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을 만들어 가는 복 손!’

이번 주일에 한복을 입을 예배가 있다.임직식이라고 부른다.내게도 5벌의 한복이 있다.하나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사은회를 할 때 모두 함께 한복을 입자고해서 처음으로 내 몸에 맞춰 지었던 옷이다.졸업식 때도 입었다.공단으로 된 것으로 그 당시는 유행하던 디자인으로 수가 놓인 붉은 색 치마에 분홍색 저고리인데 고름과 소매 끝과 겨드랑이 부분엔 치마 색깔의 붉은 색이 조화롭게 된 예쁜 옷이다.

그 이후 2번째 한복은  약혼식 때 입은 핑크색이다. 소매 깃과 동정 깃 부분에  꽃 무늬가 있는 것이다.그리고 3번째,4번째는 결혼할 때 한 옷이다.하나는 보통의 신부들처럼 패백을 드릴 때 속에 입은 노란 저고리에 철쭉꽃색 치마이다.또 다른 하나는  한복집 아주머니가 시어머님께 권한 작가의 작품이라는 연두색에 치마 끝과 소매 끝에 자연스런 물결무늬 그림이 그려진 것이다. 이후 5번째 한복은 신사임당 기념 백일장에서 입상한 사람들이 그 다음해 5월에 신사임당의 날 기념식에 똑 같이 지어 입고 참석하려고 하게된 겨자색 한 복이다.옷 깃과 소맷 깃은 조금 더 진한 겨자빛깔이 되어 있어서 은은하다.

이 5개의 한복 모두 28년에서 30년이 넘은 옷들이다.이민 올 때도 모두 다 잘 챙겨 넣어 왔다.내게 있는 옷이기에 이번에도 당연히 입으려고 했다.그런데 친구들이랑 이웃 언니들이 요즘 새로운 예쁜 옷들이 많다고 새로 하나 하라고 했다.그래도 잠시 입는 옷에 비싼 돈을 들이고 싶지도 않고 대여하는 집이 있다니 그럼 요즘 스타일에 맞는 것을 잠시 빌려 입어야겠다 싶었다.최근에 딸 결혼을 시킨 아는 언니가 예쁜 한복이 있다고 빌려 주겠다고했다.한국에서처럼 한복 세탁이 쉽지 않기에 입고 그냥 드리기도 미안하기에 괜찮다고 했다.마음 써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돈을 좀 주고 빌려 입는 편이 마음 편하겠다 싶었다.

오늘 오후 2시에 예약을 하고 드디어 한복 대여 집에 들렀다.몇 개 골라 주시는데 내 품에 맞는 것이 없었다.치마는 괜찮은데 저고리들이 다 컸다.주인 아주머니께서 내가 살이 너무 없어서 맞는 것이 없다고 했다.아이 넷을 낳아 키우면서 바쁘게 지내서 나는 처녀 때 허리 사이즈와 처녀 때 몸무게 그대로이다.말른 것이 아니고 그대로인데 보통의 아주머니에 비해 살집이 적어서 저고리가 잘 맞지 않는 것이었다.본인 가게에 있는 대여 한복 중엔 내게 맞는 것이 없다고 했다.다른 두 세 군데 대여집이 더 있지만 다시 예약하고 가기도 시간이 아깝고 그냥 내게 있는 옷을  입기로 마음 먹었다.내 옷이니 내 몸에 딱 맞는 것이기에 그게 최고다는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었다.

대여하는 것도 생각보다는 꽤 비싼 금액이었다.나는 100불 정도면 빌릴까? 싶었는데 300불이 넘었다.있는 옷 그냥 입고 이제 아들들 장가 들 때나 딸내미 시집 보낼 때 새로 한 벌 해 입으면 되겠다 싶었다.그냥 오기가 미안해서 최대한 맞는 것으로 하나 정하려고 하니 그 분이 참 고맙게도 자기가 전문가인데 자기 옷을 몸에 잘 맞게 입혀드려야 본인도 마음이 흡족한데 잘 안 맞는 옷을 입혀 드리고 싶지는 않다며 본인 일이니까 미안해 하지 마시라고 했다.모습도 고왔는데 마음씨도 참 고운 분이었다.한복을 지으시는 분이어서 그런지 정말 멋스런 향기가 느껴진 아름다운 분이었다.

새로 맞추어 입기는 이번 주일이라 너무 시간도 안 맞고 그 댁에 있는 대여 옷 중에는 맞는 것이 없어서 그냥 나오게 된 것이다.그 분이 옷을 몇개 골라 입혀 보시면서 오른 손을 왼 손 위에 놓는 한복 입을 때의 손모양을 말씀해 주면서 내 손을 몇차례 잡았다.

