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聶政)과 누이 섭앵(聶罃)이야기.
중국인들은자객(刺客)이라는의미를우리네처럼부정적으로만보지않는다.그들은자객을곧의협심높은지사(志士)나의사(義士)와동일시한다.춘추(春秋)와전국시대(戰國時代)천년세월을통털어<<잠시사족(蛇足)을달면춘추전국시대를한시대로보는분들이가끔씩있지만,춘추시대(기원전770-476년)와전국시대(기원전475-221년)로구분해야한다.>>수많은자객들이세인의입에오르내렸지만,중국인그들이숭앙하는진짜자객은7-8명으로압축된다.그중의한사람인섭정(聶政)은전국시대전국칠웅(제.초.연.조.한.위.진)중의하나인위(魏)나라사람이었으나,의기를못참고살인을저지른관계로제(齊)나라에정착했다.그는뛰어난고수의검객이었으나임자(주인)를제대로만나지못해그곳에서백정으로지내며살고있었다.

한(韓)나라의재상인‘협루(俠累)’라는자가있었다.원래이름이‘한괴(韓傀)’로서한나라의왕(韓景候)과는이복형제간이다.그는자신의이복형인‘한경후’를요즘으로치면소위‘박빠’들이이명박대통령씹듯마구씹고흔들어댔다.또기회만있으면한경후가신임하는신하들을중상모략했다.이에뚜껑이열린‘한경후’가국외추방을해버렸다.왕족에서하루아침에알거지가된‘한괴’는이름을‘협루’로바꾸고위(衛)나라의수도복양성에동가식서가숙하는신세가되었으나,어느날엄수(嚴遂)라는위나라제일의재벌을만나그의극진한도움을받고,자신의조국으로귀국한뒤재상이되었던것이다.

재상이된‘협루’는‘엄수’와의굳은약속(정치가로서의야망)을저버리고,오히려한나라의왕(韓烈候)이‘엄수’를중용하려하자방해공작을벌여그를등용치못하게한다.이에열이받친‘엄수’는은혜도모르는짐승‘협루’를죽이기로작정한다.그때엄수에게발탁된의협심강한자객이곧‘섭정’인것이다.섭정은협루를죽이기위해차근차근계획을세워나가다과연몇년후협루를죽이는데성공하지만,그현장을빠져나오지못할것을깨닫고혹시라도이사건에연루된인물들에게피해가갈것을염두에두고자신의낯가죽을도려내며심지어두눈알까지뽑아내는고통을안고자결을한다.

그사건이있은후한나라는발칵뒤집혔으며곧이어시가지에“이도적의이름과경력을고하는자가있어정승협루의원수를갚게되면그자에게상으로천금(千金)을주리라”는방이붙었다.그후칠일이지난어느날어떤아녀자가섭정의시체를쓰다듬으며통곡을하는것이었다.이광경을본관리가달려와울고있는그녀에게“그대와이죽은자와어떤관계이뇨?”라고문초하자,그녀는조금도겁내지않고당당하게말하기를“죽은사람은나의동생섭정(聶政)이고,첩은바로그의누이앵(罃)이라,나의동생은일찍부터의(義)를좋아해불의를보면참지못하는용사입니다.동생은이나라정승의불의를미워했기때문에정승을죽였을것이고,혹그벌이이누이에게닥칠까염려하여자신의낯가죽을벗기고이름마저숨겼습니다.첩이이곳에온것은상금을받고살기위해서가아니라,다만의기높은동생의이름을세상에밝히기위함인것입니다.”이말을전해들은관리는섭앵에게그대의동생에게협루를죽이도록사주한자나배후를실토하라고다그치자섭앵은“가소롭소.내가죽는것을두려워했다면이곳에오지않았을것이고,내동생의이름이밝혀지지않으면후세에그이름을전할수없으므로나는이곳으로달려온것이오.하지만내가배후를밝힌다면,이는죽은동생의의기를저버림이라,내어찌그배후를말할수있으리요.”말을마친섭앵은벌떡일어나정자의돌기둥에머리를짓찧고죽어버렸다.

관리는이사실을있는그대로왕에게고했다.얘기를다듣고난왕(韓烈候)은장탄식을한연후에,“참으로의기있는남매로다!”라며경탄을한후남매의시체를수습하여잘묻어주라고분부했던것이다.후일섭정의배후인물이‘엄수(嚴遂)’인것을알게된세상사람들은더욱더감탄을금치못했다.“섭정도대단하지만,그누이섭앵역시청사에빛날장한여인이다”라고했다.훗날“협객섭정의사건”은사가사마천의마음을강하게끌었고,사마천은‘사기자객열전’을쓰면서섭정과그의누이섭앵의의기를다루어오늘날까지전해내려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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