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선수를 떠나 보내던 날!

2005년 7월 30일 토요일 ,오후에

 

아이들과 함께 마음이 들떠서 로저스센타(구 스카이 돔)로 향하던 어제와는 달리

차분한 마음으로 바쁘지만 그래도 여유를 찾아 감사하게 주말 오후를 보내고 있다.

 

어제는 정말 아쉬움이 큰 특별한 날이었다.

박찬호 선수를 만나기 직전에 너무도 아쉽게 떠나 보낸 날이 되었기 때문이다.

 

'코리안 데이'라는 특별한 이벤트까지 열어서 우리가 얼마나 박찬호 선수를 좋아하고 기대하는 지를

알았던 브르제이스 팀도 어제 갑자기 트레이드 되어 등판 못한

박찬호 선수 일로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지 않았을까?싶다.

그들 역시 우리들만큼은 아니어도 황당했을 것 같다.

 

서울서 온 6학년인 조카에게는 좋은 추억거리가 되겠다 싶어 더욱 기대가 되었었는데 그만......

 

로저스센타까지 전철로 갔다.

유니온 역에서 한 10분 걸었는데 막내가  종종 안기기는 했지만 잘 걸어서 함께 갔다.

남편은 가게 때문에 둘째는 교회 모임으로인해

딸내미는 몇차례 야구장에 가 보더니

재미 없다고 안가고 아빠 곁에서 책을 읽고 있겠다고 해서

큰 아들과 조카와 막내랑만 같이 갔다.

박찬호 선수가 등판하는 날이니 같이 가자고 권유해 보았지만 딸아이는 관심이 없었고

나 역시 야구장에 갈만큼 한가하지가 않지만

박찬호 선수의 투구하는 모습을 직접보고

조카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이면서 설명도 해 주고 싶은 마음에 바쁜 중에도 짬을 내었던 것이다.

 

40불짜리 티켓을 한국사람이라고 30% 할인을 받아서 28불씩 3장에 84불을 카드로 미리

예약해 두었다.

막내는 아직 어려서 무릎에 안고 볼 수 있기에 티켓 구입을 하지 않았다.

 

평소에는 크레딧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지만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크레딧카드로만 예약을 받기에

이럴때 카드를 유용하게 사용한다.

9번 창구로 오라고 전화 예약시 들었기에 그곳에 가서

사진이 든 아이디를 갖고 오라고 했기에

자동차면허증을 제시했더니 금방 봉투에 미리 준비해 둔 표를 찾아 주었다.

 

사물놀이 팀이 경기장 밖에서 흥겹게 한인의 날을 돋보이게 했고

붉은 티 셔츠를 차려 입은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고

축구 경기 때의 하나된 우리들의 마음을

이곳에서도 박찬호 선수 응원하는데 같은 마음으로 표현이 된 것 같다.

 

아들은 박찬호 선수가 투구 연습하는 볼팬으로 가까이 가자고 해서

우리 자리를 일단 확인해 두고 연습하는 가까이에 갔지만

아들이 좋아하는

찬호 형을 만날 수가 없었다.

 

일단 우리 자리 가까이에 와서 토론토 블루제이스 팀 선수들 사인을 받기로하고

아들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곧 시작될 경기에서 직접 공을 던지는 것을 보자며

기대를 갖고 다시 우리 자리로 와서  홈팀 선수들을 만났다.

오늘은 홈팀이 있지만 박찬호 선수로 인해서 택사스 레인져스 팀을 응원하는 우리들이고

자리도 한국 사람들끼리 따로 모여 앉을 수 있게 티켓을 판매해 주었었다.

 

블루제이스 팀의 100마일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인

Brandon League 선수의 사인도 받고  나는 막내랑 함께 브렌든 리거랑 사진도 찍었다.

 

두 군데로 한국 사람들을 모아 주었는데 어웨이팀에 한그룹

그리고 홈 팀 자리 중에 한 그룹이 되도록 한국 사람들 자리를 배정해 주었는데

우리는 블루제이스 홈팀 자리에서 모여 앉은 한국사람들 팀에 앉게 되었었다

 

'어머나!어머나!'하는 우리나라 노래가 경쾌하게 구장에 울려 퍼지고

몇 가지 다른 우리 노래도 나는 처음 듣지만

조카는 몸을 흥겹게 흔들면서 따라부르는 정겨운 우리 말의 멜로디를  들으니

정말 코리안 데이라는 실감이 났다.

