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의 재앙(災殃)이 멀지 않았다.

열자(列子) 설부편(說符篇)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사람의 얼굴만 살펴보고도 도둑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별할 줄 아는 사람이 있었단다. 왕이 소문을 듣고 그 사람을 등용시켜 도둑 소탕에 이용하려 했으나 그 전에 도둑들에 의해 그가 살해되고 말았다. 다른 사람이 알 수 없는 것을 알아내고 다른 사람이 숨기려는 것을 알아내는 것은 분명히 능력이다. 그러나 도가 지나치면 적이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과유불급이라지 않든가.

윤흥길의 소설 완장(腕章)에 나오는‘종술’이라는 놈은 왈패건달의 이름이다. 진부한 얘기로 오늘날 어림 반 푼도 안 되는 알량한 권력(?)으로 호가호위(狐假虎威)하며 전횡을 일삼는 것을‘완장’찼다고 하는 것이다.

완장 찬 놈들이 비난의 대상을 넘어 폄훼의 대상이 되는 것은 완장을 차고 설쳐대서가 아니고, 지나치게 그 완장의 힘을 과신하는데 있다. 소설 속의 완장 찬‘종술’이라는 놈은 완장의 힘만 믿고 자신을 고용한 사장 일행의 낚시까지 금지하게 되고, 결국 관리인 자리에서 쫓겨 난다. 하지만 해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종술’은 저수지를 끝까지 지키다가 가뭄이 들어 농업용수로 저수지의 물을 빼려는 공권력에 도전하는 어리석음을 보이다 끝내는 완장을 저수지에 버리고 도망을 치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찰견연어자불상(察見淵魚者不祥), 지료은익자유앙(智料隱匿者有殃)이라는 말이 있다. 즉은, 깊은 못 속의 물고기를 살펴 분별함은 상서롭지 못하고, 숨기는 비밀을 꾀로 헤아림에는 재앙이 있다는 말이다.

노무현이 그랬다. 그가 대통령이라는 권좌에 앉은 후 마을 이장이나 할 일까지 일일이 챙겼던 것이다. 오죽하면 진짜 마을 이장 출신의 장관까지 나오지 않았던가? 찰견연어자불상(察見淵魚者不祥)이란 말은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지나치게 찰찰(察察: 꼼꼼하게)하면 오히려 해가 됨을 경계하는 말이다. 결국 노무현이 어찌 되었던가.

해도 너무 하는 놈들이다. 떡껌이라는 완장을 찼다고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전횡을 부리다 못해 패륜적 행패를 부리고 있다. 국가기밀 특히 국가안보와 군사기밀의 마지막 보루인 청와대를 압수수색하겠단다. 이것은 단순히 국정농단을 빙자한 최순실 사태를 밝히기 위함이 아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탑 시크리트 기밀을 탐지하여 불순분자들과 내통하기 위함이 아닐까 의심이 된다.

사람의 얼굴만 보고도 도둑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자가 죽음을 맞은 것은 제게 주어진 능력 이상을 과신하다가 죽은 것이다. 종술이라는 놈이 완장을 찼을 때 제 완장의 주어진 위력만큼만 발휘 했었어야 했다. 지나침이 모자람만 못하다는 것은 세상 물정도 자신의 위치도 모르고 날뛰는 인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다.

하다하다 안 되니 온갖 야비한 수단을 총동원하여 대통령을 겁박해 보지만, 결국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어리석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있지도 않은 비리를 억지 꾀를 짜내 밝히려 들지만 언젠가는 그게 부메랑이 되고 재앙으로 돌아 올 것이다. 그 여죄를 무엇으로 감당할지 지켜 보자.

 

 

덧붙임,

한 법원 공무원이 특검팀을 향해 “극악무도한 패악질‘특검개애식기(特檢開愛食己)’”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05/2017010501221.html

2 Comments

  1. 데레사

    2017년 2월 17일 at 9:01 오전

    재벌이 곧 죄인이라는 등식이죠.
    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클텐데
    걱정 입니다.

    • ss8000

      2017년 2월 18일 at 6:29 오전

      그 얘기는 결국 배탈민족의
      질투심의 발로입니다.

      누군가 좀 잘 살면 배가 아파 못 견디는…
      썩어 문드러질 국민 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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