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단풍구경(1부)
애구구~!애고고~!지금이순간에도비명이절로터진다.

이놈의여편네를정말….아야야야~~…생각만해도억울하고괘씸하다.

때는바야흐로결실의계절이다.올해처음시도한영농의결과가어떨는지모르지만자못기대가크다.그게무슨돈이남고안남고를떠나말그대로영농을처음시도해보는첫해이니영농자금만빠져나온다면만족해할것이다.엊그제지방방송국어딘가에서는귀농억대농가를소개했다지만,언감생심그분들을따라하겠다든가그렇게돼야겠다는생각이나욕심은추호도없다.

이제가을이깊어진다.요즘월동준비에한창이다.화목은준비끝.김장만하면된다.

노인회장님햅쌀이라며두포대나선물을주신다.

땅콩도수확했고…

옥수수뻥티겨쌍둥이와예솔이주려고말리고…

야콘도수확했고…

그저투자(?)한영농자금만나온다고해도나머지땀흘린것들은죽으면썩어질몸뚱이운동삼아한것이라고치부하면그만이다.누군가는운동과노동의차이점을‘돈을내고하는것은운동이고,돈을받고하는것은노동’이라고정의하지만,내경우영농자금이하이면운동을한것이고영농자금보다남으면노동이될것이다.결론은운동이면어떻고노동이면어떠리.

끝물양배추.

그런데우리마누라,하루종일함께땀을흘리고도저녁식사후이웃집최공네아주머니,윗말한권사아주머니,아랫말홍권사(마누라는교회도안나가며주로권사님들과어울린다.천국에공짜로갈려고그러는지…)들과무리지어비오는날빼고무조건왕복9km(면소재지까지)를걷기운동한다.그리고나도함께하기를종용하지만,‘아이고!난죽어도못해!자기는그럴힘있으면낮에고추라도하나더따고풀한포기라도더뽑지않고…’라며빈정대기일수다.

가지도끝물이요…

그리고가끔은‘저여자가혹시운동중독은아닌가..?’하는의구심이든다.하루종일움직인뒤샤워를하고살얼음이살짝낄정도로차가운맥주한깡통들고프로야구나시청하면세상그무엇도부러울게없는데저리몸을마구하니여덟살이나많은나보다먼저갈까그게두려운거다.‘웬만하면오늘은쉬지…(혹시라도날씨가꾸물거리면)’하면‘안돼요!뭉친근육풀어야해요!’란다.

파프리카도먹다먹다지겨워그냥버리다시피한다.

토마토는또어떻고손이없어못딴다.

엊그제저녁그렇게운동을다녀오더니갑자기‘우리내일치악산단풍구경가기로했는데자기도같이가요!’정말아무생각없이‘그러지뭐…’

고추수확도끝이나고잔여고추는밑둥을잘라그채로말린단다.농삿군선배님들이

그렇게하신다니따라하고있다.마누ㅡ라는이것으로고추장을몽땅담그겠단다.

비록와일드카드나플레이오프진출은커녕꼴찌에서두번째밖에못했지만프로야구마지막한게임.그것도죽어나사나,미우나고우나창단이래오늘날까지응원을해왔던내사랑LG의게임이아니던가.상대팀KIA에게후반까지끌려가다가역전을시키려는중차대한시점에‘치악산단풍구경’문답이오갔으니거듭얘기하지만제정신이아니고심신미약상태에대답을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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