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다녀 오는 날은 더욱 감사가 커진다

2006년 1월 12일 목요일 봄 같이 포근한 영상의 기온 속에서.

 

병원에 다녀 오는 날은

살아 있음 자체가 큰 감동이 되고

감사가 더 커진다.

 

토론토의 겨울답지 않은 포근함이 너무도 좋아서

가게 문을 종일 활짝 열어 두었다.

내일은 영상 10도까지 올라 간다는 손님 말을 듣고는

정말 봄이 멀잖았다는 생각은 하지만

아직 영하 20도가 오르내릴 강추위가 이 속에 남아 있음을

경험으로 알기에 며칠 좋은 날씨가 너무도 반갑다.

 

진혁이가 어제 피아노 시험을 잘 못보았다고 해서 어쩌나 싶긴 하지만

항상 잘 못했다고 해도 90점이 넘었으니 나는 안심을 아예 해버렸다.

전에도 학교 시험을 너무 못보았다고 해서 나도 염려를 했는데 본인이 정한

골에 못 미쳐서 못한 것이지 단 한 문제 놓친 것 가지고도 너무 못했다고 하는 아이라서

나는 진혁이가 못했다는 것엔 이젠 감사하게도 느긋해진다.

그동안 바쁜 중에도 최선을 다 했으니 잘 한 것이라고 격려를 해 주었다.

 

오늘 아침 10시에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하고 왔다.

아이들 학교 챙겨 보내고

막내는 아직 자는 것을 보고 9시가 조금 넘어 병원으로 향했다.

전철이 우리 집에서 병원까지 바로 연결이 되기에 TTC를 이용했다.

막내가 깨서 짧은 옷을 입은 채로 가게에 내려 올 것을 대비해서 아이 옷을 챙겨서

남편에게 주고 막내를 데려 가려니 어제 늦게 자서 아직 더 잘 시간이라 속히 다녀 올 생각으로

혼자  집을 나섰다.

 

페밀리 닥터 사무실은 병원 빌딩 안에 있어서 거의 모든 검사를 같은 건물 안에서 할 수 있어서 좋다.

초음파 역시 같은 빌딩임은 물론이고  6층 같은 통로에 있어서 편리하게 할 수 있었다.

9시 반 정도에 도착이 되었는데

미리 접수를 하니 그 시간에 환자가 없었는지 10시가 되기 전에 미리 들어 오라고 해서

잠자는 막내를 두고 온 것을  생각하니 얼마나 감사하던지 몰랐다.

 

여자 임상 병리사가 체크를 하는데 거의 20분 정도 세밀하게 체크를 해주었다.

내가 가끔씩 오른쪽 배가 아프다고 했더니 오른쪽을 집중적으로 체크하는데

혼자서 계속 말을 해 가면서 사진 찍기 클릭을 해 가면서 친절하게 해 주었다.

계속 숨을 몰아 쉬라고 해서 크게 숨을 몰아 쉬면서 편안히 누워 있었다.

왼쪽도 함께 체크를 일일이 해 주었다.

별 이상은 당연히 없을 줄 알지만 그래도 한 번 검진을 받아 두는 것이 더 안심이 되겠기에

검사를 잘 받았다 싶다.

검사할 때 배에 끈끈한 액을 많이 발라 두어서 한 참 닦아 내고 시계를 보니 10시가 채 되지 않았다.

 

서둘러 집에 오려고 에레베이트 앞에서 혹시나 싶은 생각에 전화를 걸었더니

막내가 깨서 아빠 곁에 와 있는데 다행히 엄마 없었다고 울지도 않고

“엄마 빨리 오세요”라며 의젓하게 말을 해서 안심을 했다.

셀븐 역에서 단다스웨스트 전철 역까지 거의 15분이 채 안 걸려서 집에 오니

잘 기다리던 막내가 엄마가 너무 반가웠는지

그제서야 울음을 터트리면서

“엄마,왜 나 안데리고 갔어”라면서 한참을 울었다.

