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캐나다(1信)

돌아가신 장모님의 배려로 캐나다까지 날아왔다. 확실히 작년 다르고 올 다르다. 사실 캐나다는 세 번째 여행(?)이다. 더 솔직히 얘기하면 여행이라기 보다는 방문이라고 하는 게 맞을 듯하다. 참으로 머~언 나라다. 열 시간 이상 비행을 했던 게 뉴욕을 갔던 3년 전 얘기다. 뉴욕은 대충 13-14시간을 날아야 안착하는 곳이다. 즉, 3년 전만 하더라도 체력에 큰 무리가 없었다. 캐나다 밴쿠버는 열 시간 좌우 그런데 3년 전과 확실히 다름을 몸으로 느끼겠다. 너무 지겹고 육체적 혼돈이 와“아이고! 이젠 장거리 여행 못 하겠다”라며 쌍둥이 엄마인 둘째 딸아이를 바라보며 한 얘기다.

블로그 카페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여행을 하며 어디를 구경 가고 무엇을 먹고 어떤 것이 맛있다고 하는 글들이 99.99%의 순도를 자랑한다. 그러나 나는 여행의 목적을 단 한 번이라도 맛있는 것 먹고 좋은 곳 구경하기 위한 경우가 없는 듯하다.

자주 하는 얘기지만 중국 산동성 칭따오에서 15년 가까이 살았다. 칭따오 해변은 동양의 나폴리라 칭할 만큼 아름다운 곳이란다. 딱 한 번을 가 봤다. 그것도 외국 바이어 접대용으로.. 그런데 아름다운지 어떤지 전혀 모르겠더라. 내 눈엔 그저 그런 해변이고 모래사장일 뿐이었다. 많은 호사가들은 그 해변을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게 묘사들 하지만…어디 칭따오 해변일 뿐일까?

이번 여행의 목적은 순전히 장모님 덕분이다. 장모님과의 이런저런 투쟁(?)이 지겨운 때에 이곳 밴쿠버에서 유학하는 큰 딸아이의 손녀‘은비’를 보러 온다는 쌍둥이 엄마 작은딸 아이의 얘기를 듣고 내가 제안 한 것은“쌍둥이 혼자 데리고 가기엔 벅찰 것이니 이 아빠가 함께 가겠노라”사실 따지고 보면 괜한 핑계일 수도 있지만 그런 핑계라도 대고 엄장모시하(嚴丈母侍下: 이런 게 있기나 한지???)를 벗어나 자유를 누리고 싶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랬던 장모님이 그렇게 돌아 가셨다는 썰은 이미 풀었다.

솔직히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은 두 가지다. 나이70에 내 나라 내 조국이 싫어졌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이 나이에 내 나라가 싫어진 것이다. 60-70년 때만 하더라도 이 나라는 전쟁의 위협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도피(逃避)식의 이민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과는 전혀 무관하게 정치. 사회. 경제. 기타의 모든 것들이 싫다. ‘헬조선’은 젊은 아이들만 하고픈 게 아닌 모양이다.

첫 번째 이유는 내 노후를 아니꼽고 더럽고 매시꺼운 빨.갱.이 집단에서 잠시나마(나 죽기 전 통일은 물 건너 간 기분이고, 그런 사이 빨.갱 집단의 난동을 보고 싶지 않다)피하고 싶어 적당한 주택을 구입하여 이곳에서 관망을 하고 싶다. 두 번째 이유는 참으로 믿기지 않겠지만 이곳에 상주하는 딸아이와 손녀에게 깍두기. 김치. 무말랭이를 만들어 주고 그 방법을 확실히 전수하고 싶다.

도착하자마자 몇 군데 수소문 한 결과 조금 황당하다. 중국이 문제다. 1-2년 사이 이곳 주택 값이 거의 50% 내지 그 이상으로 뛰었단다. 뙤놈들은 그렇게 살기 좋은 저희 나라 땅을 마다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온통 중국 인민化 국토化를 꿈꾸는 것일까? 그래서 주택구입은 보다 깊이 생각을 좀 해야겠다.

지금 이곳은 새벽4시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전전반측 하다가 잠이 안 와 한 썰 풀었다. 날이 새는 대로 배추. 무 등 김장 재료를 사러 나가야겠다. 그리고 딸아이에게 확실하게 전수해야겠다.

