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사대: 이제는 말 할 수 있다(10)

제목: 불임정당들과 발가락이 닮았다

오늘도 어떤 집구석은 서로 잘 낫다고 지지고 볶고, 다른 집구석은 서로 정통을 주장한다.

 

김동인 선생 불후의 명작‘발가락이 닮았다’의 주인공M은, 요즘이야 그렇지 않지만 당시의 시대적 배경으로는32세나 먹은 노총각이다. 그런 그가 갑자기 결혼을 하고, 다시2년 뒤의 어느 날 아기를 안고 병원을 찾는다. 아이가 기관지염을 앓아 치료를 하기 위해서 왔다고는 하지만, 사실M의 속내는 그 아기가 자신의 아기라는 것을 의사에게 보장 받으려는 속셈 이었던 것이다.

원래M은 자신의 아내와 결혼하기 전 총각시절 무절제하고 방탕함을 넘어 패악(?)적인 성생활로 각종 성병을 앓아 생식능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는데, 우연치 않게 자신의 아내가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았으니 얼마나 기가 막혔겠는가. 그렇다고 자신의 아내에게 지난 날 패악 적인 성생활로 자신이 고자가 되어 불임이라는 사실을 말 할 수도 없는 처지였기에 아내의 부정(不貞)을 의심하면서도 애써 그것을 부정(否定)해 보려고 본 적도 없는 자신의 증조부를 닮았다는 둥 심지어는 자신의 길죽한 가운데 발가락을 내보이며‘발가락이 닮았다’며 눈물겨운 억지주장에M의 친구인 의사는 ‘발가락뿐 아니라 얼굴도 닮았다’고 말해주며 양심의 가책 때문에M의 눈길을 피하며 돌아앉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참으로 묘하다. 불임이라는 주제를 놓고 보면, 요즘 이 나라의 정국(政局)이 소설 속의 내용과 딱 여합부절(如合符節)이다. 소설 속의M이 무절제하고 갖은 방탕함을 넘어 패악(?)적인 성생활로 각종 성병을 앓아 생식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듯, 지난4년 여를 갖은 패악 질로 민심이 완전히 이반하여 도저히 정권재창출을 할 수 없는 불임증에 걸렸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애써 그것을 부정(否定)해 보이려는 근간의 열우당 행태가 기가 막히고안쓰러운 것이다.

M은 결혼 전부터 자신의 생식능력이 없음을 알고도 그 사실을 숨기고 결혼을 했던 것인데, M에게로 시집 온 아내는 제 남편이 생식불능인줄 모르고 외간 남자와 바람을 피우고 임신을 한뒤 버젓이 자신이 저지른 부정의 씨앗을 남편에게 자랑하는 교활한 인간상이다. 사분오열 갈가리 찢어진 열우당 인사들이 저마다 그렇고 그런 놈의 적자(嫡子)행세를 하며 정통성을 부르짖으며 서로 제 발가락이 더 닮았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불임인줄 뻔히 알면서도 부정의 씨앗을 잉태해 보겠노라 쪼르르 달려 간자는 소설 속M의 아내보다 더 부정하고 교활한 인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노라면, 그렇다고 한나라 당이라고 자유스러울까? 사연이야 어찌되었든 번연히10년씩이나 불임의 세월을 보내 놓고도 근본적인 불임의 원인을 치유할 생각을않는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고 밀월(蜜月)같은 애틋한 기분으로 정권창출이라는 옥동자를 낳을 생각은 않고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머리꺼덩이 잡아당기며 대갈빡 깨지게 싸움질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정녕 저 꼬라지로 가다가는 평생 후손 없이 씨 마르는 집구석 될 게 불보는 듯하다.

한 집구석은 뻔한 불임증을 부정한 방법으로 잉태하여‘발가락이 닮았다’며 억지를 쓰고, 또 다른 집구석은 가능한 불임증치유를 밤낮 없는 부부싸움으로 스스로 망치고 있는 것이다. 종래 저러다간 체외수정을 하거나 쓸 만한 씨앗(?)을 빌려와야 되지 않을까? 이래저래 정국 돌아가는 꼬라지가 너무 답답해서 마치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M의 눈길을 피해 돌아앉는 의사 입장이 되어 해 보는 소리다.

 

2007년의 어느 날.

 

 

덧붙임,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이 아니라…

역사는 돌고 돈다든가?

 

10년 전 그때나 지금이나 어쩌면 이리도 똑 같은지….

그래서 해 보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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