“이렇게 예쁜 손은 처음 보았어요.”라고 했다.

“어머,그래요? 고맙습니다.일을 많이 해서 뻣뻣해요.”

“아니에요,너무 예쁜 손이세요”

“감사합니다.제 손이 복 손이거든요”라면서 내가 내 손을 칭찬하며 함께 즐겁게 웃었다.

정말 ‘복을 만들어 가는 복 손!’이라고 스스로 축복을 했다.

정말 나는 내 손을 참 많이 사랑하고 좋아하고 고마워한다.

내게 주어진 일들을 즐거이 참 행복하게 잘 감당하는 손이 나는 늘  고맙고 좋다.

살집이 많지 않아서 힘줄이 많이 들어나 보인다.동네 친구가 내 얼굴은 고은데 손을 보면 놀랍다고 할 정도다. 악수를 하면

일을 많이 한 손임을 금방 알아 볼 수 있다고 했다.한복을 지으시는 이 분은 내 힘줄이 들어 난 손을 보고 많은 손님들을 보았지만

내 손처럼 예쁜 손을 못 보았다고 하니 참 즐겁고 감사했다.정말 보드랍고 잘 가꾼 손들이 많을텐데 나는 손톱에 메니큐어도 바르지 않고 얼굴이나 다른 부분에 비해선 제일 거친 부분이기도한데 예쁘게 봐 줘서 감사했다.

어머니다운 손이라는 뜻인지? 그 분 나름대로 예쁜 손의 기준이 있다면 내 손이 그 분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기준에 맞는 손이었던 것 같다.내가 내 손을 사랑하고 예뻐하듯이 내 손을 예쁘게 봐 준 분을 만나서 즐거웠다.오늘은 그냥 왔지만 다른 분이 한복을 지으려고 하시거나 또 내가 나중에 한복을 한 벌 새로 맞추게 되면 이 댁으로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분은 고객 관리를 잘 하신 것이다.돈을 벌 목적이 아니라 진심으로 고객에게 더 잘 맞는 옷을 입히고 싶어하신 분이셨다.1시간이나 내게 할애해 준 것이 미안해서 그냥 나오기가 마음 쓰였다.그런 내게 전혀 괜찮으니 아는 언니한테 빌려 입던지 그냥 내 것 입으시라고 말해 준 것도 감사했다.나도 비지니스를 해 본 경험으로 손님을 다시 오게 하는 그게 바로 고객 감동인 것이다.이 분은 오늘 내게 다시 와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했기에 사업을 참 잘 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임직식은 주님 일에 헌신하는 섬김의 자리 즉 종의 역할을 제대로 잘 감당할 다짐의 자리이기에 내게 잘 맞는 내 옷으로 입는 것이 맞다 싶다.30년이 되었어도 내 몸에 잘 맞는 옷이 있음도 감사하다.최신 유행 것을 입어 볼까?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맞는 것이 없는 것을 통해 내 몸에 익숙하고 잘 맞는  내 옷이 제일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돌아 온 것이 감사하다.한복이 크게 유행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빛깔도 여전히 곱다.오늘 한복 전문집에 다녀 온 덕분에 내 옷을 그대로 입겠다는 결정을 바로 내릴 수 있었음도 감사하다.주님 일을 하는데는 직분에 상관없이 충성해야된다.그런 중에도 권사로 세워주시니 또 힘닿는데까지 즐거이 헌신하며 충성할 수 있길 스스로에게 당부하며 하나님께도 감사 뽑아 준 성도님들께도 감사드린다.

손이 예쁘다고 말해 준 한복집 아주머니의 말씀처럼 내 예쁜 손이 더욱 아름답게 섬기며 부지런히 또 사랑과 행복을 가꾸어 가는 일에

사랑스럽게 계속 잘 사용되어지길 기도하며 축복한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5월 25일 at 1:41 오후

    오래된 옷이라도 자기 몸에 맞으면 됩니다.
    잘 하셨어요.
    잠시 입자고 300불은 너무 아까워요.

    • 김 수남

      2016년 5월 26일 at 5:35 오전

      네,맙습니다.지금 꺼내 보니 여전히 새 옷 같고 빛깔도 고와서 좋습니다.저가 화려한 것보다 수수한 것을 좋아하니
      어제 여러 옷 본 것보다 저의 옷이 더 낫다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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