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깍두기를 담그다.
요즘은봄이나른하다.엊그제는금년농사지을땅에퇴비와비료를뿌렸다.직접한게아니고개울건너이반장형님을포함하여사람셋을샀다.물론이것만한것은아니고두해를거른사과나무가완전히못쓰게되었다는전문가들의조언에따라200여주의사과나무를베어버렸다.어떤이들은나의이모습을보고뿌리채캐내지않고베기만하면다른농사를못짓는다고성화를댔지만그냥고집대로밀고나갔다.나름생각이있어서다.뿌리채뽑으면중장비를동원해야하고번거로울것같았기때문이다.어차피사과밭엔객토를하기위해마사토를받아야한다.한두해아무거나지어먹다가그위에마사토를뒤집어씌울생각이다.

사실이곳은아직농번기는아니다.반면구수한거름내가천지를진동한다.좀이른,계약재배감자를심은몇집을제하고나머지는영농을위해거름과퇴비를뿌려놓은탓이다.나역시농지(?)에거름과비료를뿌리고나니크게할일이없다.제법봄이나른하다.점심을거르고이른저녁을해먹자니마땅한생각이안든다.낮잠을때릴까?김치전이나부칠까?요즘은김치가너무시다.원래신것을별로좋아하지않는데….아!퍼뜩떠오르는아이디어.그래!깍두기를담그면어떨까?생각이미치자애마를몰고면소재지로나갔다.적당한무다섯개.마트주인은‘무가제주산이라단단해깍두기용이란다.다른무는요즘물러서못쓴다.’며친절을달아준다.

앉은자리에서수세미로깨끗하게닦아내고그리크지않게깍둑썰었다.내방법은물은붇지않고(씻은채소를물기를털고건진형태)소금을과하다싶을정도로뿌리고세시간정도절여둔다.그리고다시깨끗하게씻은다음깍두기담그기에들어간다.아주간단하다.준비한대파숭덩숭덩썰고,마늘다진것,고춧가루적당량,생강다진것,약간의설탕,소량의소금,어떤사람들(전문가?)은계량을해가며담근다고하지만,몇번하다보면자연삘이온다.감각으로해야맛이있다.

깍두기나김치를담그는데레시피는따로없다.그냥느낌으로담그면된다.

암튼마지막으로매실액기스를좀넣는다.그런데매실액기스를마누라가어디두었는지모르겠다.대신막걸리침전되고맑은물을반깡통정도넣었다.그리고두손으로마구버무리면깍두기완성이다.나는전생이최소한큰절의불목한이정도는되었는지비린생선이나젓국은입에도안대지만다른분들은취향에따라새우젓이나기타의젓국을넣어서드시면되겠다.

젓국대신막걸리맑은액을넣었다.원래는매실원액을넣었는데매실원액이어디있는지몰라막걸리를처음시도해보았다.맛은아직모르겠다.

뭐,이런걸마누라칭찬을듣기위해만든건아니지만가끔은마누리가기분좋아하는걸보면나도덩달아기분이좋다.따라서나는천상덩달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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