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짓는 친정 아버지(1부)

몹시 피곤들 했나 보다. 낮12시가 훨씬 넘었는데도 아직 아무도 미동도 않는다. 어제 새벽(현지시간)이곳을 출발하여 국경을 넘어 미국 시애틀 관광을 다녀왔다. 큰딸과 손녀 은비 작은딸과 쌍둥이 수아. 주아 그렇게 캐나다국경을 넘어 미국의 시애틀로 관광을 간 것이다. 좀은 과감한 여행이었다. 하루 만에 다녀오는 미국 여행이니 약간의 무리도 따르긴 했다.

큰딸아이가 거주하는 캐나다 BC주 애보츠포드(Abbotsford)는 10여 분만 달리면 미국국경이다. 운전은 큰딸아이가 하고(이번 여행길에 큰딸아이는 국제면허증으로 바꿔와 록키 산까지 관광을 다녀오자고 했지만, 마누라도 없이 혼자 즐기기엔 양심의 가책이 들어 이번 가을에 마누라와 함께 올 때 하자고 사양한 채… 6인승 차량은 따로 렌트를 했다)시애틀로 향한 것이다. 어느 나라든 입국이 까다롭지 출국은 입국에 비해 좀 느슨한(?)편이다. 캐나다 출국장과 미국의 입국장은 거의 붙어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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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 미 국경선을 넘기 위해 대기하는 차량들과 면세점(?) 이라기엔 건물이 너무 초라하다.

 

캐나다 출국장은 여권 보여주는 정도로 무사히 통과했으나 수십m떨어진 미국의 출입관리소는 벌써 외면적으로 삼엄하다. 나 보다 더 클 듯한 세파트와 옆구리에 기관총(?)을 찬 국경수비대(?)가 저만큼에서 왔다갔다 시위를 한다. 국경출입관리소 건물로 들어서자 관리들의 눈빛이 자못 빤짝거리며 이방인에게 약간의 위협으로 다가온다.

 

그 어색하고 좀 갑갑한 분위를 깬 것은 쌍둥이 언니‘수아’다. “어! 헬로 아저씨다! 헬로!!” 경직 돼있던 사무실에 그만 폭소가 터졌다. 우리도 미국 관리도…. 그때서야 친절한 관리 한 사람이 수아를 향해“컴온!”했으나 수아는 눈만 깜빡이고 일행 뒤로 숨는다. “가봐! 핼로 아저씨가 오래!”라는 내 얘기에 주뼛거리던 수아가 다가가자 그는 수아에게 스티커(아이들 장난감?)를 내밀며 선택하라며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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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넓고 한가한 고속도로를 어찌 부러워 않으리요.  하늘이 약간 흐렸지만 캐나다는 비가 오고 있었지만 미국의 하늘은 그나마 개었다.

 

수아 와는 얼굴모습이 다른(이란성 쌍둥이라…)‘주아’를 가리키며“얘는 저 아이와 쌍둥이”라는 내 얘기를 듣고‘오! 그래!?’라며 주아마저 오라고 하여 역시 스티커를 내 민다. 그 후로는 일사천리로 입국수속이 전개 된다. 사실 나나 큰딸 작은딸 모두 영어가 능숙한 편은 아니다. 미국 측 국경관리들의 속사포 같은 주문 내지 지시(입국에 따른)를 못 알아듣고 헤맬 때 큰손녀 은비(자랑이 아니라,,,,지금 초등6년생인데 뉴질랜드에서 학교 다닐 땐 스피치를 너무 잘해 학교 대표로 뽑혀 연설까지 했었다. 이곳에선 뉴질랜드 식 영어 발음을 교정 중이다.)가 정확히 통역을 해 주어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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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룰렛 자체도 얼만 넓은지 돌아나디기 벅찼다. 광활한 대지는 이런 것조차도 부럽게 한다.

