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일기: 부쓰워더!(不是我的)

언제쯤인지 기억도 안 나는 아주 오래 전, 숙박업소에 1회용품을 공급 않기로 법제화 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있다. 그 법이 호텔(모텔)에도 적용 되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해외에선 4-5성급 호텔에도 묵어 봤지만 국내에선 호텔(모텔)에 머물러 본 적이 없다. 솔직히 그럴 일이 없었으니까)또한 지금도 그 법이 지켜지고 있는지 더욱 모르겠다.

중국의 숙박업소(호텔)엘 가면 그들은 아직도 1회용품(, 칫솔과 치약, 1회용 면도기, 여성용 머리 덮게 및 생리대 처리용 봉투, 면봉과 비누 등 단, 조금씩 다르기도 한다)을 혼자 입실을 하건 둘(마누라)이 가든 2세트 가지런히 비치해 놓는다. 물론 숙박비에 포함 되어 있고 조금이라도 사용한 흔적이 있으면 방 청소를 하며 다시 얌전히 세팅을 해 둔다. ! 그리고 또 하나가 있다. 피잉투(避孕套: 비인타오)라는 것이다.

지난 번 중국출장 길에 벌어진 일이다. ‘인민폐(人民幣) 좀 빌려 다오! 다음 올 때 갚던지 송금을 해 주던지..’그래서 필요한 만큼 중국 돈을 빌렸다. 20년 가까운 거래처이니 그 정도의 금액은 꿔주고 갚는 사이다. 돈을 꿔주고 받는 사이는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만, 어떤 무늬만 보수라는 야당 대표라는 여편네는 수천만 원을 빌렸다가 갚았다며, 어떤 연고인지 모르지만 돈을 꾸어 주었다는 채권자를 고발운운 하다가 대표직을 사퇴하고 채권. 채무 관계를 검찰이나 법정에서 본격적으로 타툴 모양이다.

아무튼 이번 출장길에 갑자기 견본 구입할 일이 있어 원래 출장지의 이웃 도시에 갈 일이 생겼다. 카드결제를 할 수 있지만 오랜 경험상 중국에선 숙박비를 제외 하곤 웬만하면 카드사용을 자제하기 때문에 100위안 권 두 뭉치 즉 2만 위안을 빌렸고 그렇게 빌린 인민폐 뭉치를 주는 대로 파우치에 구겨 넣고 목적지를 갔던 것인데

구입하고자 하는 견본을 보고 고르고 가격을 흥정하고 값을 치르기 위해 중국 친구에게 빌린 2만 위안 뭉치를 파우치에서 꺼내 돈 묶은 띠를 떼어내고 흥정한 금액을 세려는데 갑자기 뭔가 아래로 툭 떨어진다. 이게 뭐지? 조그맣고 빨간 4각 비닐봉지의 그 놈을 주워서 앞뒤를 살피는데 약간 물컹거리는 촉감에 동그랗게 돌기가 집히고그놈을 눈앞에 가져다 살펴 본 즉, 바로 피잉투(避孕套: 비인타오)라는 물건이다. 피잉투란? 에둘러 표현했지만 콘돔이다.

아니 콘돔이 왜 돈 뭉치에서 떨어질까? 하고 생각해 보니 채권자인 중국친구가 은행에서 가져온 인민폐 뭉치인 걸 생각해 보면 은행창구(남녀불문)직원의 것일까? 아니면 중국친구의 것일까? 그런데 생각해 보면 중국친구의 와이프는 피임을 할 나이는 훨씬 지난 노계에 가깝고..아무래도 창구직원의 것일 거라고 유추했지만, 그거 보다 쪽 팔리고 당황스러운 건 첨엔 그것이 뭔지도 모르고 만지작거리며 보살핀 내 모습이었다.

당시 가게엔 중국 여인 치고는 참 예쁜 여주인과 역시 아리따운 여종업원이 나의 돈 세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가피잉투가 낙하하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중국당국이 두려워 한다는 엑스밴드 같은 반짝반짝 빛나는 레이다에 걸려 든 것이다. ! 70이나 먹은 늙은이의 이 망신살을 무엇으로 커버하고 벗어난단 말가?

