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미쳤나?

1편.

그는어릴때부터몹시말을더듬는편이었다.부모가대처에서직장생활하는바람에친가도아닌외가에의해양육이되었다.비록시골이라고는하지만근동에선갑부소릴듣는그의외조부는그를끔찍이도귀여워했고,외지에나가있는부모대신그를금이야옥이야길렀다.어릴적그의호주머니엔다른아이들의그것과달리구슬이나딱지대신단단히잘말린백삼이나홍삼뿌리를가지고다니며입안에넣고녹여깨물어먹곤하였다.


부러운아이들이그에게사정하여한조각얻어입안에넣고먹어보지만고기도먹어본놈이맛을아는것처럼난생처음먹어보는인삼이아이들의입맛에맞을리가없었다.언제나생각보단맛은커녕쓰기만한귀하고비싼인삼뿌리를뱉어내며‘빙시~머이런걸처먹고자빠졌노’라며엉뚱한화풀이를하곤했다.그리곤‘자가인삼을마이처묵어반버버리(말더듬이)가됐다’며비싼삼을못먹는것에대한자위들을하곤했던것이다.


그랬던그가성인이되어결혼도했고1남1녀의자녀도두었다.당산동어디엔가에서선반기계를몇대놓고가내공업으로가정을이끌고가는데는큰무리가없었지만,언제나바람잘날이없었다.사실그는허우대가제법멀쩡하게생겼고명색이사업을하는처지이니술집을망라한그렇고그런업소의여자들에겐가장인기가좋았다.


그의인기비결이따로있는것은아니다.그가술집이나유흥업소엘가면그는자신이말더듬는것이두려워(?)결코입을벌리지않으며언제나미소짓는것으로일관하는것이었다.그리고또하나는절대시중드는아가씨를만지(주물)지않는것이다.그런데정말불가사의한것은그가노래를부를땐가사나음정을더듬지않는것이다.노래한곡조구성지게부르고자리에돌아와술잔만기우리고또빙긋이미소만짓는모습은함께간친구들조차도그가아주과묵한젠틀맨처럼보였으니아가씨들의눈에는어떻게비춰질는지설명이필요없을것이다.어쨌거나그래서그랬던지(아마거의틀림없다)그통에여자들이이틀이멀다하고자주바뀌며바람잘날이없었던것이다.


언젠가참다못한그의아내가그중만만하게보인시앗하나를과녁삼고쳐들어가불륜의현장을잡아내고시앗의머리채를마구흔들고살림살이를힘이있는대로깨팍을쳤을때당황한그이입에서튀어나온한마디는“이~이~~~게미~미~미~쳐져~천나!”였다는것이다.정신없이머리채를잡아뽑고살림을부수든그의아내는그소리에갑자기자신도모를웃음이터져나오며배를잡고웃다가현장을빠져나왔다는것이다.


나중에들은그녀의고백이지만,사실은자신도중매로선을봤고,선을보는자리에서‘네,아니요.’라는단답만들었을뿐시종미소로일관하는그모습에반해결혼을서둘렀고양가부모허락하에서이미동침을한관계였는데동침하고난뒤그가심하게말더듬인줄알았다는….물리고말고할계제가아닌슬픈(?)이야기를들려주는것이었다.


2편.

그는본시두주불사일만큼술을마시는편이었다.그런큰사건이있은뒤그의바람기는많이잦아들었지만,술만은여전히엄청마시는호주가였다.밤이면밤마다날이면날마다거나하게취해서들어오는그를어떻게하면술을끊게할수있을까고민을무척했던것이다.


아,그녀에대해좀설명이필요할것같다.그녀는지금50후반이다.그녀는7공주집안의장녀로아주완고하고엄한부모님슬하에서가정교육을받은탓인지좀은별종스러운데가없잖아있다.요즘여자답지않게‘일부종사또는시집을갔으면시집귀신이되어야한다.’는아주고루(?)한생각을신념처럼간직하는것도그러하고대중이있거나말거나자신의남편호칭이임향한일편단심으로‘서방님!’이다.(사실그녀와대화를나누다보면이런여자와사는것도행복할수있겠다는생각이들때도있다)


병적으로과음하는남편의술버릇을고치기위해사방백방으로수소문한결과하나의방법을구했는데,남편이술을잔뜩마시고돌아오는날방바닥에모신다음큰절을올리면술버릇이고쳐진다는좀은거짓말같은묘약(?)을구했다는것이다.또한길일을택하여그가잔뜩취해들온날과연그를침대에앉혀놓고‘서방님!절받으세요!’라며날아갈듯이큰절을했다는것이다.그러자깜짝놀란그가하는말이“이~이~~~게미~미~미~쳐져~천나!”였다는것이다.그날밤그런행동이과연효험이있었는지사나흘을술을먹지않더라는것이며사나흘견뎌보니자신의아내가미치지않았음을알고는다시본대로돌아갔다는웃지못할슬픈사연의이야기를들려주더군요.


3편.

그는그의아버지와정말무서울정도로닮았습니다.나이차이가아니면쌍둥이라할만큼판박이였습니다.씨도둑질은못한다는얘기가있지만,두부자에게딱어울리는그럴만큼정말닮았습니다.


어느때인가또술취해귀가할서방님을기다리며식어버린찌개를다시덥히기를몇차례,심신이지친그녀는침대위에서tv를보다가그만얕은잠에빠지고말았습니다.얼마인지모를시간이지나고비몽사몽간에인기척을느꼈을때,누군가가음흉한눈길로자신을훑어내림을느꼈답니다.떠여지지않는눈을간신히뜨고올려다보니아!글쎄!‘시아버님’이지독한술냄새를풍기며자신을내려다보고있더란것입니다.


오싹함은물론이고흐트러진옷매무새를고치며급히외쳤답니다.“아니!아버님께서어인일로이밤에저희방엘납시었는지요?”그러자들려오는목소리는다시“이~이~~~게미~미~미~쳐져~천나!”였다는것입니다.결국비몽사몽간에잠이덜깬상태에서서방님을시아버님으로착각했다는…..마지막얘기에서는일행은물론이고저도배꼽을잡고데굴데굴굴렀답니다.


지금까지중얼거린얘기는저의사촌형과형수얘기였습니다.그렇게속을썩이는서방님이지만사촌형수는지금도사촌형을하늘처럼모시고살고있답니다.덧붙여자신의서방님이세상의어떤남자보다멋진서방님이라며게거품(?)까지무는것을보면진짜천생연분이있긴있는모양이라고생각이듭니다.^^*

사실저번보따리장사에는추석대목을보기위해마누라는물론처제,사촌형수,사촌계수씨와함께갔었습니다.호텔방에들어와잡담을나누다위의얘기까지나오게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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