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고통 중에 있는, 또 준비 없이 떠난 영혼들을 위한 기도

하느님을믿는사람으로서아직도이해하고받아들이기어려운그분의섭리와오묘

한진리중에는나름대로세상을선하고,올바르게살았던,또현재살고있는사람들

이부당하다고여겨지는고통의한가운데있는것을지켜보는것역시그중하나가

아닐까싶다.

특히나그대상이나와가까운사람인경우,나의고통쯤은아랑곳없이줄수있는

내모든사랑으로,아니사랑에사랑을몇겹더입힌그모든걸다합친다하더라도

도저히대신해줄수없는상대의고통을보면서자책하고,마침내는뼈를깎고,살을

에이는고통을가슴깊이느낄수밖에없을때느끼는그절망감은뭐라말로는도저

히표현할수없는나락인것이다.그고통이라는것이현재진행형일수도있지만이

미끝나버린경우우리는더욱비탄스러움에빠지게되면서말이다.

꽤오래전내게도이러한경험이있었고,또아주멀지않은과거에도이런경험을가

졌었는데바로그때난참으로허망하고황당한심정으로누구에게도책임을물을수

없는그상황이받아들여지지않아서많은시간을방황해야했었다.그때의그심정

은어디를둘러보아도의지할데없는망망대해에서홀로난파된배에올라타방향을

못잡고,그냥아득해지고막막해지는심사,바로그것이었고.

대답없는하늘을향해멍하니눈물지으며,가슴속의회한을꾹꾹누르며,나의애가

다타들어가도록시간이그저속절없이흘러가는걸무기력하게기다리는것밖에는

할수있는게아무것도없었다.하지만역시나그렇게절대절명같았던순간들도결

국엔시간이해결해주어서떠날사람은떠나가고,남아있는사람들은슬픔의강도에

차이없이주어진현재라는현실을또맞이할수밖에없음이었고.

얼마전아는분의가정에우환이찾아든것을알게되었는데그때그분이느끼셨을

당황함과억울함에대해마음속깊이공감할수있었지만과연나의공감이그분에

게얼마만큼의위로가될수있을지에대해선사실자신할수없었다.대신내가해

드릴수있었던것은끊임없이기도중에그분의가정을기억하면서,함께그분의

고통을나눔으로조금이나마고통을덜어드리겠다는마음속약속을정한것뿐이었

다.거기에우리의기도가하늘을감동시켜기적을일으킬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

하는간구를더하면서더욱기도에매달렸다.

또얼마전에는불의의사고를당하여운명을달리하신분의장례식에참석할기회가

있었는데직접적으로그분을알았던것은아니었고,아주가깝다고는말할수없지만

그분의따님과인연이있었기에참석했었다.너무졸지에,준비없이운명을달리하

신어머니를둔그따님의황망함을공감하며거기에서도역시절대자이신하느님의

깊으신뜻을헤아려보려고노력해봤었다.

가장최근의일로따지자면버지니아텍의총격사건으로인한준비없이죽은영혼들

을위한기도를지금까지꾸준히드리고있는데역시나거기에서도아무죄없이,졸지

에화를당한희생자들의영혼과가해자로규정된조승희군의영혼에대해,또그사

건의본질에대해과연어떠한주님의뜻을발견해야할것인가란깊은고뇌가지금

까지숙제로남아있다.

그러하기에아직까지는어떤결론에도달했다말할수있는게하나도없다는것이

직한고백이되겠는데중요한것은내가모른다고해서,아직명확하게느껴지고

보이는것이없다고해서만사를회의적으로여기고,내믿음의끈을놓아버린다거나

이상깊이고뇌하기를포기하는어리석음을범해서는안되겠다는자각은여전히

유효하다는것이다.또한나는끈기있게우리가알아내기를원하시는그분의뜻을

찾아내기위해더욱노력할것이다.

고통속에서깨달음을얻을수있는자각의순간이있었음을기억하면서,아무리현

과두려움이우리를에워싸고괴롭혀도굴복하지않는강한정신과믿음에대한

굳은신뢰심을놓치않는용기를지닐수있게되기를…이러한소망을오늘미사중

에드렸고레지오마리애시간중에도기억하며기도드렸다.

더불어오늘의이글은내게자신의불안감과괴로운심정을토로해주신그분께,또

지금이시간고통속에서모든걸포기하고,자신을내동댕이치고픈유혹에흔들리

많은분들을위한나의기도이다.우리의의지가결코말라비틀어지지않기를,동

토의긴겨울을견디어내고봄에다시소생하는새생명의그것처럼죽지않고반드

되살아나기를기원한다.

그분의가정에하느님의은총과안식이함께하기를,나의이러한기도가그분께,또

고통중에있는분들께다소의위안이될수있기를다시한번간절히희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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