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영농
영농,사전적의미는‘작물을재배하거나가축을사양하여농업활동을함’으로되어있다.다시농업은?농사를업으로삼는일.쯤될것이고…

천등산박달재기슭에자리한지햇수로5년이다.그동안은영농이라고하기엔(한번도제대로농사를짓지도팔아서생활비를마련한적도없었기에…)좀거시기하고,작년콩농사를지어보겠다고아내로부터영농자금약300만원을대출받았으나작황이좋지도않았을뿐아니라,나같은놈이콩농사를지어서그런지콩값마저뚝떨어져아내로부터받은대출금전액에대해‘모라트리움’선언을하여사실체면이말이아니다.

하긴작년뿐아니다.처음이곳에온다음해엔고구마를잔뜩(그때도영농자금이근300만원에근접했다)심었는데역시쫄딱망하자,‘고구마를300만원어치사먹으면…’쪄서먹고,구워먹고,볶아먹고,튀겨먹고,말려먹고,밥에넣어먹고,,,,,,,그래도그땐완전초보라고‘다음엔잘해보라’며격려까지받았었다.내인생에실패도여러번했고또나름극복도했지만,영농에관한워낙재주가없는가보다.

그런데실패의원인을가만히생각해보니그동안지은작물들이나자신에게있었다는걸알았다.즉,손이덜가고힘이안드는작물을택했던것이다.말인즉,첨부터요령을피운것이다.70년대든가?무하마드알리와일본의안토니오이노끼가복싱VS프로레슬링대결을벌였었는데,이노끼가경기끝날때까지링바닥에드러누워무승부로끝나자알리曰“바닥에누어돈버는건창녀와이노끼뿐”이라고했던적이있었지만,과연힘안들이고돈버는게있을까?

모질다면모진나의삶을되새김해보면아무리어려움이닥쳤어도단한번도희망의끈을놓지않은전력탓인지그래도기죽지않고금년엔심기일전으로다시아내를설득하여자금은좀덜드는대신몸을더써야하는작물로바꾸기로했다.하여자급자족할작물은제외하고4대작물을택했는데그첫째가‘참깨’요,그둘이‘들깨’요,그셋째가‘고추’요,나머지가작년에실패봤던‘콩’이다.

어제는윗마을에사시는전노인회장님께서사륜오토바이를몰고가시다가서서히브레이크를밟으시더니간밤의비바람에쓰러진고추를세우고줄을매는과정을지켜보시더니“아따!그고추참실하다”약간은외설스런칭찬을해주신다.그양반앞에서내거시기를보인적없으니고추농사가잘됐다는칭찬임을알면서도알수없는부끄러움에“형님!그게진짭니까?”했더니“아녀!?이젠진짜농사꾼같어!정말고추가잘됐구먼!”그양반갈길을간뒤에도괜히저절로입이벌어진다.농사꾼에게특히초보농사꾼에게농사잘됐다는칭찬은그동안의노고에대한치하가아닐까?

작년까지만해도내집앞을오가며‘아이고!밭한테부끄럽지도안해요!?’라고빈정됐던양반이그이의부인이었다.풀도매지않고농약(제초제)도주지않아완전히황무지같이방치한문전옥답을두고그랬는데,금년엔제법깨끗이정리된밭에작물이반듯하게자라니그런칭찬을남기고가신것일게다.

농사꾼에게농사잘됐다는칭찬보다더좋은칭찬이있을까마는,아무튼올해는아내로부터대출받은영농자금상환하고손녀들군것질꺼리라도살수있었으면좋겠다.그래서인지힘은들지만아침이기다려진다.

새벽종이울렸네천등산이밝았네~~

일하러가세~일하러가아~

이썰빨리올리고밭으로가봐야겠다.

불루베리를첫수확하고있다.예솔이와쌍둥이가특히이놈들을좋아한다.수확한불루베리는냉동을하고있고며칠뒤고것들이에게가지고갈참이다.

약100평의고구마밭엔고구마가자라고있지만작황이그리좋지않다.워낙가물었기때문에….

고구마밭바로옆의집터는금년엔어쩔수없이방치했더니방초(개망초)만푸르다.

약400평의밭에며칠전콩을파종했다.발아상태가아주좋다.호사다마라고할까?산비둘기가올라오는싹을다잘라먹고뿌리마저뽑아놓는다.선배농사꾼들은생콩에농약을발라흩어놓으라고하지만,차마못하겠다.하늘에맡기기로했다.

아내는항상농사일을돕는다고애를쓴다.고구마밭에서김을매는아내.

300여평의이밭에는들깨를심을예정이다.그한쪽엔옥수수가열심히자라고있다.

이곳이약300평의참깨밭이다.워낙가물어발아자체가되질않았고,실망한나머지방치했더니깨보다풀이더많다.지금고민중이다.저놈들을엎어버리고들깨를더심어???

그래도고구마밭김매기를끝낸아내와함께참깨밭김을맨결과제법밥같은모습이드러난다.

저너머400여평은로타리도치고준비를했다가도저히힘이부칠것같아그냥포기했다.내년엔저곳에차라리유실수를심을까?고민중이다.

우리집뽕나무엔오디가새카맣게달려있지만그것따고말고할시간도없다.

그러나뭐니뭐니해도땀흘리고마시는맥주한캔과물한모금이초보농사꾼의힘을돋운다.(새참지참)이맛에농사짓는거아닐까?

왠만큼의강수량만되면이렇게훌륭한나만의계곡(내경지내에있다)이….

금년엔이렇게말라붙었다.금년가뭄이대단하긴했나보다.

농사짓느라접시꽃핀줄도몰랐다.어제야발견하고,,,,,,,나는저놈의접시꽃을볼때마다어떤시인이라는놈을생각한다.젊은제마누라죽고’접시꽃당신인지여보인지..’하는망부가(亡婦歌)를지어세상을울리더만,어떤놈처럼인기좀올라가자금새새장가들고국캐이원까지해먹으며반정활동비스무리한걸할때마다죽은저자의마누라만불쌍한생각이든다.

덧붙임,

며칠전올렸던문전옥답(약450평)의고추밭이다.

이너른밭을아내와단둘이서하고있다.정말금년엔한사람의품도사지않았다.사람들은아니그동안나부터불가능하다고생각했으나,불가능이란없다.그리고시작이반이라고하면된다.작황이,,,수확이,,,좀덜되고안됐기로실망할필요는없다.배우면서개선하다보면진짜농부가될수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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