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식문화(食文化)와 혼밥의 의미(펌)

우리는 의식주라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중국은 식의주라는 말을 보편적으로 많이 합니다. 중국인에게 이라는 것은 단지 우리가 생각하는 단순하고 기본적인 욕구충족이 아닙니다. 예술성을 갖춘 상징적인 의미로써 마시고 먹는 일은 덕이라는 뜻의 음화식덕이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하기도 하기 때문에 손님 초대에서 중국의 식사는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상어지느러미, 제비집, 곰발바닥과 함께 ‘4대 진미재료로 꼽히는 흰목이탕 등 중국에 여행가보면 평생 먹어도 모자랄 종류의 진귀한 요리들은, 결국 중국의 식문화가 손님에 대한 예우를 반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종종 듣는 콴시, 연줄을 뜻하는 이런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음식의 중요성을 빼놓고는 논할 거리가 없습니다. 예로부터 멀리 사는 친구가 자신의 집에 와서 며칠간 묵을 때, 가난하더라도 아내를 팔아서라도 음식을 대접하고 그 친구가 돌아갈 때는 가야 할 거리의 절반까지 배웅하는, 중국의 옛 말이 바로 콴시입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손님 접대를 얼마나 잘하냐가 자신의 인격을 드러내는 것이라 믿기 때문에 접대 자리에 어떤 음식이 나오는가 에서부터 어느 자리에 누구를 앉힐지까지 모두 고려합니다. 중국 여행 가셔서 고급 음식점 가보시면 아셨겠지만, 우리나라 4각 테이블이 아닌 거대한 원형 테이블만 있는 것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에서 원형은 화합을 의미합니다. 식사를 주최한 서열 1위의 사람이 출입문을 바라보고 안쪽에 앉고, 초대받은 서열 1위의 사람이 주최한 서열 1위의 오른편에 앉고, 왼편에는 서열 2위를 앉힙니다. 그리고 식사를 주최한 서열 2위의 사람이 주최자와 원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게 되면서 대략적으로 자리 셋팅이 끝나게 됩니다.

 

이렇게 앉게 되면 식당 직원들도 서열을 바로 파악하고 서빙을 제대로 할 수가 있게 됩니다. 그 외 술주전자와 차주전자의 입부문이 어디로 향하는지. 과일을 어떻게 쪼개는지, 탕과 밥을 어떻게 먹는지, 요리의 순서가 어떻게 나오는지 등 정말 식사와 관련되어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디테일하게 가이드라인이 있는 곳은 프랑스와 중국 두 나라 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프랑스는 개개인이 얼마나 아름답게 먹는가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고, 중국은 손님을 어떻게 귀하게 접대하냐의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그만큼 손님을 초대하여 접대하는 것에 목숨을 거는 중국인의 문화 특성상, 문재인 대통령이 10끼의 식사 일정 중 2끼만 접대를 받고, 나머지 모두 혼밥으로 해결했다는 것은, 손님 접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저희 외가가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 사촌 형님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혼밥 의미를 메일로 물어보니 피식 웃더군요. 한국에는 대체 어떻게 소문났냐고 묻길래. 저야 뭐 알겠습니까. 뉴스를 보니, 청와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실용적 외교, 중국 서민들의 문화 참관 등으로 별거 아니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촌 형님 말씀으론 중국에서는 말로 하는 욕보다 더 상대를 경멸 하는 것이 예를 갖추지 못한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사업하는 사람 입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접대를 본인이 받았다면, 굳이 상대가 얘기를 하지 않아도 이는 상대가 내 사업에 능욕을 준 것이라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손님을 접대할 때 첫 음식이 나오게 되면 주최자가 손님들에게 첫 번 째 환영주를 권하고, 세 번 째까지 함께 건배를 하며 마시면 드디어 진정한 콴시가 형성되는 것이지만, 세 번 째 환영주를 마시기 전에, 손님 측에서 주최자에게 환영주를 권하면 초청자 측의 정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합니다.

 

그런 세세한 부분의 의미까지 따지는 중국이, 문재인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대하고 그런 접대를 했다는 것은 중국은 한국의 콴시 상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하대하는 것인데, 왜 한국에선 그런 얘기를 언론에서 안하냐고 추가로 얘기해 주시고, 혹시 시진핑 주석과 음식은 뭐 나왔냐는게 한국에 보도 되었냐고 물으시길래 검색해서 찾아보니 청와대에서 공개를 안했다고 알려드리니, 사촌형님께서도 중국에도 공개는 안되어 있다고, 하지만 중국사람들은 비공개의 의미를 다 안다고 하더군요.

 

바로, 예의를 다 갖추지 못한

음식이기 때문이랍니다. 중국은 대대로 콴시 접대에서 자신들이 얼마나 이들을 잘 접대하고 보내는지 자랑스럽게 떠드는 문화가 있는데,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청와대 내에 이런 중국의 세세한 중국 콴시 접대 문화를 이해하는 사람이 분명 있기에 중국에까지 가서 굴욕 외교 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쪽팔린 한국 정부의 속내라고 얘기해 주셨습니다.(이상 펌 글)

 

덧붙임,

15년여를 중국에 상주했었습니다. 지금도 두 달 정도의 간격으로 중국엘 갑니다. 그러고 보면 위 퍼온 글이 하나 틀린 데가 없습니다. 그 기간 동안 중국 현지 친구(거래처)들의 가정에 수도 없이 초청도 되고 또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가정방문 식사든 외식이든 입장할 때 주인 입장에서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좌석 배정을 해 줍니다. 친소(親疏)에 따른 좌석 또는 나이연장()에 따른 좌석 지위고하에 따른 좌석을 구분해서 일일이 배치하기 때문에 그런 문화에 친숙하지 못한 제 경우는 귀찮을 정도였습니다.(입장 순대로 아무데나 앉으면 정정해 가며서까지…)심지어 호스트든 종업원이든 누군가가 초청받은 사람 옆에 시립(侍立)을 하며 찻잔이나 술잔에 입만 대었다 내려 놔도 다시 잔을 채워 주는 최선의 성의를 보여 줍니다.

 

그럴 땐 차를 다 마시고 잔을 엎어 두면 더 이상 원치 않는 다는 뜻을 알기도 했습니다. 또 우리 한국 사람들은 첨잔(添盞) 하는 것은 귀신에게 제 지낼 때만 하고 살아 있는 사람에겐 첨잔을 않는다고 알려 주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혼밥의 의미를 청와대가 최고급으로 포장을 하지만, 귀신은 속여도 본 글의 저자와 중국을 조금이라도 아는 저 같은 사람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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