더구나 장내 안내도 이곳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여자 아나운서의 통역이 동시에 되어서

우리 말이 로져스 센터에서 울려 퍼지는 기쁨도 컸다.

 

그러는 중에 아들이

"어머니! 이상하네요.멀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저기,볼팬에서 공 던지는 사람이 찬호 형이 아닌 것 같네요.폼은 비슷한 것도 같은데 번호가 61번이 아닌 것 같아요"

라는 소리를 했지만 나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이제 곧 당연히 박찬호 선수가 '짠!'하고 나타나려고 일부러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하태윤 총영사 님이 시구를 할 때만 해도 우리는 박찬호 선수를 애타게 기다렸다.

그런데 선수 소개가 되는데 그 때까지도  박찬호 선수 이름이 떠 오르지 않자

박찬호 선수가 컨디션이 않좋은가? 왜그러지? 싶은 궁금증은 있었지만

정말 트레이드 되었으리란 것은 상상도 못했었다.

 

“아마 오늘 온 사람들 내일 또 다 오라고 팀에서 일부러 변경해서  내일 등판하는 것이 아닐까?’라며

나는 혼자 생각을 아들에게 전하였더니

아들 역시

“정말 그럴 수도 있겠는데요”라며 맞장구도 쳤다.

 

앞에 앉은 연세가 드신 아저씨는

 

"어어?,찬호 보러 왔는데 이 무슨 일이지.......”라면서

어리둥절해 하시며 경기가 시작된 것을 지켜 보셨다.

 

그 때만 해도 우리는 박찬호 선수가 모습이라도 곧 보여주리라는 기대로

열심히 택사스를 응원하면서 2회까지 그런대로 흥미를 갖고 경기를 지켜 보았다.

 

3회가 막 시작되었을 무렵

자리를 잠시 비었다가 다시 들어온 앞 자리의 대학생정도 되어 보이는 나이의 청년이

 

"박찬호가 트레이드 되었대요.샌디에이고로"

 

"정말이요?,아니 이럴수가,어떻게 이렇게 황당한 일이  있을 수 있지"라면서

아들은 너무도 놀라고 당황해했고 우리 모두 너무도 뜻 밖의 소식에 힘이 빠지는 듯했다.

 

그것도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전격 트레이드가 되었다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 역시

"택사스 구단도 정말 너무했다.오늘 코리안데이라는 것도 알텐데  이렇게 많이 모인 우리들을 위해서라도

트레이드 하더라도 오늘 경기가 끝나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아쉽고 황당한 마음을 털어 놓았고 주변으로 급속히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졌다.

 

아들은 경기장에서 핸드폰으로 아빠에게 이 소식을 바로 전해 드렸는데

남편도 아들 소식에 많이 놀라와 했다고한다.

 

맞은편의 우리나라 자리에도 사람들이 벌써 트레이드 소식을 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은

그 싯점부터 모두가 일제히 택사스 응원하던 방향을 바꾸어

블루제이스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알 수가 있었다.

 

나 역시 택사스 팀이 잘 할 때 신나 하 던 방향을 금새 바꾸어

블루제이스를 신나게 응원을 했다.

 

경기장이 거의 가득 찰 정도의 많은 사람들이 왔고 3분의 1 이상이 한국 사람이었다.

 

아들과 조카는 레인져스가 져버려라는 마음으로

블루제이스를 응원하면서

“렛츠 고우 블루제이스!”라고 외치면서 속상한 마음을 그렇게라도 표현하고 있었다.

 

아들은 잠시 후에

“어머니 그런데요.생각해 보니까 박찬호 선수한테는 오히려 잘 된 일인 것 같아요.

샌디에이고는 진짜로 투수한테 좋은 팀이거든요.

그리고 지금 1등을 달리고 있어서 잘 하면 박찬호 선수가 올스타에도 나올 수가 있어요”라면서.

 

트레이드 소식에

엄마의 기분이 별로 유쾌하지 않아 보였던지 내게 자기의 의견을 다시 말해주면서

박찬호 선수한테 잘 된 일이라면서

이제는 금방 현실에 적응을 하고선 신나게 블루제이스를 응원했다.

 

그리고

또 한다는 말이

“어머니 아마 박찬호 선수 어머니도 샌디에이고에 트레이드 된 것을 아주 좋아할걸요.