엉겁결에 반짝이는 레이다 보다 강력한 레이저 빔을 쏘며 한다는 얘기가부쓰워더!(不是我的!~)’ , ‘내 꺼 아녀!’라고 변명을 하자 반짝이는 레이다 4세트는 오히려 레이다板에 홍조를 살짝 띄우고누가 뭐랬어요!?’하는 눈빛과 냉소인지 미소인지 모를 웃음까지 입가에 머문다. 그 모습에 아차! 순간 새로 나온 세계에서 가장 회전속도가 빠르다는 L사 제품의 진공청소기 속도로 머리를 굴려보니 차라리! 차라리! 아무 말 하지 말걸….후회가 막심이다.

그런데 정작 진짜 쪽 팔리는 것은, 그 때 누군 진 모르지만 중국어를 전혀 못하는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이 조선족 아가씨 통역을 데리고 내가 구입하고 하는 견본의 상품을 상담하고 있다가 나의 그런 모습을 하나 빼지 않고 목격을 한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 사람이라고 눈치 없고 느리든 빠르든 머리 안 굴려 볼까? 정이 막히는 부분은 조선족 통역에게 물어 봤을 것이고….!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등골이 오싹하고 모골이 송연해 진다.

혹시만에 하나라도 이 썰을 보고 계실 그 날의 그 동포님! 우리는 배달민족 같은 민족 입니다. 이 사람 말 믿어주세요! 그거 진짜!(眞是的!) 부쓰워더!(不是我的!~)입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나마 그게 그곳에서 떨어졌기 망정이지 파우치 속에 떨어진 걸 출장 후 짐정리 뒤처리하는 마누라 레이다에 걸렸더라면….! 그거 믿어 줄 마누라 대한민국에서 몇이나 될까? 그 생각만 하면 더더욱 등골이 오싹하고 모골이 송연해 진다.

2 Comments

  1. 백발의천사

    2017년 9월 8일 at 10:04 오전

    출장 길에 참으로 난감했겠습니다.
    그런데 그 연세에 그것 가지고 다닐 정도면 좀 자랑스러울만 하지 않습니까? 지금은 고인이 된 모 재벌회장님은 공개석상에 늦둥이 안고 나타나 절륜(絶倫)한 파워를 자랑했다는 말까지 있지 않습니까? ㅎㅎㅎ
    지금은 젊은 사람들도 그런 일로 얼굴 붉히는 일 없을 겁니다.
    어제 제가 부산의 모 대학교를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강의실 복도에 어느 기관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는데 그 내용 중에 “콘돔 사용법” 이라는 글이 그것도 크게 쓰여져 있더군요. 세상이 그렇게 되었습니다.
    이미 TV 뉴스에 “여중생이 또래 여중생을 폭행하면서 ‘성관계’를 하면 어쩌구 저쩌구” 하는 자막이 대문짝만하게 뜨는 세상입니다. ㅠ ㅠ
    그러고 보니 오선생님이나 저는 구세대가 틀림 없습니다.

    • ss8000

      2017년 9월 9일 at 6:23 오전

      절륜이니 노익장이니 하는 단어를 보면
      저는 김종서 장군을 가끔 떠 올립니다.
      4군6진을 개척하러 변방으로 가서 여진족을
      몰아내고 말년에 아리따운 여진족 여인네를 데리고 왔다는,,,,

      사실 몹시 당황 했더랬습니다.
      더구나 이민족의 여인네들 앞에서 머리 흐~연 놈이
      본의와는 전혀 무관하게 그런 장면을 연출 했으니….
      대한민국 늙은이들이
      가부시끼로 욕먹고 피해를 보는 건 아닐지…

      오늘 아침 보도엔 초등2년 짜리들 핸폰에 야동이 실려 있답니다.
      성 조기교육이라는 명목으로…망좁니다.

      오늘 마광수 교수의 죽음에 대해 한 썰 올렸지만,
      그 때부터 이 사회는 타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겁니다.

      주말 아침입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가끔 정치적 또는 이년적으로 배치가 되시긴 하지만
      천사님이 좋아 지기 시작합니다. 많이….
      좋은 친구가 됐으면 합니다.^^–^^ 꾸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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