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잘 됐으면 좋겠는데… 진심으로 그의 쾌유를 빌고 있다. 뒷집 J는 나 보다3년 정도 늦게 이곳으로 이주해 온 4년 차인가 그렇다. 공기업 부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는데 이주해 오던 그해 말에 정년퇴직이라고 했고, 처음 올 때 워낙 건장하고 골격도 단단해 보여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주를 하고도 마을과는 소통도 않고 절연을 하고 산다. 얘기를 좀 다른 방향에서 시작해 보자.

사실 내가 오지랖이 넓어 그런지 몰라도 이곳에 이주해 오는 신참내기 분들을 일부러 찾아다닌다.(이거 동네 이장이 할 일이지만… 솔직히 산골마을 이장들 이 정도로 살갑지 않다.) 그리고 마을 양반들과 소통을 하고 살라며 권고하기도 이웃에게 소개하기도 한다.

J도 그런 경우다. 굴삭기의 굉음이 들리고 땅을 돋우고 이런저런 기계음이 들리는 가운데 두 부부가 관리감독인지 아니면 허드렛일을 도우는 건지 부산하게 움직이는 걸 보고 잠시 기계의 소음이 멈췄을 때 큰 소리로 불렀다. (마침 그 때 마을 이장, 이웃 몇 사람과 울 건너 이PD네 정자나무 아래서 막걸리 잔을 기우리던 때였다)‘좀 건너오십사 하고…’, 두 내외가 오자마자 나는 J에게 이장 그리고 이웃도 소개 하며 귀촌을 하면 처음 데면데면 할 수 있으니 서로 알고나 지내자며 막걸리 한 잔을 권했으나 술을 전혀 입에 못 댄단다. 그럴 수도 있겠지…

몇 달 후 새 집이 완공되어 이주를 끝냈는데 다시 몇 달이 지나도 그 부인(가족)의 웃고 떠드는 소리는 천등산 골짜기에 메아리쳐 들려오고 친지들의 차량은 꽤 드나드는 게 눈에 뜨이는데 이주 해 왔다는 인사가 없다. 당시 마누라가 마을부녀회장이라는 감투를 쓰고 있었기에‘옆집에 이사를 왔는데 부녀회 이름으로 하이타이랑 두루마리라도 사 가지고 한 번 찾아가 보라’고 권유까지 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충주시내 수산시장에서 회 몇 접시 떠다가 이웃 몇 사람과 J부부도 초청을 하여 거나하게(본인은 술을 먹지 않지만 그의 부인은 호주가인 듯 했다)한 잔 곁들이고 불금은 아니었지만 노래방기기도 함께 즐거운 저녁을 보냈다. 즉, 이웃과의 소통을 이런 식으로 하자는 모범을 보였던 것이다.

효과가 있었던지 그로부터 보름정도 지나자 J로부터 과연 연락이 왔고 한(두)상 떡 벌어지게 차려 놓고 발렌타인 30년산이 두 병씩이나 각 상에 놓여 있는 것이었다.(이거 면세품으로도 30만원 가까이 한다.)양주를 즐기지는 않지만 귀한 줄은 아는 내가 깜짝 놀라며‘아니? 이 귀한 것을 그것도 한 병도 아니고…’하며 말을 잇지 못하자, 오래 전 정말 오래 전 선물을 받아 둔 것인데(그 때는 김영란 법도 없을 때고 특히 J의 직장이 공기업 간부였을 테니…)술을 먹을 줄 몰라 그게 값이 나가는지 어떤 것인지 몰랐다며‘그렇게 귀한 것이면 다른 걸 내 놓을까요?’농담까지 했다.

몇 순배(巡杯) 권(勸)커니 작(酌)커니, J의 신세타령이 흘러 나왔다. 자신은 지금‘전립선 암’말기고 이미 다른 기관까지 전이가 되어 있다는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다. 웃고 즐기든 좌중이 갑자기 싸늘하게 식을 수밖에. 잠시 후 그렇게 J의 집들이(?)를 파하고 헤어진 것이다.

J를 다시 본 것은 몇 달 후(아픈 사람 귀찮게 할 수 없고, 아직은 퇴직을 하지 않았기에 주말에만 내려 옴)그 해 겨울 마을회관의 대동계 모임에서였다. 행사가 끝나고 뿔뿔이 헤어질 즈음 J가 다가와‘형님!(내게 그렇게 호칭을 했다) 저 2년 더 퇴직 연장이 됐어요!’라며 희색이 만면하여 그 기쁨을 전해 오는 것이었다.

