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벌 조심 합시다!!!”
서울집을가려고애마를목욕시키고있던참에큰손녀은비(방학이라…)가“할아버지!전화!”라며전화기가켜진채로가져다준다.통화하기전전화번호를살짝보니전혀기억에없는번호다.누굴까?이른아침부터(대충여섯시가좀넘은시각)….???

경험칙으로,,,,솔직히지난날많은빚을져봐서아는데…보편적으로이런전화는불편또는불길한전화가많다.누굴까?누굴까?다행히요즘은빚진사람은없으나…그래도불안한채조심스럽게최대한겸손한목소리로“네~!,제가오병귭니다.뉘신지.,요?”,“아~!잠간만기다리세요.”그리고는풀이죽은목소리가들려오며“날세!아지매가돌아가셨어~!”,“네~!?누가요!?”,“안양(경기도안양이아닌경북상주의고향동네지명임.)에아지매말이야~!”,“아~!네~에!형님이세요!?”

목소리의주인공은나를확실히알고전화를했지만,처음전화를넘겨받고‘날세!아지매가돌아가셨어~!’할때는상대가누군지모르겠다.이런경우‘누구신가요?’라고하면결례일것같고상대는상대대로섭섭해할것같아,그래서일부러약간의시간을끌면서상대의목소리파악에들어갔고희미하게나마우리대소가의8촌뻘형님의목소리로판단하고“아~!네~에!형님이세요!?”라고안도를했다.

그러고보니주와객이완전히전도가됐다.그쪽은부음을알리기위해전화를한것인데나는부음은뒷전이고평소자주만나지못한친척형님의목소리구분한것에안도하고있는것이다.그리고화들짝놀라재차“누가돌아가셨다고요?”라며때늦은부음을확인했던것이다.

‘안양아지매’,대소가중유일하게고향을지키는8촌형수다.금년87세이시고,낭군되시는형님(8촌형님)은95세이시다.고향선산의조상님유택을지키고매년벌초를마다않는수고로움을하시는양반들이다.전화를처음건사람은아지매장자의장자즉아지매의손자이니내게도손자뻘되는아이고내가형님이시냐며여쭌분은아지매의시동생이시다.

지난봄에뵐때만하더라도백수또는그이상을하실만큼정정하시던양반이…??참으로죄스런표현이지만95세되신형님(우리집이대소가중항렬이높다.사실이형님은나의선친보다한살많으신터고,이집의장남이자조카는나보다여덟살이나더많다.)이수년전부터골골하셨는데어쩌다형수님이먼저세상을떠셨는지???

세상을떠신이유나원인을물을겨를도없이불문곡직하고“지금어디계십니까?곧장출발하겠습니다.”결국말끔하게목욕재계시킨나의애마는주마가편을하며장례식장으로향했다.시간여를달린애마가장례식장에도달하고나름집안만의예의범절에따른절차의문상을끝내고상주들과독대(?)한자리에서“그래!?그리정정하시든형수님은어떻게돌아가셨답니까?”나보다여덟이나더먹은맏상주조카님말씀“벌에쏘여돌아가셨어요!”,“네에~!?……….”

그날아침9시경이었단다.농촌의아침치고는늦은아침식사를하고장남의영농(포도)터에도움주시겠다고커피까지한잔하시는데,엄지손가락만한말벌한마리가창문도변변찮은마루겸거실로들어왔다는것이다.그냥두고보시면될것을그놈을잡겠다고빗자루를들고이리저리좇았다는것이다.그러다갑자기반격을시도한놈에게해를당하셨는데그자리에서아무말씀도못하시고쇼크사를하셨다는것이다.벌떼도아니고단한마리의말벌에게당하고돌아가셨다니…정말어이없는얘기가아니던가?밑도끝도없는싱거운썰을끝내며말씀드리거니와향후한달좌우로성묘를해야하는시기다.이썰을읽는나의친구또는여러벗님들제발!“벌조심합시다!!!”신문이나방송에서만보고듣든얘기가제주위에서현실로다가왔습니다.정말“벌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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