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의 만행(蠻行)

내가 사는 산골에서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심곡(深谷)이라는 마을이 있다. 이곳도 산골이지만 워낙 깊은 골짜기라 마을 이름도 심곡이라고 했던가 보다.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직접 목격하지 않았으니…)그곳엔 딱 세 가구(K씨, C씨, J씨)가 지금도 조상 대대로 살아오고 있단다.

문제는 그런 골짜기에서 이웃하고 살면 서로 사이가 좋아야 할 텐데 늘 이전투구를 하며 지냈다는 것이다. 정말 아이러니 하고 웃기는 건 단 한 번도 다정한 이웃으로 지내지 않고 뻘밭에서 싸우면서도 누구도 이사 갈 생각을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 어떨 땐 K와 C가 한편이 되어 J를 두들겨 패기도 때론 J혼자서 그 둘에게 맞짱을 뜨자고 덤비기도, 그런데 셋 가운데 K는 늘 좀 병/신 노릇을 했단다. 왜냐하면 C씨네가 워낙 깡패 족속인데다 뭘 처먹었는지 자식새끼들을 순풍 순풍 잘 낳아서 자손이 많아 조폭처럼 아무데나 눈알을 부라리며 공갈협박을 일삼았기 때문에 심약한 K네는 늘 당하기만 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불행하게도 K와 C는 담을 맞대고 살지만 J는 그나마 저만큼 개울을 건너야 했기 때문에 C의 행패가 J에게는 덜 미쳤다고들 한다.

아주 오래 전 얘긴데, 우리 마을 최장수 어르신의(윤씨 노인이라고 104세임)기억에 의하면 개망나니 C시네 조상이 K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를 몇 명 때려 죽였고 그 뿐 아니라 할머니의 할머니를 겁탈하고 죽여 버린 일이 있었지만, 그때는 법도 제대로 안서는 세상이었고 어디 하소연 할 데도 없고 그렇게 당했지만 지금껏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이나 정황을 J라고 모를 리 없었다는 것이다. 옆에서 지켜보니 K네가 너무 병/신이거든. 어느 날인가 J가 갑자기 개울을 건너서  K네 집으로 뛰어 들어와 할머니 혼자 있는 걸 알고 겁탈을 해 버렸다는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K로서는 난리 난리 그런 난리가 없고 임진왜란 이후 처음 겪는 난리라 길길이 온 동네방네(해 봐야 세 가구이지만…)떠들고 다녔는데 결국 그 소문이 우리 마을까지 퍼지게 됐고 윤씨 노인의 아버지의 아버지 그리고 윤씨 노인네까지 전해졌다는 것이다.

웃기는 건 K는 아직도 병/신 노릇을 하고 있단다. 저희 할배의 할배 ,할매의 할매가 셀 수 없이 맞아 죽고 겁탈 당하고 C네 집구석까지 끌려가 씨받이에 위안부 노릇까지 하다가 풀려 나와 저희 서방한테‘화냥년’이라고 손가락질까지 받은 경험이 있으며 C에게는 한마디도 못하고 바로 윗대 할매가 겁탈 당했다고 소리소리 지른 게 이 마을까지 소문이 퍼진 건데 그게 얼마나 쪽 팔리는 건지도 모르고 지금도 길길이 날뛰며 악 쓰는 소리가 우리 마을까지 들린다. 어제 밤 잠이 안와 바깥에 나왔더니 아직도 들리더라니까.

어쨌든 그런 사건이 있은 후 K는 J에게 사과와 보상을 요구 했고 이에 J는 저거 할배가 그랬음에도 신사답게(원래 J네는 돈 좀 있걸랑.)사과도 하고 보상도 해 주었는데….K는 사과가 미흡하네 보상이 적네 하며 계속 꼬장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재판관이 되어 생각을 해 보자. 만약 우리 할배가 당신 할배를 때려죽이고 할매를 겁탈했다고 했을 때 아니면 그 반대로 당신의 할배가 내 할배와 할매를 때려죽이고 능욕을 했다면 보상을 해 주어야 하는가? 나나 당신이 저지른 것도 아닌데…. 물론 내 조상이 그런 험악한 짓을 했으니 양심이나 정서상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할 수는 있지만 그 사과가 법적으로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 할배들의 만행을 나와 당신이 왜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하지? 그리고 꼭 그렇게 해야 한다면 K는 어째서 C에겐 불평은커녕 요즘 지난날 조상들이 당했던 그 이상의 만행에도 꼼짝을 못하는 병/신 노릇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급조한 것이지만 위의 동화는 지금부터 유치원 교육 자료로 삼아 제대로 가르쳐야 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극동(極東)지역 한. 중. 일 관계를 새롭게 교육시키지 않고 재정립 하지 않으면 지구가 망하는 날까지 극동 아니 심곡마을은 조용할 날 없을 것이다.

 

 

덧붙임,

이런 인물이 이 나라를 다스릴 수 있을까? 명색 지구촌 최고 지도자10년을 했다는 자가 제 나라 땅을 밟기도 전 비행기 안에서 “일본이 소녀상 철거 위해 10억엔 줬다면 돌려줘야”한다고 개소리를 내야 하는가? 잘났거나 못났거나 국민의 과반수가 뽑은 대통령의 과업이고 국정의 일부분인데 국제사회의 정서나 룰을 저 따위로 폄하해야 하는가? 또 다른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더런!! 어떻게 이 놈의 나라는 지도자라는 개$%^&*(#@ 마다 권력쟁취에 눈깔이 멀어 해서는 안 될 개소리나 망나니짓을 골라하는지. 그래서 K는 심곡 마을의 영원한 호구이고 병/신인 것이다. 할 소리 할 데는 못하고 하지 말아야 할 개소리는 아무데서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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