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고생한 당신 떠나라?(1부)
이것도천생팔자인가보다.경제적으로나시간적으로나약간은여유가생긴터라,일에찌든젊은시절해보지못한나만의세상바깥을섭렵하려했었는데그것이마음대로되지않는다.사실어쩌면그반대일수도있다.마음대로되지않는게아니라그렇게되지않기를바라는….

약15분거리의이웃마을에사는‘기사장(나를이곳에정착하게만든장본인.정작은마누라친구의남편이다)’은한량이다.500평의대지위에날아갈듯한한옥(기와집)을짓고집터를뺀모든공간을정원비슷하게만들고아무것도심지않았다.즉단한뼘도농사(?)를짓지않는다는것이다.사람됨됨이가한번만나면누구나친구가될수있을정도로유머도있고반죽도좋다.그래선지그재주(?)로한가로이어슬렁거리며마을을돌아다니며남새나기타의것을무상으로공급받아온다.그리고는뭣하러힘들게농사를짓느냐고오히려타박을한다.

이사람의주특기는어디고갈때꼭이곳특산물인‘박달재막걸리’두병도아닌딱한병을가지고안주도없이나타나는것이다.그리고이웃영농터로가서아무리바빠도목이나축이고일을하라며보챈다.연후한잔따라주며(물론자신도한잔…)걸쭉한그의입담이시작되고함께킥킥거리거나즐기다막걸리한병을다비우면그날먹을만치의작물을얻어가는것이다.(이부분은나에게도적용이된다)그런데그런그의행동들이미울법도하지만절대밉지가않다.

마누라친구인‘인도(아들이름이‘인도’다.)엄마‘가이곳의같은면에전원주택을먼저짓고서울본가를오가며즐긴다는소문이자자할때우리는전국을돌아다니며그런장소를찾고있을때이며,그날도강원도평창일대를돌아다녔지만마땅한장소를찾지못하고지친몸으로상경을하려는데때맞추어‘인도엄마’로부터전화가온것이다.지난날두세번정도‘인도엄마’를본적은있었지만마누라친구라하여우연이라도만나면반가워하거나살가운대상은아니었지만,전화내용인즉‘인도아버지’와마침주말을즐기러별장에내려와있으니웬만하면하루밤유숙하고가라는전화였던것이다.

언감생심,임금님이살던궁궐이라도남의집이라면낯을가리는내게어울리지않는제안(?)이지만어떻게전원주택을짓고살고있는지궁금한터라기왕상경하는김에잠시구경만좀하겠다는심산으로애마의궁둥이에채찍질을가하며평창에서천등산박달재방향으로몰았던것이다.그리고그때‘인도아버지’인‘기사장’을처음보았던것이다.통성명을하고보니나보단두살아래고해병대출신이며어찌난반죽이좋은지만난지1시간도안되어이런저런농담따먹기를하며낄낄거리다가그만마음을뺏기고친구가된것이다.더불어자신의터와멀지않은곳에좋은땅이있다며안내해주었는데그땅역시어찌나마음에드는지땅주인과통화를하고부산을떨다가계약까지하기로약속을했는데,그다음주말계약을하기위해다시그곳을찾았을때갑자기땅값을더올려받겠다는땅주인의농간(꼭땅을사겠다면값을올리는이런일은비일비재하게일어난다.몇번을겪었다)때문에계약을하지못하고진한아쉬움만안고쓸쓸히상경을하다가우연히박달재아래어떤부동산에들렸다가그곳을통하여지금이곳에정착하게된것이다.하긴그사건으로‘기사장(기사장네는같은제천시이지만그곳은원주시에가까운곳이다)’네는현재의우리를더부러워하고있지만…..

절대미워할수없는‘기사장’의기행(?)이불편할때가있긴있다.영농에바빠정신없이일을하는데,예의그막걸리한병을사들고15분거리의이웃마을에서와가지고목이나축이라며보챌때,텃밭에서아니나올수도없고…일단나오면주안상을봐야하고,그게막걸리한병으로끝나는게아니라집안다른종류의술병이나오면취하고,그날영농은망치고…뭐이런수순을밟고…그가돌아갈때는텃밭의남새가한아름안기고,,,,어쨌든그래도그가싫거나밉지가않다.닷새고일주일이고간에꼭안부전화를잊지않고주는(한번도내가먼저해본적이없는….)밉지않은그가며칠째연락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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