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일 찢어진 눈, 근성 그리고 일본(1부)

지구촌 모든 나라의 민족이나 국민은 소위 그 나름의 근성(根性)이라는 게 있을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성질 또는 위급한 상황이나 고통 등을 이겨내고자 하는 끈질긴 성질을 두고 하는 얘기다. 나 어릴 적 자주 듣던 일본말‘곤죠’라는 게 있었다. 이 단어가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근성과 같은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시‘곤죠’라는 단어는 왠지 부정적으로 들리기 일 수였다. 다른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성질이라도 부리면‘곤죠가 더럽다.’다는 식으로 되돌아 왔으니 말이다. 어떻게 들으면 일본인 전체를 두고 하는 얘기 같기도 했었고.

 

이 단어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고인이 된 김기수 선수가 60년대 중반 장충체육관에서 이태리WBA 주니어 미들급 챔피언‘니노 벤베누티’선수에게 그 타이틀을 뺏어 오던 날 TV의 현장중계를 하며 김기수 선수가 코너에 몰리거나 핀치에 허덕이면 해설자(오영일 선생이었던가?)는“아~! 예! 시쳇말로 곤죠로 버텨야죠~오!!”라며 흥분했던 걸 기억하고 역시 그 단어가 아주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솔직히 일본말을 몰라서 하는 얘긴데, ‘근성(根性)과 곤죠’는 같은 의미일까? 아니면 맥락을 비슷하게라도 할까? 위에 이미 피력했으니 부정과 긍정의 의미를 두고 얘기한다면 근성이나 성질(성격)도 곤죠라는 단어와 맥을 같이 할 거라는 생각은 든다. 좀 엄한 얘기를 했다.

 

이 나라 민족주의 아니 좌파들은 일본과 일본인이 무조건 밉단다. 그래야 애국하는 길이고 빼앗겼든 36년의 그늘에서 살아온 조상들에 대한 도리를 하는 것 같고 그 중 남는 것은 설치(雪恥)한 기분으로 행복감 같은 걸 느끼는 게 틀림없지만 그것으로 부족하면 일본을 두고 쪽바리니 게다짝이니 또는‘섬나라 근성(根性)’이라며 폄하내지 매도하며 모자라는 울분을 푼다.

 

‘섬나라 근성?’일본이 미우면 그냥 미워해야 한다. ‘섬나라 근성’이라고 한다면 우리도 유. 무인도를 포함하여 3천여 개가 넘는 도서(島嶼)국가다. 그 섬에 사는 사람들이 섬(島)근성을 따로 배태(胚胎)하고 있을까? 말이 나온 김에 동남아나 태평양 상에 점점이 박혀 있는 그런 섬 나라 빼고 우리 보다 못한 섬나라가 있던가? 영국, 뉴질랜드 비록 대륙이라고 하지만 호주도 엄밀하게 섬이 아니던가? 지중해나 대서양에 존재하는 도서(島嶼)국가 중‘섬나라 근성’이라는 소릴 들을 나라가 있던가? 그런데 하필이면 일본을 두고 섬나라 근성이라고 폄하를 하는지….

 

나는 가끔 서양인들이‘찢어진 눈’이라며 동양인을 폄하할 때 그들은 우리를 두고(경제대국 11위니 어쩌니 하지만 한국에 관심 없는 서양인은 우리를 아직도 일본이나 중국인으로 안다.)한 얘기가 아님에도 가장 발끈하고 나서는 우리 사람들을 보면 자격지심을 단단히 지닌 족속이라고 코웃음을 친다. 왜 저들이 사서 짜증을 내고 울분을 터트리는지 정말 한심한 것이다. 이게 다 어쭙잖은 민족주의에 천착(舛錯)하거나 함몰(陷沒)된 좌파들의 對일본공황(日本恐惶)심리 아니면 진짜 루저(loser)들의 패배주의의 결정체라고 단정 짓고 싶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런 족속들은 자신들의 못난 행위(행동)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省察)따윈 생각조차도 않는다. 잠시 엄한 얘기 속으로 가 보자.

 

70년대 초까지 지금의 롯데호텔 자리에 반도(peninsula)라는 호텔이 있었다.(그를 기념하기 위해 롯데호텔 내에‘페닌슐라’라는 양식당이 있었는데 지금은 모르겠고….)내가 알기로는 미군정 당시 모든 국가적 중요정책이 이곳에서 다루어졌던 것으로 기억 된다. 반도(peninsula)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한 면은 육지에 이어진 땅. 대륙에서 바다 쪽으로 좁다랗게 돌출한 육지를 두고 이름이다. 즉 대륙도 아니고 섬도 아니고….어정쩡한 위치의 땅이다.

 

다시 한반도(韓半島), 우리 스스로를 지칭할 때 이 말을 가장 많이(특히 어쭙잖은 민족주의자 또는 좌파)입에 자주올리고 자랑스러워한다. 그기에 삼천리금수강산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이면 금방이라도 날아 갈 듯 맵시가 돋보인다. 대륙도 아니고 섬도 아닌 어정쩡한 한반도 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서양인들이‘찢어진 눈’이라며 폄하할 때 가장 울분을 토하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참으로 안타깝게도 대륙눈치도 보랴 섬나라 눈치도 보랴 눈알을 좌우로 돌리다 보니 섬나라 영국출신 박물학자 다윈 선생 보기에도‘찢어진 눈’으로 진화 된 게 아닐까? 그러니 찢어진 눈 얘기만 나오면 바르르 성질을 내고 곤죠를 부리는 게 틀림없다

2 Comments

  1. 백발의천사

    2017년 8월 18일 at 10:46 오전

    김기수, 1941년 9월 함경북도에서 태어나서 1997년 6월 57세로 타계하신 권투선수 출신 교수님.
    1966년 WBA 세계미들급 타이틀을 획득함으로써 전국민을 열광하게 한 영웅이었죠.
    라디오로 중계된 당시 챔피언인 니노 벤베누티와의 타이틀전은 국민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 큰 사건이었습니다. 지금은 별로 사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기입니다만 당시엔 대단한 이벤트였지요.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의 우리나라는 엄청난 대국이 된 셈입니다. 그렇게 가난하고 못살던, 권투 챔피언 한 명 탄생에 온 국민이 열광하던 그런 나라가 이젠 어딜 가나 어깨 펴고 다닐 정도는 되었습니다. 경제력으로만 따지면 세계 11위인가 된다지요. 국민들의 의식수준도 그렇게 좀 올라 갔으면 좋겠습니다.
    매사에 당당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관용과 포용을 갖춘 그러면서 당당한 그런 국민,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자신 돌아 보게 되는 아침입니다.

    • ss8000

      2017년 8월 18일 at 4:05 오후

      저는 당시 결혼해서 애(사내)를 낳으면 꼭 권투선수를 시키고 말겠다는
      각오까지 했습니다마는….그 때만 해도 영호남 갈등이 어딨고,
      남녀노소 갈등을 모를 때 였습니다. 부자는 아니었지만
      정이 흐르던 행복한 시절이었지요.

      말씀이야 모두 백천 번 지당하신 말씀이나,
      이젠 꿈같은…공맹 시대에나 주고받을 말씀이라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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