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찝찝한 공권력(2부)
그런데그순간우리의통화하는이야기를듣기라도했는지?차량들이산아래로내려온다.‘아!아저씨!저놈들이도망가는가봅니다.어라!?헤드라이트까지끄고내려가는데요!’사실통화하는동안헤드라이트불빛이하나둘사라지는것이었다.‘에~에이!다도망갔나봐욧!빨리임도입구쪽으로가보세욧!’,‘임도입구가어딥니까?’이런젠장할,…관내파출소경찰이라며저희관내마을의임도입구도모른단말인가?그러고보니짜증을내고있는나도평소임도가그쯤있는것은알지만정확하게입구는모른다.그래서급한김에‘아!내가이곳에정착한지가얼마돼지않아임도입구를모릅니다.마을입구쯤아니겠어요?’그러자경찰차는왔던길을되돌아마을입구쪽으로급히사라진다.

잠시후마을입구쪽으로사라졌든경찰이되돌아와내게또전화를하기에,이미도망친범인들이무엇이두려우랴?하며전화를받지않고큰소리로‘이쪽으로오세요!여깁니다.’라며현관과외등을켜주자(사실그동안은혹시잠재적범인들에게위치파악이될것같아불을켜지않았다.)경찰이우리집마당으로들어온다.

그런데…옴마!경찰관(운전자)한명이차에서내린다.차속을바라며‘혼자오셨어요?’,‘예,저희는혼자서출동합니다.’이란다.‘세상에~~무슨공권력이이래?아니,차량불빛이하나둘도아니고다섯여섯까지세다가헷갈려그만두었는데…(112신고할때그쪽에서불빛이하나냐?둘이냐?물어왔기에숫자를세었었다.)혼자서출동한단말예요?’,‘네,근무를그렇게합니다.’,‘도둑(범인)을잡자는겁니까?아예맞아죽으려고하는겁니까?’라며혀를끌끌차자,‘저희가이렇게열악한조건에서근무합니다.’

그러면서그의얘기는이어진다.사실자신은면사무소대각선으로있는파출소의김(또는이,박)순경이아니란다.이곳과는약15K떨어진제천시관내B읍(邑)의파출소에서출동했다는것이다.면사무소파출소는낮에만한명의경찰관이근무할뿐저녁에는철수(퇴근)함으로빈파출소에불만켜놓는단다.그러면서말을잇기를‘저희는그냥죽기살기로출동합니다.’,‘죽기살기요?살기는커녕못죽어서환장한게아니면범인(?)대여섯에혼자출동을해요?죽자고하는짓이지….’

그런언짢은대거리를해가며밝은불빛아래찬찬히그를훑어보니달랑오른쪽옆구리에전자총인지공기총인지가매달려있을뿐.만약잠재적범인이날뛰기라도한다면그자리에서즉사하거나인사불성이되기딱좋은무장이다.그것도혼자서…..

순간화가치민다.그것은출동한경찰에대한울화가아니라대한민국공권력아니대한민국공권력에대한처우에화가치미는것이다.저렇게허술한무장과인력부족을빙자하여파트너도없이심야의산골짜기범죄현장(?)으로내보낸단말인가?이게대한민국공권력의진면목인가아니면강단있는위상인가?

형편무인지경의공권력모습에이번엔분노보다겁이덜컥난다.처음부터신고를하지도이야밤에소란도피우지말걸.솔직하게나의심정을그에게얘기했다.‘이런공권력의모습이라면첨부터신고를안했을것이다.’라고.나의이런불만아닌불만어린투정을듣고그가하는얘기‘아마사냥꾼일겁니다.요즘우리지역이4년만에풀린순회사냥터거든요.’,‘그렇다면총소리는안들리고불빛만요란합니까?’,‘불법사냥꾼들아니겠어요?’아예지혼자예단하고결론까지내려준다.이런공권력과무슨대화를더나누리….인사치레로몇마디더나누다그를돌려보냈지만.,…..

중국상주할때느낀점이지만,공산국가이지만정말치안하나는세계최강같은느낌이들었다.인구가많으니노동력(?)이풍부한건지소위공안들이떼로몰려다닌다.일단잠재적범인을잡았을때그범인이날뛰거나비딱하면그자리에서반은죽여놓는걸여러차례목격했다.물론억울하게당하는사람도있을것이다.그러나공안이공급자라면소비자인인민입장에서는약간의반민주라는불량(품)적요소가있지만치안이라는안전한상품을공급받을수있는것이다.

반면우리의치안상품은어떤가?어쭙잖은인권이라는상품검색대때문에제대로된상품을공급받기전거의파산에가까운부실한공급자를먼저만나야한다면무슨수로제대로된치안이라는상품을만날수있겠는가?상품은고사하고공급자자체가불량하고비실거려보인다면?공권력이라는공급자를생산하는정부라는공장을탓할수밖에없는것이다.이러니밤이면밤마다취객에의해파출소가습격을당하고,애꿎은경찰이당하고죽고,어쩌다흉악범에게발포했다고공권력전체를매도하고,이런저런부당한처우에입도벙긋못하니치안이제대로되겠는가?

아무튼그는돌아갔다.‘불법사냥꾼들아니겠어요?’라는궤변으로나를안심시키고.그러나나는속으로다짐한다.어떤경우에라도112신고는하지않겠다는….차라리숨죽여지켜보기만하겠노라고.그리고그의말대로차라리불법사냥꾼들이기를……하고희망하며잠자리에들었던것이다.

덧붙임,

아침에일어나생각해보니,그밤에저홀로출동한경찰에게미안한생각이든다.부실공급자불량공장에대한원망만하느라,그래도먹고살겠다고죽기살기로출동한그에게따끈한커피한잔대접못한게못내미안하다.마음속으로112신고는절대하지않겠다고다짐했으니그런기회는두번다시없을것을생각하니더미안하다.이나라의모든치안공급자들에게….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