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사대: 그 때나 지금이나(3)

제목: 진짜”떡”돼 버린 노통.

기다려지던 그때.

교회의 새벽종이 울린 잠시 후 이장님 댁의 사랑채나 동리 중간 어디쯤에 탑을 세워놓고’새마을 또는 일하러가세’ 따위의 국민건전가요LP판이 돌며 찍찍거리는 바늘소리 마저 귀를 찢는 소음을 낼 때, 간단히 비뚤빼뚤 글씨로 메모한 쪽지를 들고 살가운(?)목소리로’아~아~마이크 시험 중 입니다’를 외치며 이장님의 목소리가 단잠을 깨워도 남녀노소 누구하나 불평불만 없이 곡괭이, 삽, 삼태기를 들고 마을 앞길 넓히고 동네 골목길을 단장하던 그때, 매년 이맘쯤 연두(年頭)교서(敎書)또는 백서(白書)니 하며 국가의 정치 국방 경제 외교 등을 망라하여 실정(實情)과 시책을 숨김없고 가감하지 않은 그야말로 발가벗겨 놓은 생긴 그대로의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로 국민에게 알리거나 의견서를 내 놓는 그때, 이 나라 국민 모두는 라디오의 볼륨을 높이거나 어쩌다 한두 대있는 TV수상기 앞으로 모여들어 대통령각하의 말씀 토씨하나를 놓치지 않으며 경청했던 때가 있었다. 지난1년 간 국정이 잘 보살펴졌으면 진대로, 그렇지 않으면 않은 대로 부덕의소치를 솔직히 사과하시는 대통령님의 인간애에 공감하며 모든 이가 함께, 주린 배를 물로 채우고 허리띠를 더 졸라매도 불행하다거나 괴롭지 않았던 그런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연설(演說)과 역설(力說)을 혼동하는 노통.

언제부터인가 매년 그래왔던 대통령의 연두(年頭)교서(敎書)또는 백서(白書)라는 단어가 슬그머니 없어진 듯하더니, 변호사 출신이라니 이빨 까는 것에 관한 자신감이 충만한 나머지 신년연설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모양이고, 며칠 전부터 대통령의 신년연설이라며 오부지게 예고를 하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방송3사가 모조리 경쟁적으로 노통의 얼굴을 비추기에 노느니 염불하는 심정으로 그래도 혹시나 당찬 발표나 있을까 했지만,,,,,,대국민연설이 아니라 항문 쪽에 발단된 괄약근에 힘을 주고 강변과 궤변으로 일관하며 변명만을 늘어놓는, 그야말로 아무런 의미도 뜻도 없는 말만 많은 말 자랑을 위한 역설(力說)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조디의 성찬이자 립 서비스며 아마도 마지막으로 보내는 대국민 살신성인의 블랙코미디였다. 연설 아닌 역설이 끝나는 내내 허탈한 헛웃음을 흘렸으니까.

 

진짜”떡”돼 버린 노통.

공자가라사대, 기신정불령이행, 기신부정호령부종(其身正不令而行, 其身不正號令不從)즉, 윗대가리가 몸가짐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백성은 행하고, 그 몸가짐이 부정하면 비록 큰소리로 호령하여도 백성은 따르지 않는다고 했나니, 또 임진왜란 때 전시대책을 세워 국난을 극복 하는데 지대한 업적을 남겼던 서애 유성룡 선생은 자신의 저서 징비록에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국가가 유지되는 것은 인심에 의해 서이다. 비록 위태롭고 곤란한 시기라 할지라도 인심이 크게 뭉치면 국가는 편안하며 인심이 떨어지고 흩어지면 국가는 위태롭다. 위정자는 기강이 해이하여 보신책만 알고 순국의 뜻이 없으니 저 사방에 있는 장병에게 어찌 용기를 내어 적과 싸우라고 독려하며 시골의 어리석은 백성에게 함께 모이고 흩어지지 말라고 하겠는가?”라고 했다. 도대체 어제 괄약근을 조여 가며 한 역설의 핵심은 무엇이며 무엇을 강조하겠다는 것인가? 또한 누가 얼마나 공감했을까? 소위 권력누수는 심화되어 상갓집 개처럼 이리차이고 저리차이며 권위 조차도 없는 통수권자가 새삼스레 인심을 규합해 보자는 것인가? 아니면 자신은 국정전반의 실책에 책임이 없다며 불호령이라도 내리겠다는 것인가? 참으로 웃기는 짬뽕같은 덜 떨어진 대통령이다. 모르긴 몰라도 오늘아침 신문을 펼쳐든 노무현씨는 후회막심일 것이다. 신년 연설인지 뭔지 하지 말 것을….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고 진짜’떡’되야 버린 것을 이제야 알랑가?????

 

2007년 1월 하순의 어느 날.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