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초여름 화신(花信)
며칠간아예컴을열지않았다.추측컨대산골생활이기때문에가능한행위(?)일것이다.누구나나이가들면그러하겠지만,사실새벽잠이없다.자연할일은없고천착할정도로컴에매달려중언부언하는것이다.그런데요즘은네시만(새벽)넘으면하늘이밝아오며그만조급증이생기고영농용작업복을챙기고일터로나가야한다.즉한가로이컴앞에서노닐여유나배짱이없다.

어제는’쌍둥이’들의근황을처음보내왔다.전혀거리낌없이잘놀고있단다.쌍둥이들을보는순간울컥해진다.할아버지할머니갈때까지아프지말고지금처럼잘놀아주기를빈다.

누굴탓하겠는가.모든게무지몽매한내탓이다.작년에지독한한발로초보농사꾼의면전에서작물들이타들어가는모습에애간장을녹였던경험을하고,배추한포기상추한잎이라도노지보다는비닐하우스에서키워보겠다는야무진꿈을안고거금을들여비닐하우스두동(사실한동은우리마을‘이장님’덕분에…정부에서무상지원해주는혜택을입었다)을지은것은월전의일이다.

요즘천등산자락은장미의계절이다.정원석돌쩌귀이곳저곳에장미가흐드러졌다.

급한마음에(농사철을약간넘긴때에비닐하우스가만들어졌기에…)아무생각없이고추모종을심었던것인데나의무지함이바로들어난것이다.고추모종을심고때를맞추어하느님이보우하사단비를내려주셨는데,,,,아뿔싸!비닐하우스때문에나의작물들이하늘에서내려주신단비를먹을수없다는사실을그때야인지한것이다.

돌쩌귀의장미도그러하지만,담장을장미넝쿨로채워보겠다는야심작(?)의결실이서서히맺혀지고있다.금년이야크게바랄게없지만해가갈수록천등산자락의담장이장미화원으로변할것이다.

부랴사랴수도관을비닐하우스까지연결하는공사(아무튼금년농사도망쳤다.농자금대비수확이현저히떨어지기때문이다^.^;;;)를마치고고무호스로시원하게물을주고있는데지나가던‘안골’영술씨가차를세우더니‘아이고!형님!참답답하십니다.’며열심히일하는놈에게딴죽을건다.말인즉관공이뚫린농업용고무호스가있단다.그것을모종이나파종하기전밭고랑에묻어두고시간맞추어물어대어야하는데,도시촌놈이아는게있어야지…이미금년은시기를놓쳤고어쩌겠는가.쓸데없이장황하게썰을풀었지만…따라서이른새벽잠자리에서일어나면고물거리며자라나는놈들에게물을주기위해밭으로나가야하기때문에컴앞에앉을여유가없는것이다.당분간이놈들이뿌리를완전히내리기전까지이런행위(?)는계속될것이다.

쌍둥이들떠나고아무도없는서울빈집에도장미는화려한자태로서있다.그러나서울집의장미는이미저물기시작한다.

쌍둥이가이역만리타관객지로떠난지도벌써3주째다.아들며느리가보면섭섭하겠지만,친손녀‘예솔’이보단쌍둥이가더욱보고싶다.하긴‘예솔’이는보고싶으면아무때고내가올라오거나그아이들더러내려오라면되지만….

마당가운데있는화단도돌보는이없어웃자랐다.그런데가운데저꽃은무엇인지…??매년그자리에이상한풀이올라오기에잡풀인줄알고발본색원(?)한다고했는데금년엔역시돌보지않았더니오히려저런꽃이군락을이루었다.

사실고것들이떠나자마자아니떠나기전부터계획했던것이지만,어떻게지내나두루두루살피기위해이달중순으로계획을세웠다.뉴욕을경유하여한이틀그곳에머물며‘코요커주은택형님’을뵙고그곳에서다시육로로토론토를거쳐나이아가라를구경한뒤버스편으로쌍둥이를보러가기로한것이다.이미6월15일티킷팅을해두었고보름에서20일정도머물계획을세웠는데갑자기피치못할사정이중간에끼어든다.어쩔수없는사정을해결하러그제밤중에상경을하여지금서울집에머물고있다.덕분에모처럼한가로이컴앞에앉아노닥거리며썰을풀고있다는것을길게설명하고있는것이다.

올봄은가지치기를하지않아집이어두울정도로숲이무성하다.이집이마음에드는것은어느곳(주방,거실망라하여..)에서든북한산의봉우리를볼수있다는것이다.정자가있던자리에는거목의후박나무와벚나무가있어전주인양반께서는그곳에해먹을치고망중한을즐기셨는데그것을벌목을하고정자를앉혔다.저놈을앉히며저곳에서독서도하고,고기도굽고,,,,벗들과주안상도마주하려는야심찬계획을세웠지만딱두번인가이용하고지금은이런저런잡동사니를보관하는창고대용으로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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