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이웃에 대한 갈등.(1부)

제목이좀애매모호하다.그냥이웃과의갈등이면그갈등을해소하기위해어떻게든내가참으면된다.그러나이문제는내가참는다고해결될일이아니다.그리고이번경우은이웃과의갈등이긴하지만,갈등의대상인내이웃은내가그와갈등하고있는사실도모른다.그래서이웃에’대한’갈등이라고소제를붙여보았다.

“여보세요!아~!저오병귭니다.이장님!”,“아!네!어쩐일로…?”,“다름이아니고우리집뒷산J씨개인소유입니까?”,“이마을에개인소유의산이없는데요.전부국유림입니다.”,“그래요!?그렇다면이장님도알고계시겠네!J씨가며칠째나무하는걸…저러다우리집뒤쪽의산민둥산되는거아닙니까?”,“허허허…그러게요”,“웃을일이아닙니다.내가배가아파서그러는게아니고…나라산을저렇게망쳐도되는겁니까?빨/갱이만나쁜게아니라니까요.저렇게국유림을마구베는사람도빨갱이이상이라니까요.어떻게J씨에게귀띔이라해주셔야지…나는솔직한심정으로고발이라도하고싶습니다마는….”그리고일상적인얘기좀더하고마을이장과의전화를끊었다.

며칠째마을뒷산(정확하게는우리집뒤쪽산이다.)에서는엔진톱소리가요란하다.하루나절정도면그냥넘길수도있었을것이다.그런데그게아니다.하루종일엔진톱소리가나고나면털털거리는J씨의굴삭기가J씨의화물차에잘도재단된참나무를한차씩가득싣는다.벌써나흘째다.처음한차나갈땐아무렇지않았다.고사목을잘라서옮긴다고생각했기때문이다.그런데이틀사흘째부터는은근히부아가치민다.그리고저정도면한가정의온돌을덥히기위한나무하기가아니라벌채고남벌(濫伐)이다.

어떤놈은산림녹화를위해어릴때부터휴일인식목일쉬지도못하고부역을매년나갔었고,그런사방사업을벌여오늘날대한민국산하를푸르게만든분이박정희대통령각하아니던가.사실어린마음에부역을나갈땐짜증을냈지만이만큼늙어푸른산하를돌아보면가신분을기리고도모자랄지경인데….어떤놈은제방구석구들장데우기위해화목을한다며저아까운거목을자르는모습에어찌분개하지않을수있단말인가?그런데알고보면어제오늘의일이아니다.내가이곳에정착한후에도매년저런식으로화목을공급해왔던것이다.그것도이마을전임이장을6년씩이나맡아왔다는J가말이다.

들은얘기로는대충10여년전으로거슬러올라가보자.아마도제갈대중시절이었던모양이다.농어촌부채탕감의공약을내걸고농어촌민심을획득한게적중했고당선된후그여파를몰아농어촌에많은자금을풀었었다는것이다.당시J가이마을이장을하고있으며당시금액으로1억5천인가?하는거금을마을사업지원금으로배당받았단다.그런데그돈을제대로활용않고나누어가졌었단다.그게밝혀져얼마간곤욕을치렀지만유야무야넘어갔다는것이다.그런얼마뒤이번에정부에서는일부국유림을매각처분하는과정에서마을에자금이있었더라면그국유림을마을이름으로등기할수있었는데결국은그국유림이옆도시단양군의산림조합으로넘어갔다는것이다.(지금도그기에대해선마을원로와주민들이아쉬워한다고들었다.)

따라서J가뭉개고있는산의나무는정확하게단양군산림조합의소유인데그들도국유림을매입하기는했지만거리가떨어져있어관리를제대로못하는실정인것이다.다만그들이할수있는것이라고이른봄산불이많이나는계절‘산불방지’캠패인과그용역을맡은감시단만잠시파견하는것이다.이러니마을사람들도우리마을산이아닌데어떤놈이나무를자르든몰래벌목을하던상관않는모습이다.

그래도그렇지…아무리우리마을이나우리행정단위의소유가아니더라도나라의숲을저렇게훼손시킨다면누군가는말려야하는거아닐까?내것아니라고오불관언수수방관한다면전국적으로J같은인물이한마을에하나만있어도나라의산은625이후의참상이되지말라는법이있을까?내가너무오버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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