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소설 ‘남한산성’

김훈이란작가의깔끔하면서도명료한글을좋아합니다.그의글에선깊이있는말의무게가느껴져
좋고,무게에비해군더더기가없는담백한맛때문에나도모르게그의글속으로빠져드는경우가
대개이지요.글을쓰고싶다는꿈을가지고있으니나도그처럼그런글쓰기를할수있다면~하는
바램도역시가지고있구요.배우고싶은작가가확실합니다.

캐나다에서부터그의새소설남한산성에대한평을보면서한국에도착하면당장사서읽어야겠다고
결심을했었기에도착하자마자그의소설을인터넷서점에서주문해읽었습니다.독후감을쓰고얻
은포인트로’다음’책에서공짜로구입할수있었구요.그렇게당장펴들었지만막상책에몰입하기
는어려웠습니다.적조로이온전히책에빠져들수있는여건이전혀조성되어있지않은게사실이
거든요.다른때와달리아주힘겹게책을읽어내려가야했습니다.

지난번읽었던그의소설’칼의노래’에서도그랬듯이이번에도역시그의책’남한산성’은제가슴
속에꾸역꾸역밀려드는진한아픔을제게안겨주었습니다.어떤선택도용이하지않은처지에서
선택을해야만하는사람들의이야기,끝이보이지않는환란속에서죽음으로삶을견뎌내던지,살
므로죽음을견뎌야했던민초들의기구함들이전혀오버없이적나라하게실려있었지요.절망이깊
어지면그뒤에는모든것을초월하는허무만이깊어진다는교훈을유감없이보여주면서말입니다.

작가김훈의표현그대로저역시이소설에등장하는어느인물이어떻다라는판단같은건아예접
고그당시의상황만을바라보려고노력했습니다.자신의소신에따라최선이라여기는지조를지켜
내려는사람들의아우성이허무하지만간곡하게제가슴을때렸지요.그이상도,이하도아닌바로
사실그대로말입니다.대책아닌대책을세워야만했던당시의비운과높으면높은대로,낮으면낮
은대로견디어낼수밖에없었던설움이그대로제게다가와가슴에켠켠이쌓여갔구요.

그랬습니다.허무스런말들이부딪히며무에서유를창출하기위해피나는,억지스러운노력을기울
어야했던그날의소리없는함성들이여전히제귓가를때리고있었습니다.역사라는것은그당시
의일들을기록했다는것외에도분명미래의한귀감과준비로서의소용이더하다는것을또깊이
깨달으며바로300여년전의그일이현재의우리에게제시하는것은과연무엇일까에대해숙고하
게되었지요.하지만아직전정답을모르겠습니다.

말의허무성에더해서자신의지조라는것역시보는이에따라다르게왜곡될수도있겠으며,직접
몸으로부딪히지못하고말에의지할수밖에없었던그들의치욕스런당면성의허허로움에대해서
도다른어떤소설을접할때보다절감할수있었다는것뿐,끝없는절망의늪에서저역시탄식할
수밖에없었구요.당시에는절대절명의순간들도시간이흐르고나면단순한역사의한장식으로
밖에기억되지못하는무구한더미속에서오늘이순간우리나라의상황은또어떠한역사로남을
것인지에대해서나오는한숨만이유일했다고나할까요?온고지신을다시되씹으며깊이숙고해
봤습니다.

아마작가인김훈역시오늘의우리를우려하여이글을쓰게된건아닐까란혼자만의짐작을해보
며,또사대부입네하면서격식과당론에만얽매어있는많은위정자들에게일침을가한다는점에서
이소설의필연성을상기해보았습니다.마치소설속에등장하는무식한민초들이오히려실질적
인앞으로의전진에힘을보태고,체면과겉치레에능한양반들이무용의논쟁에서자꾸뒤로밀려
나고있음처럼우리의미래를제시할진정한지도자다운지도자상을자연스럽게연결하게되었습
니다.

허무의집대성인말잔치로만이아닌실질적으로작금의현실에서우리를구해낼수있는지도자를
꿈꿔보며,비극의한장을장식했던남한산성에서의초라했던일국의왕과그식솔들을비롯,지도
자로자처했던무력한무리들에게솟아오르는연민과냉소사이에서제자신감정의혼돈으로한참
동안스스로무력해짐을느낄수밖에없었던것도숨길수없는사실이었습니다.책을책으로만
읽을수없는이러한현실또한그때의상황과별반차이가없다고말한다면너무과민한걸까요?
우리모두좀더객관적이고냉철한시각을가져야할때가아닌가싶어이런넋두리를읊어봅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