왜냐하면 샌디에이고는 스님이 세운 도시라던대요…”라면서

불교 신자인 박찬호 선수 어머니가 좋아할 팀이라는 말까지 하면서

자기가 듣고 안 대로 내게 박찬호 선수의 트레이드가 선수 본인에게는 여러모로

잘 된 일이라는 해석을 계속 해 주면서 경기를 관전하는 모습을 보니

좋은 해설가를 옆에 두고 야구를 보는 재미가 더해졌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서 진짜 더 잘 되었다면서

아들은 계속 내게 트레이드가 잘 된 것이라며 이야기를 하면서도

너무도 갑작스런 황당한 일이라는 것엔 함께 공감을 크게 해 주었다.

박찬호선수도 예수님 믿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부모님까지 전도할 수 있는

신앙인이 되어서 경기에 승리할  때마다 하나님을 증거하는 사람이 되길 기대해보며

마음으로 기도한다

 

경기 시작 직전에

처음으로 로져스 센저 돔 구장의 지붕이 열리는 것을 지켜보는

행운도 얻었다. 낮에 날씨가 조금 흐렸었기에 닫았던 지붕을 오후에 다시 개이면서

맑은 하늘이었기에

우리가 자리에 앉아 있고 경기가 시작되기 한 40여분 전에 서서히 지붕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 위로 CN타워가 우뚝 하늘 높이 서 있는 모습이 보여서 막내는

 

“이야 시엔타워다!”라면서 환호성을 쳤었다.

그 때만 해도 박찬호 선수를 만날 기대가 컸었는데……

 

나도 아들 말처럼 박찬호 선수가 받아들인 일이고 이번 트레이드가

앞으로 남은 선수 생활에서 전에 빛나던 모습들을 다시 회복하고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다시 삼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되어서 안심이 되고 좋게 느껴졌다.

 

우리는 시엔타워가 금방 바라다 보이는 가까운 곳에서 몇 정거장 안되는 전철로 왔지만

내 주변에서 만난 사람들은

해밀턴,구엘프,뉴마켓등 최소한 한 시간에서 2-3시간이 걸려서 온 사람들도 많았기에

오늘 박찬호 선수를 못보고 가는 아쉬움이 컸었던 것은 사실이다.

 

모두가 기대하고

더구나 한인의 날이라고 바쁜 중에도 모두가 한마음으로 모여든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 마음도

모두가 처음엔 황당했을지라도

대부분 모두 트레이드가 된 것이

박찬호 선수에겐 잘 된 일이라는 생각들을 가지신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택사스 레인져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항의 글을 마구 올리자는 이야기들은

많이들 했다.

나 역시 아들한테

“얘 너도 텍사스 홈페이지 들어가서  한마디 해라”라고 하기도 했다.

 

 

처음에

“티켓 환불 받아야되는 것 아니에요?”라던 구엘프에서 온 아주머니도

끝까지 잘 경기를 관람하고 즐겁게 떠나는 모습에서만 보아도

모두가  박찬호 선수의 트레이드로 인해 더 좋은 일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들이  담긴 것 같았다.

 

집에와서 늦은 시간에 인터넷 뉴스로 정말 트레이드가 되었음을 확인하고는

더 확실하게 현실로 받아 들여졌다.

 

갑자기 트레이드 되어서 우리뿐만 아니라 박찬호 선수 역시 놀랐겠지만

앞으로 더 좋은 기회를 만들어갈 도약의 계기가 분명 될 거라 믿기에

새롭게 기대를 갖게 된다.

 

리그가 바뀌어서 이젠 토론토에서 다시 박찬호 선수를 볼 수 없겠다는 아쉬움이 가장 크다.

다음에 또다시 언젠가,

기회가 되어 토론토에서든 아니면 우리가 다른 곳에 가서 만나든

선수 생활 가운데 계속 건강하게

좋은 성적을 내면서 모두에게 처음처럼 사랑받는 박찬호 선수가 되길 진심으로 기도하게된다.

 

박찬호 선수를 떠나 보낸 것이 아니라

이제 새롭게 그리고 더 멋진 선수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 올 박찬호 선수를

맞이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바꾸었다.

 

 

 

박찬호 선수! 화이팅!!!

 

———————————————-

 

-찍어온 사진들을 올리려는데 실력이 부족해서 잘 안됩니다.

기술을 익히게되면 활용하겠습니다.

-로져스 센터 지붕이 열리는 모습 중 한 컷과 브렌든 리거랑 찍은 사진은 조금이나마 올라 갔는데

글과 함께 뜨지가 않네요.제 모습과 막내 모습도 실제는 오히려 괜찮은데(?) 사진 발이 잘 안받았습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