 

덧붙임,

아! 이제 하는 얘기지만, 인천공항의 풍경은 정상을 찾은 듯 했다. 중국 아이들 없는 탓에 진정한 국제공항 아니 세계 최우수 공항의 면모를 찾은 듯 했다. 지저분한 중국 아이들이 없는 탓인지 공항 전체가 쾌적한 기분이다. 그럼에도 이 나라 모든 신문과 방송 그리고 찌라시들은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에 의한 관광객 감소를 나라가 망하는 것만큼의 큰 일로 연일 보도를 한다. 어쩌자는 얘긴가? 우리가 무슨 IS나 관광객 납치하여 공갈협박 하는 나라가 아닐 진데 통제 한다고 안 오는 관광객 따위를 기다리며 노심초사할 그런 나라는 아니지 않은가. 스스로 올 때를 느긋하게 기다리자!!!

 

 

덧붙임,

그러고 보니 작년 5월 보름 간 뉴질랜드에 갔던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아마도 여행이란 걸 제대로 않고 다냐 오기만 했던 탓일 게다.

4 Comments

  1. 김수남

    2017년 3월 18일 at 11:37 오후

    캐나다 오신 소식이 반갑습니다.나라가 많이 걱정이 되시는 그 심정을 잘 이해하게됩니다.특히나 가까이서 보시고 오셨으니 더욱 그러셨겠어요.우리가 이 상황을 잘 이해하기 어렵고 앞 일들을 잘 알 수는 없지만 저는 더 좋은 방향으로 잘 인도하실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으며 기도합니다. 우리나라를 불쌍히 여기시며 선조들과 지금 기도하시는 분들의 눈물의 간절한 기도를 분명 들으신다고 믿으니 안심이고 기대하며 기다리며 기도하게 됩니다.

    노후를 행복하게 편안하게 지내시고 싶은 안정되고 더욱 발전하는
    우리들의 조국으로 속히 회복되어지길 기도합니다.

    두 따님들 가족과 함께 행복한 캐나다에서의 주말되시길 기도합니다.
    토론토는 아침에 펑펑 눈이 옵니다.벤쿠버는 봄이 더 가까이 왔으리라 믿어집니다.
    영상 2.5도인데 눈이 내리는 아침이 신기했습니다.지금까지 저는 눈은 영하 날씨에 온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토론토도 봄은 분명 이미 와 있음이 확실합니다.

    캐나다에서의 매일이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 ss8000

      2017년 3월 19일 at 6:25 오전

      잠시 나라 바깥으로 나와 있지만
      그래도 인터넷 접속을 하면 가장 먼저 검색하는 게
      나라 정세와 정국 돌아가는 것입니다.

      나라의 불상사 뒤 끝이라 아직은 시끄러운 모습이
      역겹긴 하지만 그래도 늘 그렇게 견디고 버텨온 내 땅의 사람들입니다.
      차기 대선에 좋은 결과가 있기만 기대합니다.

      이곳 밴쿠버 정확하게는 밴쿠버에서 1시간 외곽 지역
      Abbotsford city입니다. 약간 조용하고 전원(농촌)지역입니다.
      들리기로는 밴쿠버에 중국인과 인도인이 밀려들며 소란스러운 백인들이
      이곳으로 많이 이주해 오는 곳이랍니다. 딸아이 모녀는 이곳에 약2년 머물 계획이고

      만약 둘째 딸아이가 동부로 이주할 경우 손녀만 동부로 함께 가고
      큰 딸 아이는 귀국할 계획이랍니다.
      만약 이주를 한다면 선배님께 많은 자문을 구하겠습니다.^^

      보다

  2. 비사벌

    2017년 3월 21일 at 11:52 오전

    오선생님 잠시나마 이 더러운 나라는 잊어버리시고 좋은시간
    가지세요. 저도 추석에 미국에 있는 딸에게 갑니다.
    저도 집보러 갑니다. 더이상은 이제 이 나라에 미련은 없습니다.

    • ss8000

      2017년 3월 21일 at 5:25 오후

      원장님 같으신 분이 이러시면 정말 이 나라 희만이 없는나라 같습니다.
      말이야…얼마나 통분 하시면 그러시겠습니까?
      아무튼 저도 좀 더 관망을 하려고 합니다.

      정말 분노 스런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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