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망국병(2부)

내가대학을못나온게아니고안나왔다고강변(强辯)을하고,언젠가기회가되면그에대한썰을풀겠다고예고(?)를했는데그기회가의외로빨리왔다.이미“산골일기:망국병(1부)”에서밝혔지만,어제오늘의일이아니고우리사회가병이들어도골수에깊이들어망국에가까운병이들어있다.우리사회는꼭대학을나와야인간취급을해주고,개인스스로는인간구실을할수있는것으로치부하고있다.한마디로잘못된사회고자격지심으로주눅이든국민이다.

매년마누라손잡고단풍놀이를약속했지만,금년에도어영부영하다가단풍놀이를못갔다.

대학도안나온놈이웃긴다고하겠지만,대학과교육은무엇일까?대학이란?배움터라는제도의마지막최고단계로사회와국가발전에필요한학문을연구하고응용하는기관이라고정의하고싶다.그런가운데자신의인격이나인성을함양해나가기도하는곳.그리고교육이란?단순히가르치고배우는정도가아닌…..솔직히나름의정의가막연하여사전적의미를찾아보니,성숙하지못한사람의심신을발육시키기위하여일정한기간동안계획적조직적으로행하는모든행위나행동이라했으니요즘아이들고교졸업이면정신적으로나육체적으로나과거같지않아어른이라고할수있을만큼성숙하다.즉굳이대학을아니나와도모든것을스스로판단할심신의자격이갖추어진상태다.그런아이들에게4년이라는또다른굴레를교육이라는이름으로씌울필요가있을까?각설하고…

다행히집안에여러그루의단풍나무가있다.

외조부님은일제강점기시절경북모처의면장을하셨단다(이시절면장을하셨다니친일을했는지?아닌지?모르겠다.).원래가천석군이상부호의집안이었고사방시오리토지가몽땅외가의것이었단다.어머니는조실부모하여오라버니와올케의보살핌으로자랐다는것이다.그러던중외삼촌은과년한(16세)누이를거의몰락한양반가와정혼을했으니그곳이바로우리집안이었다는것이다.시집오던날몸종을둘데리고왔지만때꺼리도없는시집에몸종이웬말.며칠후면천을시켜보냈고그분들은내가철들어서도가끔어머니를찾아뵙는걸목격했다.해방이되고토지개혁이란폭풍을맞기도했지만본시외삼촌께서천하의한량이셨고그아들되는나의외사촌형님까지J대영문과를다니며팔난봉꾼(요즘같으면성폭행범이나추행범으로깜빵을수도없이드나들…)노릇을했던관계로억만의재산이바람처럼사라지고말았다.

김장200여포기를마누라는혼자하고있다.뿐인가?깍두기,백김치,파김치,동치미,알타리…어제저녁부로거의끝이났다.김장기간이열흘이다.오늘은고들빼기김치를또한단다.이러니뭐단풍구경’단’짜도못꺼냈다.김장을하며집안의단풍나무로대신했다.

어머니의생장과정이그러해서그랬는지?아니면아버지의무능(?)함때문인지?어머니는평생을돈에대한갈증을호소하셨다.공무원의박봉으로시부모와7남매의의식(衣食)을마름(?)질하기결코쉬운일은아니었을것이나운만떼었다하면‘돈돈돈’이었다.나는늘어머니의그얘기가싫고지겨웠다.그러구러세월은흘러내가고교졸업할때가되었다.(사실난고교를1년유급하고네군데옮겨다닐만큼꼴통이었다)당시우리집안은아주굶어죽을정도로가난하지는않았지만,철없을때보다가세나형편이나아지지도않았다.그저아버지의박봉이전부였고,다만중학교도제대로졸업하지못한큰누나는미용기술을배운다며소위시다로또어찌어찌중학교는마친작은누나는공장(무슨콜라공장이었든가?)에다니며자신들의용돈(집안에크게도움이되지않는….)정도벌어썼으니그나마도아버지나어머니로서는짐을좀덜었을그런상태였다.그리고조금더큰변화가있었다면그사이조부모님의별세가있었지만역시조금도변치않은것은어머니의‘돈.돈.돈.’타령이었다.

아마도아침이밝아오면알겠지만,엊저녁비바람에그나마의단풍들이모두졌을게다.좀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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