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정에 의한‘스캔들’

단도직입적으로 스스로에게 자문해 본다. 우리는 지금 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가? 그리고 자답해 본다. 자존심에 생채기가 난 것이다. 이번 사태의 주인공인 최순실이라는 여인이 대가리에 먹물 좀 들어 있고 명망 꽤나 있는 여편네였다면 이토록 한여름 밤 악머구리 떼처럼 악악대거나 냄비 속의 팥죽 끓듯 했을까? 만약 최순실이 박수무당 최태인의 딸이 아니고 명문가의 해외유학파 또는 유명대학 출신이었다면 어땠을까? 단언컨대 이런 정도의 분노나 요란은 결코 아닐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다.

나는 가끔 어떤 음식점의 주방장이 음식을 만들다 화장실 가는 것을 목격하는 경우가 있다. ‘저 친구가 볼 일을 보고 손이나 제대로 씻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질 때가 있지만 애써 외면하고 다른 생각을 하기도 한다.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 입을 의상을 만드는 재봉사나 시다(좀 고급스럽게 디자이너라고 해야겠지만 하는 싸가지들이 없어…)들이 치.맥을 먹다 옷을 만들거나 담배를 피웠거나 그게 무슨 상관이지? 신문이고 방송이고 언제부터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대통령을 위해 배려했지?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은 이럴 때 필요한 것이다.

하다하다 안 되니까 나중엔 대통령의 종교관을 가지고 시비를 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 해야겠지만 누릴 권리나 자유 또한 주어진다. 그 중 하나가 종교의 자유다. 지난날 우리의 부모님들은 정화수 한 그릇에 자식과 가족의 안녕과 발복(發福)을 빌기도 했다. 나름 종교다. 마을 입구의 동구나무에 금줄을 치고 성황당에 돌무더기를 쌓으며 소원을 빌었다. 그 또한 종교이다. 종교적 신념으로 군대를 가지 않거나 수혈을 거부하다 죽어가도 나라 법이 처벌하지 못한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어떤 계기로 무당을 찾던 박수를 믿던 대통령 개인에 간절함이 있었고 또 그 나름 효험이 있었다면 그것은 대통령 개인의 종교일 수 있다. 대통령 나름의 종교에 신앙심이 깊었을 뿐이다. 소위 이단과 사교를 믿었다고 대한민국 법이 방해하거나 징계하지 않는 것이다. 사교를 믿으며 또 다른 종교의 영세나 세례를 받고 두 개의 종교를 가진다 하여 그 또한 비난이나 비방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고 보니 대통령이 잘못 한 게 뭐지? 잘 하고 있었잖아? 그런데 왜? 다름 아닌 우리는 지금 대통령의 권위에 흠집을 내려는 종북 좌빨 정치주술사의 최면술에 걸려 있는 것이다. 우리 속언에 ‘며느리가 미우면 발뒤꿈치가 계란 같다’고 흠집을 낸다. 이와 같이 우리는 악마 같은 종북 주술사들의 최면에 걸려 마녀사냥을 하고 심정적 주홍글씨를 새기려는 집단 광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근본은 어디서 불거져 나왔을까? 결론은 음심(淫心) 가득한 한 계집의 바람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쨌든 돈 많은 유한마담은 육체의 향연을 불사르기엔 남편 되는 자론 미흡했다. 그래서 드나든 곳이 호스트바였고 그곳에서 한 남자를 만났다. 대저 이런 관계는 오래가지 못하는 법. 더 멋지고 근육질의 사나이가 나타나면 고무신 거꾸로 신게 되어있다. 버림받은 놈 입장에선 당연히 소외감으로 시작해서 배신감으로 온 몸을 떨게 될 것이고 앞뒤 생각 할 것도 없이 사태의 전말을 터트리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사태를 두고 치정에 의한‘스캔들’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덧붙임,

그러나 어쨌거나 아무리 변명을 하려해도 이 모든 사태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대통령이다. 그런 대통령이 밉고 싫다. 그러나 문제는 대안이 없다는 사실이다. 종북좌빨 정치주술사 수십 명을, 항간에 나도는 잡룡인지 잡뇽인지 수십 명을 묶어놔도 박근혜 하나만 못한 현실이 안타까운 것이다. 이게 오늘날 내 조국 대한민국의 국운이기도 하고….대통령에게 흠집 그만 내고 쾌도난마의 수습책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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