 

출입국관리소를 벗어나 얼마간의 시골길(그러나 우리의 준 고속도로 못지않은)을 달려 나오자 우리네 고속도로와는 또 다른 시원한 고속도로가 눈앞에 전개 된다. 내가 캐나다나 미국 하다못해 호주를 선호하고 동경 하는 것은 그 무엇 보다 광활한 대지와 고속도로 주변의 시원한 풍관 때문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 왠지 이들은 넉넉하고 여유로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걸 보면 그 나라의 여유로운 국민성은 나라 크기와 비례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물론 중국 놈들은 예외로 한다. 그 놈들은 국토가 넓은 대신 14억이라는 인구가 살아나기 위해 우리만큼이나 치열하기 때문에 땅만 넓었지 대국다운 면모가 눈곱만큼도 없다. 우리나 중국 놈들이나 소갈머리가 밴댕이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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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브랜드 상품이 수십 가지 입점 해 있다. 어제 주머니 돈 좀 풀었다. 은비. 쌍둥이 서울 집에 있는 친손녀 예솔이 그리고 딸들에게도 인심 좀 썼다. 애비 역할을 한 것 같아 뿌듯 했다.^^ 캐나다에서는 아울렛에서 사오는 상품을 1인당 7-80달라로 제한 하고 있다지만 마약류나 기타 불법적인 것 빼고는 사실상 그냥 통과 시켜 준단다. 그래서 좀 과하게 쇼핑을 했다.

캐나다 국경에서 시애틀까지는 대충200여km 고속도로 구간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한계 속도는 100km에서 115km 내가 만약 그런 고속도로를 달린다면 시간 반이면 남짓 하겠지만 딸아이의 정속주행은 거의 세 시간 가까이 돼서야 1차 목표인 시애틀 시내 외곽에 자리한 중저가 브랜드의 아룰렛(outlet)매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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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을 마치고 인근에 있는 카지노 부페식당 입구에서 한 컷 했다. 날씨가 많이 찼다.(쌍둥이 수아가 할아버지 사진 찍는다며 폼을 잡고 있다. ㅎㅎㅎ…)

 

아무튼 낮1시가 넘었지만 아직도 딸아이들은 물론 손녀들은 꼼짝도 않고 있다. 배가 고프다. 목마른 놈이 샘 판다고 하지 않던가. 그래! 오늘 아침(시간상 오후지만…)은 된장국을 좀 끓이자. 얼마 전 김치 담그고 남은 배추 한 포기를 배란다에서 꺼내와 배추 국을 끓였다. 배추 국이 끓는 사이 쌀을 찾으니 쌀이 보이지 않는다. 자는 아이들을 깨울 수도 없고…. 한참을 찾아 헤매고서야 세탁실에 있는 쌀을 발견 밥을 지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아침식사(?)를 마쳤다. 아이들이 깼다. 썰을 더 풀 분위기가 아니다. 오늘은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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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을 상징하는 명물 몇 가지가 있지만,,, 그 중의 하나’라이더 덕’이라는 수륙양용 배(?)다. 성인$35 어리이 $20은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2 Comments

  1. 김 수남

    2017년 3월 25일 at 6:01 오전

    식사를 직접 준비하셔서 시장기도 면하시고 따님들과 사랑스런 은비,수아 ,주아 위해 그렇게 잘 준비 하심이 정말 훌륭하세요.따님들이 친정어머니 오신 것처럼 좋아하겠어요.

    시에틀 여행 잘 다녀오신 것 축하드립니다.저희는 미국 버팔로가 국경만 넘으면 바로입니다.집에서 1시간 30분 거리인데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다리를 건너면 미국 땅입니다.
    국경의 풍경이 어떠하셨을지 그대로 그려집니다.

    계시는동안 매일 건강하시며 즐겁고 행복하신 매일 되시길 기도합니다.

    • ss8000

      2017년 3월 25일 at 9:08 오전

      나이가 먹을 수록 어릴 적 지나치게 가부장적 아비였던 게
      후회가 되고 미안해 집니다. 그래서 늗
      늦은 감이 들지만 조금이라도
      아이들 곁으로 다가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ㅎㅎㅎ…

      맞습니다. 수 년 전 나이아가라에 갔을 때 캐나다령과 미국령 나이아가라가
      따로 있는 걸 보았습니다. 캐나다령 나이아가라에 비하면
      미국령 나이아가라는 볼 폼이 없었지만요.

      이곳에 8일 째 머물지남 딱 하루 햇볕을 봤습니다.
      어제도 밤새 그리고 하루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이제야 조금 개이는 듯합니다.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생활이 재미가 있답니다.
      기도 덕분인가 합니다. 감사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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