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군(昏君)과 천재지변(天災地變)

“비만 온다면 기우제(祈雨祭)를 지내고 싶다. ” 김대중(金大中.cwd.go.kr)대통령은 11일 경기도 파주의 반도체 제조업체 ‘ASE코리아’ 를 방문한 자리에서 “비가 안 와 우리 모두가 답답한 심정” 이라며 이렇게 말했다.(중략)

11일 오전 ‘타는 들녘에 물을 보냅시다’ 라는 MBC 생방송에도 나가 “천재(天災)는 사람의 노력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며 “국민들이 모두 나서고 있으니 하늘도 움직여 반드시 비가 오리라 기대한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金대통령은 “나도 물 아끼기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요즘 목욕을 하지 않고 샤워만 한다” 고 소개했다.(하략) 출처: [중앙일보] 입력 2001.06.12 00:00

내 기억으로 역대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한발(旱魃)이 심했던 때가 김대중 시절이었던 것 같다. 김대중 취임 하던 첫 해부터 나라에 가뭄이 들기 시작하여 위의 신문 기사가 나올 즈음 절정에 달해 전국의 농심은 물론 식수까지 바닥이 날 지경에 이르자 민심이 요동치고 흉흉했었다. 그 때 김대중 정권을 요즘 표현으로 귀태(鬼胎)정권이라고 비난했던 썰을 여러 차례 풀었던 기억이나 자료를 찾다가 위의 기사를 찾아냈다.

어제 공영방송KBS는 고정프로 여섯 시 내 고향에서‘가뭄 속 말라가는 대한민국’이라는 부제를 두고 1시간 동안 특별방송을 했다. 한마디로 농심(農心)만 타는 게 아니라 전국이 타 들어가고 있기 공영방송의 한 프로를 가뭄과 연계하여 전파를 송출한 것은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하겠다.

고대로부터 성군(聖君)의 기준은 치산치수(治山治水)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려 있었고 통치의 제일 덕목으로 여겼었다. 반대로 혼군(昏君)이 들어서면 반드시 나라에 변괴(變怪)가 일어나는 중 가장 큰 변괴가 지진(地震)과 홍수(洪水)와 한발(旱魃)이었던 것이다. 요즘 같은 과학시대에는 이를 두고 이상기후니 기상이변이니 하지만 그것마저도 천재(天災)임은 틀림없다. 천재(天災)란 결국 하늘이 내리는 형벌 같은 것이다. 멀쩡한 하늘이 왜 멀쩡한 나라의 국민에게 천재를 내리겠는가?

516혁명이 일어난 때, 이 나라 강토는 거의 19禁에 가까운 목불인견의 나체였다. 어디를 둘러봐도 나무 한 그루 없는 끔찍할 정도의 벌거숭이였었다. 그랬던 강토가 지금은 길을 만들고 헤치지 않으면 사람이 다닐 수 없을 만큼 수림(樹林)으로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이 땅 현존하는 다목적 댐 80% 이상이 그 당시 축조 되었고 그렇게 치산치수(治山治水) 했던 이 나라 최고의 성군이 누구라고 이 자리에 올리는 것은 그 분에 대한 결례다. 알아서 기자.

평화의 댐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북괴가 금강산댐을 축조하며 수공을 가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전두환 정권 때 온갖 비난(물론 당시 야당과 종북 무리)을 받아가며 꿋꿋하게 쌓아올린 평화의 댐이 오늘날 얼마나 평화롭게 그 자리에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그 일대의 산천경계를 수려하게 수(繡)놓는지 알고 보면 전두환도 성군의 반열에 올려야 한다.

이명박이 솔직히 대통령 감이었던가? 겨우 토목공사 정도 할 줄 아는 십장(什長)정도 인물인 줄 알았는데 오폐수 정도가 아닌 수십 년 썩은 언터쳐블 청계천을 세계에 유래 없는 1급수에 버금가는 도심천(都心川)으로 치수(治水)를 하고 그 여세를 몰아 대통령 후보 당시 공약하기를 대운하(大運河) 조성을 약속하고 당선 되었으나, 야당 종부기도 모자라 소위 친박 양아치들까지 결사반대한 관계로 겨우4대강에 머물고 말았던 것이다.

대운하와 4대강을 비교해 보면 용이 승천 하려다 주저앉은 이무기 꼴이 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어쨌거나 4대강의 보가 존재하는 농경지는 그나마 농업용수를 끌어 쓸 수 있지만 그마저도 없는 곳은 땅이 갈라지고 민심이 갈라지고 있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공영방송을 다그쳐 비싼 전파를 쏘겠는가.

그럼에도 4대강이 현 정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4대강을 두고 개수작 부리고 있으니 하늘인들 무심할까? 그게 바로 천재(天災)인 것이다. 천재는 혼군(昏君)의 시대에 거듭나는 것이다. 하늘은 언제나 어리석은 인간을 계도하기 위한 징후(徵候)를 보여 준다. 19대 대통령 선거일 이틀 전 강원도에 대형 산불이 일어났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리석은 국민들이 몰랐던 것이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2000년 4월4일부터 15일까지 강원도 고성, 삼척, 동해 일대에 대형 산불이 났었고, 2005년 역시 4월5일 발생한 거의 비슷한 지역(강릉 고성)의 대형 산불로 천년고찰 낙산사까지 옮겨가 수십 점의 문화재 중 범종까지 녹아버려 국난에 가까운 천재지변이 일어났던 것을 나는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가공(可恐)스러운 천재지변(天災地變)이 언제 어느 때 일어났는지 누가 당시의 최고 지도자인지 왜 그들이 혼군(昏君)인지 주목해 보아야 한다. 내가 내 입으로 말하기 전…..그래도 김대중은 물이 아까워 샤워만 하고 뒷물만 했던 모양인데… 4대강 보를 열어 물 아까운 줄 모르는 놈들은 언제고 천벌을 받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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