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짠지! 나의 위대한 일에 동참해 줘서 고마워”

곤짠지 덕분에 남편이 맛있게 식사를 해서 좋다.말린 무우로 양념을 잘 버무려서 만든 무우 말랭이 김치다.고향 안동에선 곤짠지라고 부른다.조카가 3월말에 어학 연수를 오면서 곤짠지를 가지고 왔다.고향에서 가져온 우리나라 무우로 만든 것이어서 더욱 맛있다.교회 찬양대 간식 당번일 때 밥을 하면서 반은 덜어서 갔다.너무 귀한 것이라서 함께 맛보며 나누고 싶었다.그리고 남은 반은 정말 나눠주고 싶은 사람이 생각나도 우리 가족이 챙겨 먹었다.보내 준 언니의 정성을 생각해서이다.오도독 십히는 맛도 좋다.온 가족이 다 너무너무 좋아한다.그래서 보내 준 올케 언니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또 했다.

곤짠지는 내게도 참 많은 추억이 있다.상급생이 되어 도시락을 싸 가면서 종종 나를 당황하게 했다.양은 도시락 안에 반찬 통이 같이 들어 있었다.갑자기 돌발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겨울이 되면 곤짠지는 내 도시락 반찬의 단골이었다.반찬 물이 흐르지 않게 조심해서 가방 안에 넣었다.그런 내 정성을 무시하고 종종 곤짠지는 가방 속에서 춤을 추었다.교과서는 물론이고 정성들여 노트한 공책에게까지 흥을 돋구어 놓았다.야속하긴 했지만 흘러버린 반찬 물이 밉지는 않았다.그냥 툭툭 털고 또 휴지로 닦으면서 반찬 물이 베어서 약간은 두툼해진 책 모서리를 어루만지며 잘 챙기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시골에서자라서 마음도 참 너그러웠던 것 같다.이것이 참 감사하다.물이 베여도 책 내용은 흠이 없고 그대로 잘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어머니께서 최대한 물기를 빼고 넣으셨는데도 언제 그렇게 책에 물이 베일정도가 생기는지도 신기했다.나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친구들이 몇차례 경험한 일이다.

요즘 다양한 반찬들이 있고 싸 줄 것이 많은 시대에 살면서 내가 어릴적에 7명의 자녀들 도시락을 싸시면서 엄마가 마음 쓰셨을 일들이 가슴 가까이 전해 온다.그 때 그 곤짠지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모른다.매일 넣어 주셔도 질리지를 않았으니 참 감사하다.

내게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가져다 준 곤짠지를  여전히 참 좋아한다.한국 식품점에 가서 종종 말린 무우를 사온다.고향 생각이 날 때면 더욱 그렇다.오후에 시장 나가는 길에 한국 식품점 들러서 곤짠지거리를 사오려고한다.언니가 보내 준 곤짠지 그릇을 오늘 저녁 비울 정도로 조금 남았기 때문이다.우리도 먹고 이번 주일 선교 바자회를 위해 팔 수 있게 내기도 해야겠다.

기본 양념을 고춧가루 10큰술,액젓 3큰술,진간장 6큰술,조청 6큰술,매실청 3큰술,마늘 6-7쪽,통깨를 생각하며 무우 양에 따라 잘 조정해서 맛있게 만들어 볼 생각이다.오늘은 고기 도매상과 코스트코랑 한국 식품점까지 시장만해도 차로 날아 다녀야된다.이번 주일 쇠고기 덮밥으로 선교기금 마련 음식 판매를 위해 일은 다 내일 새벽 예배드리고 함께 하지만 올해 책임자인 내가 시장은 준비해서 봐 둬야된다.일을 해 보니까 작년과 그 전에 하셨던 분들의 수고를 알게되니 감사하다.교회 일이든 또 어떤 일이든 간에 직접 해 보지않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수고를 잘 알기가 쉽지 않다.그래서 올해 일을 하게 된 것도 감사하다.다른 사람들의 수고를 직접 제대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점점 상대방의 수고를 헤아릴 수 있고 더 고마워할 수 있어짐이 감사하다.조금씩 나의 삶의 경험도 많아진다는 의미이니 감사하다.특히나 어떤 이익이나 보상을 바라지 않고 즐겁게 섬기는 자리에서 묵묵히 아름답게 일하시는 많은 분들이 떠오른다.참 귀한 분들이시다.정말 천국에서 해 같이 빛날 사람들이다.

