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노와 개 그리고 정승.
매월전화요금이꽤나온다.전화를많이사용해서가아니라‘장난삼아’ARS를자주누른다.이런저런불우이웃돕기캠페인방송이라도나오면가슴뭉클한장면에전화기를집어든다.혹시옆에마누라나애들이있으면전화기를들려주며“당신도,너희도..”한통화때리라고전한다.여기서‘장난삼아’라는표현은오락하는기분으로해야지,돕는다고생각하면돈이아까워질것같기때문이다.많은금액은아니지만매월통장에서고정금액을유니세프(unicef)로자동이체시킨다.그월정금액이면비타민A가결핍된어린이600명에게혜택이간단다.이달은년말이라며“특별후원금”지로용지까지보내며좀더도와달란다.아까운생각이들지만어찌거절하겠는가.어쨌든나의이런행위는내가숨붙어있는날까지계속할것이다.정말하잘것없는나의이썰을보는양반들중에어떤이는“C발!왼손이하는일을오른손이모르게하라는데..”라며욕을할지도모르지만,썰을풀기위해하는소리니양해바란다.본썰로넘어가자.

수전노(守錢奴)란게뭔가.돈만아는구두쇠나돈의노예가아니던가.돈밖에모르는이런수전노가세인으로부터지탄을받는것은도덕적인문제도있지만,경제학적으로도문제가있기때문이다.“소비는미덕이다”라는경제학용어(?)만보더라도온갖수단(때로는불법.편법)을동원하여돈을모을줄만알고,지독하게인색하여자신의지갑을열지않는것은경제를무시한처사인것이다.어느정도번만큼소비진작(振作)을시켜주어야다른업종이나사업체도함께부흥하는것이순리적기능이자미덕임에도저자신만껴안고,저혼자만살려고하는것에도덕적결함이있는것이다.대문안에조그만텃밭(?)이있어올해는배추를약50포기심었다.김장을담으려니배추값이금값이라며야단도아니다.그50포기면김장을담고도남지만,내가농사(?)지은것으론몇포기는시래기로말리고나머지는이웃과나누어먹었다.물론김장은30포기사다가담궜다.내나름의소비진작이다.

그런데수전노하면생각나는게섹스피어의“베니스의상인”에등장하는고리대금업자“샤일록”이생각나고,초등학교5-6학년때도덕책에서읽었던“크리스마스캐럴”의주인공“스쿠리지영감”이생각나며,아!그러고보니우리쪽에도있다.“황해도옹진골옹당촌에옹고집이라는사람이있었는데심술이사납고인색해서탁발승을쫓아내고병든80세의노모(老母)를박대했다.”로시작되는“옹고집”도있다.바로이들의공통점이수전노(守錢奴)인것이다.

오늘날우리나라의경제를선도하는재벌기업을포함하여대기업을향하여‘매판자본’이니예속자본이니폄하하지만,그나마그런기업이라도있기에오늘날고용창출과국부가쌓이는것이다.하기는지난날재벌은차치하고중소기업마저도돈좀있으면부지(敷地)나부동산확보에열올린시절이있었다.사옥을짓네,공장을짓네하며땅을사모으며부동산투기에혈안이되었던시절이분명히있었다.그리곤빈땅을그대로확보하고땅값오르기를기다렸으니,오죽했으면“공한지세”라는세금이신설되었겠는가.그러나그것조차도사업의일부분을수도있었고,당시를살아가며그열기속으로빠져들고싶은충동을누군들느끼지않겠는가.

땅투기니BBK주가조작이니사람을의심하려들면한도끝도없는것이다.시대가그러하면그시대에부합하며사는게사람이다.땅투기를했다면그시대가땅투기할때였을것이다.시간이지나며‘투기’라며폄하하지만당시로는‘투자’라는방법론일수도있는것이다.그렇다고‘투기’를‘투자’라고미화시켜,어떤놈말대로‘리비어천가’를부르고싶지는않다.

지난날국고를털어가며수천억대의나랏돈을집어삼킨두지도자는차치하고라도,남해안일대의멸치잡이황금어장을가지고축재를했던자도,평생직업한번가지지않고도아궁을짓고사는자도,장수천물장사에변호사수임도적지않았을텐데…그런자들이땡전한닢이런저런불우이웃이나어디기부했다는얘기를들어본적이없다.

설령땅투기를했건좀은부도덕한방법으로이재를했건전재산을국가에헌납하겠다는대통령당선자다.위에나열한어떤지도자가과연이명박당선자보다도덕적이었다고할수있는자그누구인가?그것이포퓰리즘일지라도어떤놈이감히그런흉내를낼수있단말인가.다른어떤부정적인것을대입시키더라도,이사실하나로그는훌륭한지도자가될자격이충분하다.우리속언에“개같이벌어서정승같이쓰라”는말이있다.샤일록도,스쿠리지도,옹고집도,수단방법을가리지않고악독하게축재(蓄財)를하며그야말로개같이번것이다.그러나경위야어찌되었건그들은개과천선을하고참인간으로돌아오며축재한재물을사회에환원시키며정승같이썼던것이다.이명박당선자는그런과정(개같이벌어서정승같이쓰라)에충실하려고하는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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