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다 아는데 박빠(朴蟲)만 모르는 것.

공자의 이름난 제자 중에 자유(子由)라는 이가 있다. 이 사람이 한때 아주 작은 시골 면장정도의 벼슬을 하고 있었지만, 스승 공자님의 가르침대로 열과 성을 다해 그곳 백성들을 교화하고 있었다. 하루는 공자가 제자 여럿을 대동하고 그곳을 방문하였다. 어찌나 마을을 잘 다스렸는지 그 작은 시골에 가가호호 격앙가가 울려 퍼진다. 그 모습을 본 공자 문득 미소를 지으며“할계언용우도<割鷄焉用牛刀 또는 우도할계(牛刀割鷄)>, 닭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리오?”라며 자조(自嘲)적인 말씀을 하셨던 것이다.

사실 공자의 이 표현은 자신의 유능한 제자 자유가 나라라도 다스릴만한 인재임에도 이런 작은 시골에서 성실하게 하는 것이 보기 좋다는 뜻으로 한 말인데, 요즘 이 말은 본래의 뜻과는 의미가 각색되어, 보잘 것 없는 작은 일을 처리하는데 큰 인물의 손을 빌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비유한다. 비슷한 얘기로 견문발검(見蚊拔劍)즉, 모기보고 칼 뺀다는 말이 있다.

유비가 대업을 이루려할 때, 그에게는 창칼을 제법 쓰는 관우. 장비. 조자룡 같은 몸통은 있었으나 그 몸통을 유효적절하게 움직일 브레인(두뇌)이 없었다. 어찌어찌 수소문하여 찾아낸 인재가 사마휘(司馬徽)라는 은사(隱士)였다. 유비는 그에게 산에서 내려와 도와 주기를 간청하자 일언지하에 이르기를,“산야한산지인불감세용(山野閑散之人,不堪世用: 산과 들에서 한가로이 거니는 사람이 세상에 쓰임을 어찌 감당 하리…)이라며 부드럽게 거절하는 대신, 복룡. 봉추 양인득일가안천하(伏龍.鳳雛,兩人得一,可安天下:복룡(제갈량).봉추(방통)두 사람 중 하나만 얻어도 천하를 평정 할 수 있다)”라며 제갈량과 방통을 소개한다. 유비의 삼고초려(三顧草廬)는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여기서 제갈량은 논외로 하고, 삼국지정사 촉서(蜀書)방통전(龐統傳)에 의하면,“선주(先主:유비)가 형주를 다스리게 되자, 방통은 미관말직의 신분으로 뇌양현의 현령에 임관되었다. 그러나 방통은 정사를 게을리 하여 면직을 당하였다. 이에 오(吳)나라 장수 노숙(魯肅)이 선주에게 글을 보내어‘방사원(龐士元:방통의호)은 겨우 백리 안팎의 작은 고을이나 다스릴 인재가 아닙니다. 보다 큰 벼슬을 내려 중히 쓰셔야 뛰어난 재능을 발휘할 것입니다.’라고 하였고, 제갈량 역시 유비에게 노숙과 같은 뜻을 아뢰었다. 이에 유비가 그를 큰 그릇으로 여기고 중임을 하니 마침내 제갈량과 나란히 우대하였다”라고 기술되어있다.

삼국지연의에는 방통(龐統)을 이렇게 그렸다. 뇌양현에 부임한 그는 종일 술만 마시고 도무지 정사를 보지 않자, 그 소문이 유비의 귀에까지 들리고 이에 유비는 장비를 보내 감찰케한다. 장비가 도착했음에도 방통은 술에 취해 일어나지 않자 장비는 크게 노해 방통의 사보타지를 다스리려 취조하자 방통은 웃으며 대답하기를“이까짓 사방 백리밖에 안 되는 작은 고을의 사소한 일들을 결정하기가 무엇이 그리 어렵겠소! 장군은 잠깐만 계시오. 내가 금방처리하리다.” 곧 현리에게 명하여100일 간의 쌓인 공무를 가져오게 한 다음 하나하나 분석하여 처리하고 소송사건은 그 자리에서 처결하니 반나절이 채 안돼 밀린 공사(公事)를 말끔히 처리해 버리자, 장비가 크게 놀라 오히려 방통에게 사죄하고 급히 유비에게로 돌아가 그의 비상한 재주를 자세히 알렸다. 이에 유비 또한 미안한 마음을 금치 못할 즈음 제갈량이 순시를 마치고 돌아와 방통을 적극 추천하자, 방통을 급히 형주로 모시고 오게 한 뒤 친히 사죄를 하고 부군사(副軍師)에 임명하여 제갈량과 함께 천하를 평정할 계략을 세우게 한 것이다.

참, 야단도 스럽다. 소위 보수라는 자들의 노는 꼬라지를 보니 벌써 차기 대통령 선거에 필패 그것도 참패가 점 쳐진다. 솔직히 홍준표나 김진태나 어지러운 난세를 평정하고 나라를 구하라는 하늘의 계시다. 하늘의 계시를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는 망나니들이 망치려 들고 있다.

공자의 표현대로라면 홍준표나 김진태가 한 지방의 도백이나 지리멸렬한 여당의 국회의원으로 남아 있기엔 우도할계(牛刀割鷄)같은 존재가 틀림없다. 그런 인사들을 친. 비 양박 떼거지들이 서로 저희들이 지지하는 인물이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식으로 선을 긋고 대갈빡 터지고 코피 나도록 싸우겠다니…이 또한 차마 목불인견(目不忍見)인 것이다. 하늘이 내려 준 인재를 이런 식으로 배척하고 말살시켜서 얻는 게 뭐지? 딱 하나 정권박탈(政權剝奪)될 일밖에 없다.

사마휘가 유비에게 이르기를‘복룡(제갈량).봉추(방통)두 사람 중 하나만 얻어도 천하를 평정 할 수 있다’라고 했고, 유비는 오히려 뛰어난 인재 두 사람을 다 얻었으나 삼국 중 가장 먼저 망하는 비운을 맛본다. 비록 세상이 부러워하는 인재 두 사람을 얻었지만 하늘의 뜻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제 하늘이 내린 두 인재를 공정한 경합 붙일 생각은 않고 벌써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며 서로 질시하고 비난하고 그것도 모자라 편을 갈라 사생결단을 내려는 박빠(朴蟲)들의 꼬라지가 하도 한심해서 해 보는 소리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7년 3월 23일 at 9:24 오후

    맞습니다.
    지들끼리 다투다 지리멸멸 하겠지요.
    그러나 그래서는 안됩니다.

    • ss8000

      2017년 3월 25일 at 8:59 오전

      이 노릇을 어찌하면 좋을지….
      정말 나라를 생각하면 기가 질립니다.
      제가 무슨 애국자는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나라가 망하는 꼴을 본다는 건
      정말 못 견디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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