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이 반장을 해고 하다.(6부)
다음날,내입장은이미모든일은‘도급’으로간주하고있었기에돼지똥뿌리기는잊어버렸다.당연히오늘중으로끝날줄알고있었는데,어째이상하다.윗밭에서일하는기미가보이질않는다.곧시작하겠지…??얼마간관망을했으나역시조용하다.그래도좀더기다려보자.열시가다되었지만감감무소식이다.어제식으로일을하기로한다면1시간여후면점심시간이다.그런데그때트랙터한대가우리밭쪽으로향한다.부르지도않은트랙터가우리밭으로갈리가없기에신경을쓰지도않았다.그럴때나와아내는집뒤꼍의작은채마밭에서상추와여타의모종을심고있었는데,10여분쯤흘렀을까?좀전굉음을울리며위쪽으로사라졌던트랙터가발걸음도가벼운듯쏜살같이내려가는모습이목격된다.“거봐!우리밭에간게아니었어!부르지도않았는데갈리가없잖아!?”그모습을보고아내와함께한대화의일부다.

농번기에접어든때이라천등산에봄이왔다간줄도몰랐을만큼바빴다.이제야약간의여유를찾았다.

그리고점심때가되어집으로돌아와젖은땀을닦고거실의소파에앉아아내의점심차리기를기다리며정말무심결에위쪽의밭을보는순간나는깜짝놀랄수밖에없었다.있어야할돼지똥한차분이보이질않고로터리친자국이선명히드러나는것이었다.“어!?자기야!일루와봐!저거봐!거름이없어지고누가로터리를쳤나봐!”,“에에이!설마!‘이반장’아저씨도안오셨고누가거름을치우고로터리를쳐!?”의아해하는아내를크소리쳐불러현장을손끝으로가리키자그때서야아내도“어머나!그럼!아까그트랙터가?”하는것이었다.급히차를몰고현장으로가볼수밖에.역시거름은깨끗이뿌려지고트랙터가평탄작업을하고갔다.

요즘은뿌리고심고의고난(?)은끝났지만물대기등영농뒷처리에그래도바쁜나날이다.

순간생각하고말고도없이이런장난을친놈은‘이반장’밖에없는생각이들며“이런!개새끼가있나”라는육두가튀어나오며‘이반장’집으로향하고있었다.마침점심식사를끝내고돌아온‘이반장’은낮잠을자고있었다.방문을열어재끼고곤히잠든‘이반장’을향해“형님!좀일어나봐!”천등산이뭉그러질정도로큰소리로그를깨웠다.그리고아직도일장춘몽에서덜깨어비몽사몽간인그를향해“형님!이런씨팔!이걸일따위라고하는거요뭐요!”,“누가로타리친거요?누가하라한거요!?”뒤꼭지뚜껑이열리고성질이나니눈에뵈는게없다.어제의마을형님이씨팔새끼로변해버린거다.나의호통에‘이반장’은넋이나간모양이다.“이~이~!오사장그런게아니고…”,“그씨팔안이고밖이고간에저거어떤놈이한짓이냐이거요”다그치는나의거친행동에‘이반장’은잠시들어오라며안내를한다.육두를몇마디뱉어내고나니약간직성이풀리며좀은미안한생각도든다.어쨌건호형호제했던사이가아니던가.

망중한.그바쁜와중에도집주위에핀봄꽃향연을즐길수있음은귀촌의보너스가아닐까?

그의방에좌정하자그가그랬다.어제돼지똥1.5차분량의작업을마치고‘지씨형님’이몸살이났다는것이다.그리고아주머니의입에서한차정도가딱알맞은하루분량의작업이었다며어제자신의남편되는사람을너무혹사시켰다는것이다.그말을전해들은나의입에서“이런!#$#%것들이있나!?,누가그작업을억지로시켰어!?저들벌어처먹겠다고저들이한거지내가시킨거야!?”잠시안정되었던나의심사가다시뒤틀리기시작했다.그리고‘이반장’을향해“이게다형님농간이고책임이요!”,“아!또왜그랴!?”,“왜그랴!?”,“씨팔!생각좀해보우!”이젠말끝마다‘씨팔’이붙어다닌다.“오늘낼오늘낼하는팔십먹은노인네를일시키는것도그렇고그나마몸으로때우는일은그노인네혼자하니몸살아니라진짜오늘낼중으로아주가는거아뇨!?,첨부터기계로할것이지한푼이라도어떻게해보겠다는형님농간탓이아니고누구탓이란거요!?”내입에서더이상예의범절같은건없다.그리고머쓱해하며아무말도못하는‘이반장’을향해마지막으로던진말은“형님!이제손떼시오!이제부턴내가알아서할거니까!”그리고나는그의방을나왔다.물론그전날의하루치인건비와식대24만원을집어던지다시피하고…..

이곳에서의첫봄을맞았을때,한가지의아했던것은온마을에’두릅나무’가지천으로널려있음에도수확(?)을하지않는다.가끔그런생각을했다.있는자의여유같은거라고.그런데이즈음에야알았다.농번기라한가하게’두릅’따위는엄두를못내는거라고.나역시집뒤꼍에널려있는그것들을어찌하다보니수확을못했다.이제먹을수없을만치웃자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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