시장 보러 가려고 목록을 적다가 곤짠지에 대한 추억이 잠시 발을 멈추게 했다.어머니의 맛과  언니가 고향서 보내 준 그 맛까진 못미치더라도 우리 가족이 또 맛있게 먹을 곤짠지를 담글 마음이 설렌다.이쯤되면 분명 나도 프로 주부가 맞다싶다.

내 사명의 자리,내 행복의 자리!

나는 가족을 위해 집안에서 준비하는 모든 일들이 너무 즐겁고 좋다.

결코 하찮은 일이 아니다.청소도 빨래도 특히 요리는 더더욱 그렇다.

참 위대한 일을 나는 하고 있다는 감사를 얻으며 내 스스로를 많이 칭찬한다.

정말 맞다,나는 오늘도 위해한 일을 하고 있다.

그 하나가 가족들을 위해 사랑하는 이웃들을 위해 내 손이 즐겁게 할 일들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곤짠지!

참 사랑스런 이름이다.

곤짠지 만들기!

나의 오늘 하루를 또 위대하게 만들어 줄 즐거움으로 다가옴이 감사하다.

내가 하는 소소한 일들 속에서 행복을 안게 하시는 주님께 감사를 드린다.

 

8 Comments

  1. 오석환

    2016년 5월 21일 at 2:49 오전

    상주에서는 골곤짠지라고 했는데.
    Missisauga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김 수남

      2016년 5월 21일 at 11:18 오전

      네,오석환선생님 반갑습니다,상주가 고향이시군요.자랄 때 상주는 이웃같이 느껴졌습니다.미시사가에
      사시는군요.주님 은혜안에 범사 승리하시길 기도합니다.감사합니다

  2. 데레사

    2016년 5월 21일 at 8:20 오전

    안동에서는 곤짠지라고 불렀군요.
    우리 고향 경주에서는 그냥 무말랭이라고 했던것 같기도
    하고 특별한 기억은 없지만 제 도시락 반찬도
    단골이었죠.
    제가 만들어 보면 옛날 그맛이 아니에요. ㅎ

    • 김 수남

      2016년 5월 21일 at 11:15 오전

      네,경주는 참 기억에 남는 도시에요,국민학교 6학년 때 수학여행을 갔거든요.
      다보탑 앞에서 친구들이랑 사진찍었던 그 날 기억이 어제 같아요.고향은 언제나 참 따뜻하고 좋아요.
      유적지인 경주가 고향이셔서 기억나시는 추억도 많으시겠어요.초여름 날씨라고 들었는데 올 여름도 더위 잘 이기시며
      더욱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감사합니다

  3. 無頂

    2016년 5월 21일 at 9:11 오전

    ‘나는 가족을 위해 집안에서 준비하는 모든 일들이 너무 즐겁고 좋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생각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 자신 부터 해봐야겠습니다 ^&^

    • 김 수남

      2016년 5월 21일 at 10:20 오전

      아,네,선생님! 방문해 주시고 말씀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늘 건강하셔요.

  4. enjel02

    2016년 5월 21일 at 7:02 오후

    곤짠지 경상도에서는 그렇게 부르나 봐요
    처음 들어본 말이네요
    우리 어머니는 무말랭이를 고춧잎과 같이 간장에 담근
    무말랭이장아찌를 잘 하셨는데 그것도 맛 있었거든요
    덕분에 우리 어머니 생각까지 했네요
    그리고 그 양은 도시락 겨우 반찬 넣을 수 있는
    작은 분리 통이 있을 뿐이니 국물이 나올 수 밖에요
    기억나요 누렇게 변색된 잭과 공책 그런 적 있었거든요
    먼 곳에서도 고향의 맛을 만들고 가족이
    즐길 수 있으니 좋으시겠어요

    • 김 수남

      2016년 5월 24일 at 9:53 오후

      네,경상도 중에도 다른 곳은 몰라도 저가 자란 안동에선 곤짠지라고 불러요.간장에 담근 무말랭이 장아찌도
      정말 맛있겠네요.함께 옛 추억을 기억하며 나눌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요.고국은 여름 날씨라고 들었는데 더위 잘 이기시고 늘 건강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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