 산 앞 산  곳곳에  친구처럼 많이 자라던 산초열매를

추어탕에 넣어 드시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어머,어머님! 이건 시골 저희 뒷산에서 늘 보던 그 열매인데요…”저가 어머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렇제?그래,이게 바로 산초열매라카는거데이,이게 들어가야 추어탕이 지 맛이 나니라.”라시던 그 음성이

귓가에 잔잔히 그리움이 되어 다가옵니다.

어머님께서 천국 가신지도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캐나다에 와서 사니 추어탕 먹기는 참 어렵습니다.

작년에 한국식품점에 갔더니 한국에서 잘 포장되어 태평양을 잘 건너온 ‘추어탕!’이 보였습니다.

얼마나 반갑던지요.순간 어머님이 가까이 느껴졌습니다,

‘그리움이 이런 것이구나!’싶은 마음으로 올컥 해졌습니다.

추어탕을 볼 때마다 그리고 추어탕이란 단어만 들어도

때론 미꾸라지만 봐도 많은 수고와 사랑으로 시간도 많이 걸리는 그 추어탕을

만들어 주시던 어머님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남편을 참 많이 사랑하고 존경하고 감사해하면서도 그렇게 좋아하는 추어탕은 만들어 줄 생각을 여지껏 해 보질 못했습니다.

갑자기 남편한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이민 와서 사니

그리고 어머님께서 안계시니

남편도 추어탕 먹고 싶은 마음은 접어 둔 것인지 한번도 추어탕 먹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께 남편 생일을 맞으면서 생일에도 추어탕을 잘 끓여 주셨던 어머님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추어탕을 끓일 수 있는 방법을 이제 좀 찾아보고 알아보고

어머님 만큼은 아니어도 아내의 손 맛으로 추어탕 맛을 보여 줄 수 있게 미꾸라지를 이곳더도 살 수 있는지?를

알아 보려고합니다.정 안되면 식품점에 가서 우리 말로 ‘추어탕’으로 표시된 냉동고 속에 든 추어탕이라도 그냥 사 와야겠습니다.

추어탕이란 말만 들어도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어머님의 사랑과 정성과 수고와 헌신과 늘 새벽마다 새벽 예배 드리러 가서

기도의 자리에서 우리들 위해 기도해 주시던 신실하신 권사님이신 어머님의 향기가 가슴 가득 전해와서 코끝이 찡해지고

눈과 코에 고여있던 샘터가 펑 터집니다.

이번 주일 전교인 점심 대접을 위해 지금 시장에 가려고합니다.

저희 교회는 특별 기념일 때 친교실 접대와 강단 꽃꽃이로 성도님들이 함께 섬깁니다.

남편 생일 때는 전교인 점심 대접을 결혼 기념일 때는 강단 꽃꽃이로 섬기려고

친교실 입구에 준비된 표에 이름을 써 넣었습니다.

 

그냥 돈만 내고 빵과 커피로 하는경우도 있고 또 어떤 분들은 조금 더 수고해서 밥을 하기도합니다.

함께 서로 섬기며 따뜻한 밥을 먹는 주일은 또 더 풍성하니 감사합니다.

남편이 이번 주에 생일이 있었기에 ,저는 감사한 마음으로 미역국으로 준비하려고 지금 시장을 나가려고합니다.

미역을 사고 잡채거리로 당면과 야채들을 사면서 오늘은 꼭 식품점 냉장고와 냉동고를 잘 살펴 봐야겠다싶습니다.

추어탕이라고 쓰인 봉지가 있으면 꼭 챙겨 올 생각입니다.

토론토에서도 추어탕을 어떻게 직접 집에서 끓여 먹을 수 있을지를 잘 아는 분들께 여쭈어 볼 생각입니다.

 

 

남편 생일을 맞을 때마다

영육 건강하게 착하고 온유한 성품으로 잘 키우주신

어머님께 더욱 감사한 마음이 가득해집니다.

추어탕이 저도 많이 먹고 싶습니다.

어머님이 참 많이 그리운 날이 분명한가봅니다.

 

“어머님! 사랑합니다,어머님! 늘  감사합니다…..!”

 

 

2016,1,8,금요일,점심에, 시장 나가려다가 문득 국거리를 생각하다가 추어탕을 늘 맛있게 해 주시던 어머님이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시간에, 어머님의 기도 소리와 기도하시던 그 자리를 기억하며

어머님의 기도 제목들이 우리들 가운데서 하나씩 응답되어져 감을 감사드리며 ,사랑하는 마음!,늘 감사한 마음을 어머님께 띄어 보냅니다.

1 Comment

  1. soonamsky

    2016년 1월 9일 at 4:12 오전

    저가 쓴 글을 저가 읽어 보는데도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요.

    정말 오늘은 유난히 어머님이 더 많이 그리운 날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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