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천등산자락 화신(花信)
보통열시좌우해서잠을자면새벽세시부근에서깬다.새벽조간신문(신문이랄것도없다.특별한사건.사고,사태가없으면전날저녁에올라온기사가그대로꼼짝않고자리하고있으니구문이다.)을훑다보면그날의썰꺼리가눈에띈다.

재작년에산관리기다.단한번도사용하지않고창고에처박아두었었다.한번도사용하지않았으니이웃도빌려달라기난감했을터이고…며칠전이놈운전법을배우고며칠간연습을한뒤우선집앞마당격인문전옥답을갈아보았다.이젠충분히이놈을활용할수있을것이다.진짜농부가되가는기분이다.

우리집은지금꽃잔디가한창이다.

그썰꺼리를토대로썰을풀어블로그에올리고나면네댓시가되고보일러에장작도넣고차도끓이고아침을준비한다.가령아내가피곤한나머지저녁설거지를하지않고그대로두었으면그것을내가마무리짓고쌀을씻어밥을안치다보면어슴푸레아침이밝아온다.

진달래도이제시작이고…..

3년전김포사돈내외분께서댁에서꺾어오신개나리도이제야제몫을한다.금년보내주신것도싹이터고파랗게자리를잡아간다.내년쯤이면이곳이개나리동산이될듯…

솔직히지난해까지농번기와는불심상관이었다.남들이바삐농사를지으면같이농사를짓는게아니라사람을사서농사짓는것처럼흉내만냈다.그리고추수기가되어결과물이야어찌되었든상관없이시늉만냈었지만금년부터생각을달리하기로했다.최소한자급자족할정도로열심을다하자.따라서사람사서경작하는하는일은그만하고직접농사에힘쓰기로작정을한것이다.

울건너이PD네도전이장네도김씨어르신댁도목련이만개하였다.나도내년엔목련한그루심기로작정…

틀림없이찾아드는농번기가드디어시작되었다.그간의일상이달라졌다.우선하루종일고달프게몸을움직인탓에거의아침이밝은다섯시좌우해서깬다.버릇대로신문을검색하고나면날이밝아온다.썰을풀고블로그질할시간이없다.

석축돌쩌귀에피어난할미꽃도며느리밥풀꽃(?)도수줍게피어났다.

그런데사실시간을탓하는게아니라썰력(力)이이전같지않다.이놈도나이먹어가는만큼쇠잔해지는모양이다.한창땐그래도괴발개발에중언부언두세개도거뜬히올렸는데…체력도꺼리도달리니‘이짓도이젠그만두어야하는가보다.’하고생각하면,이곳과의인연이얼만데….그인연으로둘째사위까지얻었는데…그렇다고생업을중단할수도없고…이래저래고민과아쉬움이정말많다.

집안에이런저런야생화가잔뜩하지만엊그제면소재지장날예쁜야생화가나왔기에몇뿌리샀다.겨우내죽은다른꽃을대신하여화분을채웠다.

그런데정말중요한것은‘성완종사건’이너무지루하다.요즘새벽신문엔이거밖엔없다.체력도체력이지만썰꺼리가너무없다.성완종사태가빨리마무리지어지고새로운꺼리가좀있었으면……

재작년에산관리기로열심히연습을하며문전옥답을갈았지만…아직은제실력이아니다.할수없이전문가를불러밭은갈았다.마을내에서우리집밭의흙이최고란다.돌도전혀없고…하긴옥답을만들려고돈좀들였다.그나저나옥답에제대로된농사를지어야할텐데….

사실워낙할일도많고바쁜관계로봄이왔는지꽃이피었는지크게신경을쓰지않았는데바쁜와중에잠시허리를펴고천등산자락을바라보니이름모를꽃들이가득히수놓았다.그러고보니우리집뜨락에도시나브로아직은덜익은봄이온게분명하다.다른곳에는벌써초록이선명할때이곳은이제봄이시작된것이다.하여그첫번째화신(花信)을먼저띄워본다.

그제마을장날부루벨리50주를사왔다.번격적인농사를짓겠다고마음을먹었지만벌써꾀가난다.한번심으면몇년은버틸수있는작목으로.저놈을어제몽땅심느라반죽는줄알았다.아직도온몸이쑤신다.

덧붙임,

지금마누라벌써밥먹으라고재촉한다.

아니?일곱시도안됐는데….무슨밥을….하자,

빨리밥먹고도라지랑더덕을심자며인상을쓴다.

아주사람을잡아라!잡아!라고했지만,마누라저러면어쩔수없다.

오늘도마누라빡세게돌릴모양이다.이러니블로그질이점점어려워진다.

에고~!절로비명이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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