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귀촌을 위한 조언(5부)
K집사라는분이계신다.내외분을처음뵌것은재작년엄동설한이었다.눈발이분분히내리던그날마을길을오르내리던(전원주택지땅을사고그날도마침경계측량을하는날이었다)두양반이안쓰러워방으로모시고따뜻한커피를타드리며대화를나눈적이있었다.나중들은얘기지만그날그렇게고마울수가없었단다.어쨌든그건뒷날의얘기고….내외분이이곳에정착하고마을의대소사나동네분의길흉사에그렇게적극적일수가없다보니가장늦게정착했지만지금은그냥자연스럽게마을의원로급반열에올라행세를한다.즉이곳에일일이예를다들수는없지만,새롭게이주한후동네에적극적인(가령이장님의소집명령(?)이나주민회의)모습을보이는이들은안착을하고마을행사에비협조적인가구는지금도경계대상인것은불문가지이다.

그런데먹고살기바빠서그렇겠지만,새롭게이주한10가구중두세가구는아예코빼기도안보인다.그런데가만히보면농사를짓기위해귀농한사람은아닌것같다.한마디로이웃과의단절인것이다.떡을하고국수를말아가며잔치를하라는게아니다.떡벌어지게집들이를하라는게아니다.(사실은나스스로도아직집들이를하지않았다.)오가다사람이모여있으면수인사를나누자는것이다.차를몰고가다가도동리사람이모여있으면내려서대가리한번꾸벅하며‘저기어디어디새집지은누굽니다.’한마디면족할것이다.전혀모르는외지인그것도시커먼라이방을낀놈을처음볼때원주민은호기심보단경계심을갖는게먼저일것이다.조용한산골에서오순도순이웃하고살아가는데어느날라이방을탁끼고차창을꽉닫은채굉음을울리며차를몰고다닌다면누구라도경계심을갖게될것이다.

젖과꿀이흐르는가나안땅은성경에만있는것이지현실은다르다.척박하지만(정서상)본인스스로뿌리를내리고안착해야할곳이라면내가쑤구리고들어가야한다.내가이썰을풀자어떤분들은쑤구렸음에도원주민들이타박하더라는말씀을댓글로달라주셨다.한번가지고안되면두번그것으로도모자라면삼세번‘아까맹키로쑤구려야한다.’

나는그를‘아토피’라고부른다.7-8년전워낙심한‘아토피’때문에이곳에왔다는(덕분에‘아토피’는완치를했다는소문이다.)것이다.아직은완전히정착한게아니고자신의소유지‘컨테이너박스’에서생활하며본가(어딘지도모른다.우리집으로초청하여술도한잔했건만비실비실웃기만할뿐알려주지않는다.)를오가며주로농사철에만온다.저희집곁으로사람이지나가면대가리한번숙여주면(나한테만그런줄알았더니모든사람에게다그런단다)좋을텐데소닭보듯데면데면눈알만굴린다.한두번본것도아닌데말이다.곳간에인심난다고한다.요즘같은여름철삼겹살파티를자주하는것같다.마을사람이아닌과객이지나가도헛말로라도‘삼결살한점드시고가시지요!’할수있을텐데뻔히동네사람인줄알면서도저희끼리웃고즐긴다.동네에소문이나있다.당연히좋게평가할수가없고결론은왕따를당하고있다.들리는소문에그땅을(자신의아토피를치료해준…)내놓았다는것이다.

대갈빡좀숙인다고모가지떨어지지않는다.초한시대한신의고사를들어가랑이사이로지나가자는얘기가아니다.지피지기백전불태라지않든가.산골마을에서융화하고살아가려면원주민의특히터줏대감으로군림(?)하려는사람들의성격정서정도는파악한후접근해나가야하는데…그런과정속에머리몇차례숙여주는겸손쯤은보여야한다.그것은아첨도아니고굴욕이나굴복도아니다.그마을에서나의입지를세우는가장기초작업인것이다.그런데그게안되는모양이다.시쳇말로모가지에기부스를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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