엄마가 있는데도 잠시 그렇게 그리웠는데

정말 엄마가 없는 아이들 마음은 어떨까?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엄마가 없는  아이들도 우리 주님의 사랑으로 인해서 그 마음의 빈 자리들이

제대로 가득 채워져 가길 기도하면서

무책임하게 자식을 버리거나 남의 손에 내 보내는 일이 없이

내가 낳은 자식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아는 성숙된  젊은 부모님들이

모두가 되어지면 좋겠다싶다.

 

‘엄마!”

이 한마디를 통해 얻는 아이의 위로가 얼마나 큰지를 안다.

아이가 품에 안기며 앙 울음을 터뜨리면서 그 마음에 다시 평안을 얻는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

정말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아이들의 평화의 샘이라는 생각이 든다.

 

병원에 다녀 오면서 전철에 앉아

나의 건강을 위해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왠지 내가 절대 아프면 안된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아직 내가 할 일이 많고

하나님이 맡겨 주신

아이 넷을 잘 키워 하나님이 기뻐할 자녀가 되게 할 책임이 있는데

하나님께서 설마 내 건강에 근심을 주시겠나?싶은 안도를 하면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겨야겠다고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편안해져오고

염려가 되지 않았다.

 

아버님께서 용돈을 잘 받으셨다고 고맙다시며 전화를 일부러 하셨다.

많이는 아니지만 부모님께 매 달 보내 드릴 수 있음이 감사하다.

큰서방님 앞으로 보내서 아버님 어머님께 5분의 4,를 찾아 드리고

안동  친정 어머니 우체국 통장으로  5분의 1을 송금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감사하게도 우리는 이곳서 공부하는 귀한 권사님 자녀들이 있어서 캐나다 달러를 이곳 자녀들에게 주고

한국에 계시는 권사님 내외분이 우리 서방님 통장으로 원화를 송금하는 것으로 하기에

두 가정 모두 송금에 따른 불편을 줄일 수 있어서 감사하다.

 

오빠들이 있다고 친정어머니께 너무 무심한 것을 반성하면서 올해는 친정 어머니께도

매달 조금이나마 마음을 담아 보내 드리기로 남편과 결정을 했다.

부모님이  능력이 안되시면 더 말할 것도 없고 능력이 되셔도 자식된 도리로 부모님을 우선 순위로 두어야

용돈을 조금이라도 보내 드릴 수가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쓸 일이 많다고 그리고 엄마는 아들들이 많아서 다 잘하는데 생각하니

겨우 무슨 행사 때나 마음을 담아 드리곤 했 던 것이 반성이 되었다.

항상 시댁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이런일 저런일 나서서 하면서도

친정엔 너무도 소홀했는데 올 해부터 정기적으로 친정 어머니께도 용돈을 보내 드리게 되어 너무도 감사하다.

 

별로 쓰지도 않는데 매 달 2만원 이상 돈이 빠져 나간다고

핸드폰을 캔슬하시겠다는 친정 어머니께 어디 계시나 통화가 되어야 안심이 된다고

취소 하시지 말라고 부탁들 드렸다.

여전히 알뜰하신 우리 엄마,

용돈 아껴서 자식들 손주들 챙겨 주시려고 하시지 마시고 어머니를 위해서 다 쓰시라고

늘 부탁을 드려도

이번 역시 설에 내려올 자식들과 손주들 챙기시려고 벌써부터 바쁘신 것 같다.

 

81세가 되셔도 건강하게 집안 일 다 하시면서 자식들 손에 안 얹혀 계시려는 자존심이 있으신

우리 어머니를 뵈니

나도 어머니 연세까지 정정하게 내 할 일을 스스로 잘 하면서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되길 기도하게 된다.

 

내가 나이가 들어 갈 수록

어머니 생각이 더 많이 나고

우리 어머니가 정말 훌륭하시다는 것이

감동이 되어 전해져온다.

 

나도 우리 어머니처럼

딸과 아들 마음에 가득차 있는

그런 좋은 어머니가 되어가고 싶다.

 

왠지 병원에 다녀 오는 날은

내가 더 낮아지고 겸손해 질 수가 있어서 좋다.

 

일주일 후에 좋은 결과를 전해 듣게 되길 기도드리면서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하나님이 늘 함께 해 주심을 느끼며 체험하며 감사하며

오늘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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