순간 본인은 기쁜 나머지 그렇게 희소식(?)을 전했지만, 듣는 나로선 건성으로 축하를 해 주며 속으로 열심히 계산을 했다.‘같은 암 환자로 병구완에 힘 쓸 일이지 2년 연장 된 퇴직이 대순가?’라며 의아해 했던 것이다. 그 후 가끔 만나는 J에게는 건강과 안녕을 주고받으며 그렇게 2년이 훌쩍 지나갔고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제 고추밭으로 고추를 따러 가다가 가장 친한 최公 아우를 만났다.(내 고추밭이 최공 아우집을 거쳐야 갈 수 있다)농번기를 지나 추수기라 얼마 간 얼굴을 보지 못해 반가이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잡담을 하는데 J의 집을 가리키며 집을 팔려고 내 놨다는 것이다. 그리고 덧붙여 거의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최후 수단으로‘시약개발 실험대상(전문용어를 모르겠다)’을 신청하고 투약을 하고 있는데 그 마저도 가능성이 천분지1이나 될까 말까 하다는 소식을 전해 준다. 미리 언급했지만, J에게 큰 행운이 오기를…정말 잘 됐으면 좋겠는데… 진심으로 그의 쾌유를 빌고 있다.(J를 몇 달째 보지 못 한 것 같다. 오죽했으면 집을 팔려고 할까? 걱정이다. 몇 천분지1이라도 J에게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는 말이 있다. 죽고 난 후에 의사의 처방전을 받는 것이다. 이미 때가 늦은 후에 이런저런 대책을 세우지만 소용이 없는 것이다. 또 만시지탄(晩時之歎)이란 말도 있다. 역시 때 늦음을 후회하고 한탄함을 두고 하는 얘기다.

문재인이 사드배치를 명했다기에‘진작 할 걸 왜 이제야…’하는 식으로 댓글을 달았더니 어떤 종부기 계집(이름으로 보아 계집이 틀림없다)이 다짜고짜‘이느마! 니들이 하자는 대로 했는데도 말이 많냐? ㅉㅉㅉ..’란다. 그 아래 다시 댓글 달기를 ‘이 노무 기집애 ㅉㅉㅉ 하는 쎄빠닥을 고만…’

오늘 아침 조선 기사“‘中, 사드배치 임박 소식에 “당장 중단하고 철수하라’촉구”라며 단순한 촉구가 아니라 공갈협박을 한다. 사드배치반대를 하며 노래가사까지 개사하여 춤추고 개gr떨던 년(놈)들 다 어디 갔나? 사드배치반대라며 중국을 직접 찾아 대가리 90도 꺾어가며 조공외교 한 년(놈)들 다 어디 있나? 사드배치반대 한다는 빨.갱.이 집단 몇 백 명에 8천명의 공권력을 집행하지 못하게 한 원흉 년(놈)들은 모두 어디 있나?

문재인이 대통령되면 ‘사드철수’ 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충족되어 있던 중국 놈들이 대가리 숙이고 들어올 때와 달리 철저하게 배신당한 느낌을 가졌다면 북괴 보다 먼저 핵을 쏘고 싶어 할 것 아닐까? 그렇게도‘사드배치’는 자신이 정권 잡으면 그때 논의하자고 큰소리치며 중국 놈들에게 읍소한 때가, 그로 인해 중국내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사드보복’을 감행하게 한 문재인이 오늘에 와서‘사드추가배치’를 명했다니 중국 놈들이 더욱 다그치고 협박할 것은 자명한 게 아닐까? 이제 무슨 수로 이 난국을 타개할 것인가?

이 모든 게 문재인의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고 만시지탄인 것이다. 狗子, 犬子가 따로 없다. 암튼 니들이 저지른 개수작 개gr 니들이 해결해야 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하지 않든가?

덧붙임,
오늘은 입원 해 있는 J에게 전화라도 한 통화 해 봐야 겠다.
꼭 좋은 일이 있어야 할 텐데… 진심으로….

2 Comments

  1. 김수남

    2017년 9월 7일 at 8:48 오후

    네,선생님!이웃 J님에게 기적같은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길 기도합니다 .우리나라 위한 마음과 사랑 응원하며 감사합니다.속히 조국이 안정되고 평화롭길 기도합니다

    • ss8000

      2017년 9월 8일 at 5:26 오전

      수남님의 기도가 병마에 시달리는 이웃에게
      꼭 통했으면 좋겠고 그렇게 되기를 또한 빌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제나 수남 천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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