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인명재천과 행복한 고민.(2부)
당숙(堂叔)만의욕심은아닐것이다.수년전선산에벌초를오라는문중의명이떨어졌다.그자리에서오랜만에당숙을뵈었다.인사가오가고….그런데당숙곁에웬아주머니한분이(초면의…)그림자처럼붙어있다.나중에야소개를시켜주시는데애인이시란다.당숙모돌아가신제20년이훨씬지났는데….너무외로우셨나?그연세에애인이라니…???저양반혹시늙다리꽃뱀유혹에넘어가신거아닐까?별의별걱정을다했었다.그때당숙의연세가아흔둘이신가그랬다.(사실당숙은안국동풍문여고뒤별궁에사신다.지금도매일아침그곳을출발하여화동-팔판동-청와대-효자동-경복궁-동십자각-사간동을거쳐자전거를타고운동을하신다.경복궁앞자전거도로는MB가그양반을위해만들었다는찌라시뉴스도있다)그러나인사가그런게아니라벌초를하는도중잠시휴식을취할때나는당숙을위한덕담을드렸다.“아저씨!오래건강하게100세까지사십시오!”그러자당숙은나의덕담이끝나자마자“야가머라카노?100살이머꼬?120살은살아야지…”그말씀에나는머쓱했던적이있고,정말120세를사시려는지당숙은요즘도자전거를타시고청와대길을유유자적하신단다.오래살고싶은것은당숙만의욕심이아니라인간모두의욕심인가보다.그러나그욕심을전제하는요소가하나있을것이다.바로행복이라는단어다.당숙뿐아니라세상사람들이행복하지않음에도오래살이유나욕심이있을까?새애인을만나셨으니행복도하시리라.

월동준비용화목.순참나무로만10t을시켰다.늘원목으로사와서직접절단하고도끼질을했는데금년엔꾀가나서저렇게재단한것을주문했다.

위암수술을받고5년을넘기자주치의는더이상병원에오지않아도되지만,재발하지않기위해서는항상주의를하란다.그러나그정도주의사항은굳이주치의가얘기하지않아도환자자신이알아서할일인것이다.주치의의지극한충고와달리78이란운명적숫자의위세를믿기전부터나는암이란것에대해나름의견해를가지고있다.사실수술전과수술후나의일상이달라진것은아무것도없다.단하나하루두세갑도모자라던담배를끊은것외에는….그리고지금도오미(五味)를즐기며먹을것다먹는다.즉‘먹고죽은귀신은때깔도곱다는것과암에걸려죽는게아니고안먹기때문에죽는것이다.’라는확고한나만의신념이있다.

당장때지않을것들은이런식으로포장해둔다.이미마른화목이라눈비를안맞기위해서…화목쌓인것만보아도흐뭇하다.저놈들만있으면올겨울역시만사OK다.

주치의의5년생존율,즉완치통보를받고나는일상으로돌아왔고,그뒤국민의료공단에서건강검진을받으라는통지가해를걸러왔지만,한번도건강검진을받으러가지않았었는데,무슨바람이불었는지지난달부터아내가자꾸건강검진을한번가보잔다.솔직히좀거시기한얘기로공단에서지정해주는병원은왠지건성(의무적이라…)으로해주는것같은기분에꼭건강검진을받을양이면큰병원에서내돈주고받자고주장을한끝에나의위암진단을한某대학병원의건강검진센터에서건강검진을받았던게지난11월11일빼빼로day였다.(사실지나놓고보니이것도웃긴다.말을지어내려고하는얘기가아니라11년전수술을했고,78살까지11년이남았고,우연하게도11월11일빼빼로day,11월1일이나의생일이다.)거금을들여건강검진을받고또까맣게잊고있었다.

까만진돗개는김포사돈어른께서주신것인데,이름을’콩’이라고한다.저놈이서울집에있던놈인데한달전쯤갑자기제혼자오른쪽대퇴부가빠져주저않았다는것이다.놈을데리고동네병원을갔더니수술비를150만원달라고하더란다.동네가부촌이라그런가?하고이웃덜부촌동네로데리고갔더니그곳은오히려200만원을달라고하여,임시방편으로탈골된부분을25만원주고끼워맞추었는데또재발을하여할수없이공기좋은천등산으로데리고내려왔다.그래서그런지요즘은많이호전되어제법뛰어다닌다.콩이도복잡한서울보다는천등산자락의생활이행복한모양이다.

아들은’콩’이대신두놈중하나를서울집으로데려가겠다는데….둘중한놈은서울가게되면불행해질지도모른다.천등산의맑은공기를지들이어떻게잊겠는가?

요즘산골마을은이집저집김장담구는모습,월동준비로화목을자르는엔진톱의요란한굉음이천등산골짜기에울려퍼지는것을제하곤다른계절과는달리문을꼭닫고생활들을하는지몹시을씨년스럽다못해황량한기분까지든다.그런사이우리집도아내와둘이서김장200여포기를했다.매년삼남매와꼭보내야할친인척몫을하다보니양이꽤많다.말이200여포기이지이거장난이아니다.그리고어디배추김치뿐인가?깍두기,고들빼기,동치미,총각무,파김치까지….모든걸아내가주도하지만뒷바라지허드렛일로나역시문자그대로파김치가되어있는데아직도남은게있다며무말랭이무를썰란다.근육통으로온삭신은쑤시고은근짜로부아가치민다.그렇게부려먹고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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