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 봄
요즘새롭지도않은노래한곡에푹빠져있다.비단나뿐만아니라누구라도이맘이면늘한두번쯤은콧소리를내가며흥을거렸을국민가요중의하나인‘봄날은간다’라는노래다.원래이노래는‘백설희’아줌마가부른것으로아는데,월전KBS무슨프로인가를보다가‘장사익’씨가그야말로혼령까지쏟아내며절규하듯부르는그노래를들으며나도모르게울컥하는순간부지불식두눈으로짭짤한물이흘러내린다.(이럴땐이노래를남들처럼썰의맨꼭데기아니면아래에깔아야하는데….쩝…내가워낙무재하니…쩝쩝…)

이런경험은수개월전또무슨노래인가를젊은처녀아이가구성지게부르는모습에생전처음노래를들으며눈물을흘렸는데얼마지않아또경험하는것을보면늙어갈수록감성이옅어지고마음이약해지는가보다.아무튼노래를들으며눈물을흘리는(혹시이런현상을두고믿는사람들은누구의목소리를들었네아니면방언을하네하는거아닐까?)일을연이어경험하며문득봄만되면그냥콧소리로흥을거리기만했던그‘봄날은간다’를장사익버전으로연습(?)중이지만원래소리꾼의그것을어찌흉내라도내겠는가마는그래도확실한것은무심코흥을거렸던노래한곡은확실하게건졌다.

어쨌든‘봄날은간다’며흥을거릴제산골짜기의봄은아직저만큼머물며올듯말듯약을올린다.딴동네의봄은이미머물다제갈길가기를독촉하는데어찌이골짜기봄은이리도늦는지궁시렁대다가,어제는한양에긴한볼일이있어상경하여한양집에들어서니봄이늦은게아니라이곳은완전히무르익다못해그야말로‘봄날은간다’가딱어울린다.

현관앞의모란은그향이정말그윽하다.나는이꽃이몽우리를맺을때마다그수를헤곤했는데금년은예년보다숫자가많아진듯하다.16송이다.저놈이다피면현관을드나들때마다그향에취해기분이마냥좋다.

연산홍도그자태를뿜어내고있다.아쉬운것은지난겨울맹추위에몇그루가얼어죽었나보다.마른가지만남아있다.관리부족탓이리라.

이곳도예년과달리황량하기만하다.산골짜기머물며그곳에만신경을쓰다보니이리됐다.산골짜기안주하는날부터이곳도관리가좀필요한듯하다.화살표의고목은사돈께서보내주신아주귀한80년도더된것인데…그만역시얼어죽고말았다.사돈뵐면목이없다.

화단을조감하다.이곳으로처음이사왔을때,,,’일생일대의실수’자리엔벚꽃나무등숲이우거져옛주인께서는그곳에’해먹’을걸고낭만을즐겼다는데,나는그숲으로인해집안이너무어두운것같아모조리베어버리고원두막을만들어버렸다.처음그것을들일때는그곳에서가족들과자주고기도구워먹고이런저런옥외활동도할것이라는야무진꿈도꾸었지만,이곳에8년째머물지만가족들과고기를구워먹은경험은딱두세번인가그렇다.이젠낭만(?)의원두막이아니라잡동사니1차보관장소로전락해버렸다.

그래도이집이좋은것은산중턱에위치하여일망무제로전망이좋다는점이다.높은곳에서조망하지않아도거실에앉아북한산의왠만한봉우리가다보이고마당에나서면북악과인왕산이역시눈앞에펼쳐진다.지금은녹음이짙어지는계절이라잘보이지않지만한약성곽또한나타난다.북악최고봉바로밑이청와대다.며칠전북한빨갱이놈들이공갈협박할때전화를걸어마누라에이르기를"공기가이상하면아이들모두에게천등산자락으로모두내려올것"을지침했다.놈들이가장먼저청와대를때릴것이고혹시라도표적이잘못되어우리쪽으로날아올것이라는친절한안내와함께.

한양집의봄내음을만끽하고돌아서는데역시현관앞에수줍게핀’명자’씨를만난다.얘는뭣이그리도수줍은지늘잎속으로숨어있어살피지않으면잘모른다.

마당한쪽구석잡초사이로비상(飛翔)준비를마친민들레홀씨가바람의명령만기다린다.

한양집현관앞에는늘과묵한석호(石虎)가우리집을지켜준다.처음이곳에이사를와서꼭배달을시킬물건이있어어떤상점에들려주소와함께집위치를설명하자,한참듣던가게주인"혹시돌호랑이집아녜요!?"란다.원래이집이’호랑이집’으로통했단다.그호랑이가아직도건재하며우리집을지킨다.

사실이집을사기전부동산중개인은이집을’장사익’이사려고한다는것이다.난당시장사익이라는인물을잘몰랐다.다만언젠가우연한기회가있어’장사익’이라는인물이소리계에선꽤명망있는사람이라는것을알게되었는데그헐다고그사람의소리를들은바는없다가,정말우연한기회에그가부르는절규의’봄날은간다’를듣고심취하며눈물을흘렸고그리하여그를흠모하는팬이되었다.그래!그이의노래대로이래저래한양의봄날은가고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