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오만과 미국의 인내심

1991년 6월 필리핀의 피나투보 화산이 대폭발을 일으켰고 수많은 인근 원주민들이 희생당했다. 문제는 그것에 그친 게 아니었다. 다음해인 1992년 미국은 필리핀 수빅만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에서 철수를 했다. 수빅은 40여년 미군의 동남아시아 전략적 해군기지였고, 그것은 마치 괌 기지나 다름없는 필리핀 내의 미국 땅이나 다름 아니었다.

 

미군이 철수하자 필리핀정부가 두 곳의 기지를 특별경제자유지역으로 선포하였고 녹슨 철조망을 걷어내고 새로이 길을 닦고 미군이 쓰던 건물은 호텔과 상점 그리고 편의시설로 만들어 미군의 흔적을 없애고, 수빅 만이라는 천혜의 자연을 다시 인간에게 되돌려 주었고 세계 각국의 수많은 관광객이 미군을 대신했다고 떠들었다.

 

그러나 과연 그랬을까? 안타깝게도 그 후 필리핀의 국가 성장은 3.5%나 후퇴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한마디로 필리핀의 경제는 그 시간 이후로 망조가 들고 오늘에 이른 것이다.

 

당시 호사가들은 미군의 철수를 두고 피나투보 화산 대폭발의 영향과 다른 한 편으로는 태평양 전력 이동과 전략적 재배치 그리고 동서양진영의 데탕트 물결에 의한 기지로서의 소임을 다했다고 판명한 미군의 결정이라고 말들을 했지만 모두 헛소리에 불과 했고, 진정한 이유는 수년간 이어 온 필리핀 정부와 국민의 과격시위 및 강력한 철수 요구에 의한 미국의 인내심 한계점이 주 원인이었던 것을 대가리 나쁜 호사가들이 알기나 했을까?

 

아이러니한 것은 그렇게 生GR로 미군철수를 부르짖었던 수빅 만에, 최근 남지나 해상에서 중국과의 영토분쟁이 일자 미군기지 부활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송희영 칼럼] 미국이 화내는 건 무섭지 않나?

 

사드 반대 여야 의원들, 중국 보복만 걱정할 뿐

미국의 분노는 안중에도 없어워싱턴은 찾아갈 생각도 안

 

이상은 며칠 전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 칼럼의 주요 핵심이다. 그리고 송 주필은 칼럼의 대미를 이렇게 장식했다.

 

미국은 자신들의 ‘핵심적 이익’ 중 하나인 한국을 지키기 위해 언제까지 참지는 않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중국 외교를 잘못한 것은 다 알고 있다. 그게 밉다고 미국 쪽을 쳐다보지도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중국의 보복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미국이 화를 낼 줄 모르는 나라라고 오판해선 안 된다.

 

 

 

뼈 빼고 살 뺀 마지막 한 대목이지만, 생각해 보니 우리가 지나쳤다. 아니 간과 했던 것이다. 우리가 미국에 대해 얼마나 오판을 하고 있으며 또 그들에게 얼마나 오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가에 대해 충분히 각성해야할 일갈이다. 우리에게 미국이 그렇게 만만한 나라였던가? 우리가 미국이라는 나라에게 이렇게 오만스러운 태도를 보여도 괜찮을 만큼 미국의 국익에 보태 준 게 있었던가? 진정으로 성찰해야할 대목이다.

 

그럼에도 이 아침 이런 매국노도 있다. 얼마 전 중국 관영 매체에 “사드 배치 결정은 박근혜 정부의 외교 실패”라는 인터뷰를 해 논란을 일으킨 정세현이다. 이 자는”미국의 주한 미군 철수 주장은 공갈” “미국이 경제 보복해도 중국과 손잡으면 문제없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사드 배치를 철회할 경우 우려되는 한·미 동맹의 균열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이) 압력은 넣겠지만 보복이라고 해서 미군을 철수하겠나. 그런 공갈에 넘어가는 게 바보라는 것”이라며 “미국이 걸어온 길을 볼 때 주한 미군 철수는 공갈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의 경제적 마찰에 대해서도 “미국이 경제 보복을 한다면 중국과 더 손을 잡아야 한다”며 “(중국 것만 유지한다면) 굶어 죽을 걱정이 없다”고도 했다는 것이다.

 

한미 한중 외교 강화는 어느 것이 더 중하고 소흘 한 것이 없다. 그러나 중국은 겁나는 나라고 미국은 만만한 나라라고 외치는 저런 자들과 종북 발굉이들과 매국노들의 얼빠진 新사대주의는 경계하고 타파해야할 부분인 것이다.

1 Comment

  1. 데레사

    2016년 8월 17일 at 10:23 오전

    종씨님말이 백번 맞아요.
    중국이 진작 북핵에 대해서 따끔한 지적을
    해주거나 말려 주었드라면 이렇게 안되었지요.
    정치인이라는것들. 참 한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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